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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education

St. Johnsbury Academy Jeju, 아트 페스티벌

창의적인 인재로 키우는 특별한 예술교육

EDITOR 김지영 기자

2019. 06. 27

한 가지 감각보단 오감을 두루 자극하는 교육이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우는 데 훨씬 효과적이다. 미국 국제학교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JA Jeju)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이유다. 예술을 매개로 한 협업을 통해 창의력과 공동체의식을 길러주는 이 학교의 특별한 축제에 ‘여성동아’가 함께했다.

“어머, 이 그림 좀 봐! 마이크를 들고 있네. 누구를 그린 걸까? 아,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꿈을 상상해서 그린 거구나!” 

5월 20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자리한 국제학교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t. Johnsbury Academy Jeju, 이하 SJA Jeju)를 방문한 학부모가 한 초등학생이 그린 그림을 호기심 가득한 눈길로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그림 하단에는 작품의 주제는 물론 어떤 도구를 활용해 창작했는지, 작업을 통해 어떤 부분을 배울 수 있었는지가 상세히 적혀 있다. 이 학교에서는 이런 그림을 흔히 볼 수 있다.

인성, 탐구심, 협동심 키우는 차별화된 교육

SJA Jeju 행정동 로비에서 학생 및 관람객들이 전시된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SJA Jeju 행정동 로비에서 학생 및 관람객들이 전시된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SJA Jeju는 다채로운 예술교육으로 아이들 스스로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하고 함께하는 작업을 통해 공동체의식이 자연스럽게 스미게 돕는 미국 국제학교다. 1백70년 넘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 버몬트주의 명문 사립학교 SJA의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2017년 10월 제주영어교육도시에 개교했다. 본교의 교육이념인 인성(Character), 탐구심(Inquiry), 공동체의식(Community)을 반영해 유치부(만 3세부터 입학 가능)부터 12학년까지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아이들의 창의성과 협동심을 자연스럽게 키우는 교육적 효과로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 인기를 보여주듯 5월 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SJA Jeju 캠퍼스에서 열린 ‘SJA Jeju 아트 페스티벌’에는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 1천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SJA Jeju가 아트 페스티벌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올해는 ‘상상력이 모든 것이다(Imagination is everything)’를 주제로 미술작품 전시, 뮤지컬, 영화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모두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작품과 공연으로 꾸며져 그 의미가 더욱 특별했다. 하루 만에 행사가 끝난 지난해와 달리 이번 아트 페스티벌은 5일 동안 이어져 더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었다. 

SJA Jeju 아트 페스티벌은 학생들에게 예술 작업을 매개로 창의력과 협업을 통한 공동체 의식을 길러주기 위해 기획되었다. 학생들이 수업, 방과 후 연습을 통해 작품과 공연을 준비하고 그 결과물을 친구, 부모님, 선생님들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아트 페스티벌에 참가한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아이의 건강한 정서 함양을 위해 예술 교육에 힘쓰는 SJA Jeju에 보내게 됐다”며 “학교가 예술 수업이나 행사 등을 통해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맘껏 발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도움을 주고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밝혔다.



세계적 아티스트들과 예술작업 진행

SJA Jeju PAC 극장에서 중·고등부 학생들이 오케스트라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SJA Jeju PAC 극장에서 중·고등부 학생들이 오케스트라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SJA Jeju는 각 예술 분야의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을 초청해 학생들의 예술작업에 함께 참여하도록 하는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Artists in Residence, AiR)’를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는 미국의 직조 공예가 나탈리 노박과 미국의 영화·애니메이션 감독 아이린 레이놀즈를 초대했다. 두 아티스트는 한 달간 학생들과 동고동락하며 아트 페스티벌에 출품된 작품의 제작 과정에 참여해 학생들이 예술적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아트 페스티벌이 한창이던 5월 23일 오전에는 초등부 학생들의 장기자랑과 ‘정글북 아이들’ 뮤지컬 공연이 진행됐다. 장기자랑 시간에는 피아노, 가야금, 마림바 등 다양한 악기 연주와 함께 성악 공연이 준비돼 풍성한 들을 거리로 무대가 채워졌다. 이어 진행된 뮤지컬 공연에서는 20여 명의 학생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연기와 노래 실력을 뽐냈다. 관객들은 뮤지컬 내내 흘러나오는 음악과 학생들의 열정적인 연기에 매료돼 함께 웃고, 아쉬워하기도 하며 푹 빠져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후 진행된 중·고등부 음악공연에서도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다. 두 오케스트라 앙상블 ‘소노스’와 ‘칸타빌레’는 웅장하고 풍성한 연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고, 이 날의 마지막 순서로 학생들이 신나는 랩과 댄스 공연을 선보일 때는 관객들이 노래와 춤을 따라 하는 등 뜨거운 호응과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인내심과 열정, 소통의 중요성도 자연스럽게 터득

페스티벌 마지막 날인 5월 24일 오전에는 고등부 학생들이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 작품을 선보이는 단편영화제가 열렸다. 학생들이 평소 이야기하고 싶었던 주제들을 스톱모션, 클레이 아트 등 여러 장르의 단편 영화로 담아내 큰 박수와 공감을 얻었다. AiR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영화 제작 작업에 참여한 아이린 레이놀즈 감독은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기획해 직접 영화를 제작하고 편집 과정에도 깊이 참여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것”이라며 “2분짜리 영상 하나를 만들기 위해 한 달 동안 인내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준 학생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아트 페스티벌이 열리는 동안 행정동 로비, PAC(Performing Arts Center) 로비 등 캠퍼스 곳곳에 회화, 조소 등 다양한 미술작품이 전시됐다. 행정동 로비에서는 초등부 학생들이 장래희망 등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창의적인 그림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PAC 로비에는 중·고등부 학생들의 회화, 조소, 판화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한 수준 높은 작품들과 함께 시각 예술 분야 초청 아티스트 나탈리 노박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개성 넘치는 직조 공예 작품들이 전시됐다. 나탈리 노박은 “아이들의 창의력이 담긴 다양한 직조 공예를 통해 스카프, 러그 등 일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소품을 함께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며 “학생들의 예술에 대한 뜨거운 호기심과 열정이 인상적이었다”는 평을 남겼다. 

행사 마감을 앞둔 이날 오후에는 중등부 학생들이 연극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살아남는 열 가지 방법(10 Ways to Survive the Zombie Apocalypse)’을 선보였다. 무섭지만 다소 어설픈 좀비들의 습격 속에서 기발한 방법으로 살아남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연극의 총감독을 맡은 에드워드 쉬블락 중등부 연극 교사는 “다 같이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지만 학생들이 각자 대사 연습을 정말 열심히 한 덕분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전형적인 좀비물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과 재미를 추구해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진행된 합창단의 공연과 피터 토스카노 총교장의 폐회사를 끝으로 5일간의 아트 페스티벌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SJA Jeju 아트 페스티벌은 앞으로도 해마다 열릴 예정이다. 피터 토스카노 총교장은 폐회사에서 “SJA Jeju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상상하고,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모두가 함께 배우고, 즐기고, 나눌 수 있는 예술 축제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디자인 김영화 제작지원&사진제공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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