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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spotlight #rising_stars

‘열혈사제’ 신 스틸러 어벤저스

EDITOR 두경아

2019. 04. 29

엄청난 청력, 재빠른 주먹, 현란한 손놀림, 천재적인 연기력…. 누구도 예상치 못한 각기 다른 재능으로 드라마 ‘열혈사제’에서 어벤저스급 흡인력을 내뿜는 신 스틸러 5인의 신상을 털었다.

SBS 드라마 ‘열혈사제’가 시청률 20%를 넘나들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뚜렷한 선악 구조와 시원시원한 전개, 김남길·이하늬 등 주연 배우들의 열연이 인기 요인으로 꼽히지만 깨알 같은 재미를 더하는 개성파 조연들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국가정보원 대테러팀의 에이스 출신인 신부 김해일(김남길)처럼 평범한 얼굴 속에 또 다른 얼굴을 숨기고 살아가는 ‘열혈사제’ 신 스틸러 어벤저스의 면면을 살펴보자.

단발머리 양아치 장룡 역, 음문석 
필살기: 깐족거리기, 카포에이라

SBS 드라마 ‘귓속말’ (위) Mnet ‘댄싱9’

SBS 드라마 ‘귓속말’ (위) Mnet ‘댄싱9’

찰랑거리는 단발머리와 걸쭉한 사투리, 깐족거리는 행동만으로도 웃음을 유발하는 미워할 수 없는 악당 장룡. 전직 조폭 보스인 황철범(고준)의 충직한 부하이자 한때는 ‘부여 돌대가리 삼층 석탑’으로 불리던 막싸움의 달인이지만, 해일을 상대할 때마다 번번이 오징어가 되고 마는 어설픈 양아치다. 

해일 앞에서 그는 브라질 전통 무술인 카포에이라를 코믹하면서도 제법 그럴싸한 폼으로 선보이는데 알고 보면 그냥 흉내만 내는 수준이 아니다. 장룡 역을 맡은 배우 음문석(37)은 실제로 13년간 무에타이를 연마한 고수다. 단발머리가 가발이라는 점도 놀랍다. 

반전은 이게 다가 아니다. 그는 2005년 ‘SIC’라는 예명으로 가수로 먼저 데뷔했으며 2012년 3인조 그룹 몬스터즈를 결성해 보컬을 담당하고 있다. 가수가 되기 전에는 량현량하, god 등의 백댄서로 활동했다. 2013년 Mnet 댄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댄싱9’에 출연, 수준급 춤 실력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야심만만’ ‘상상플러스’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패널로 출연한 이력도 있다. 

음문석이 연기에 입문한 것은 20대 후반. 노래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취미 삼아 시작한 연기가 이제는 무엇보다 신나게 즐기는 일이 됐다. 그동안 그는 영화 ‘너의 결혼식’ ‘공조’, 드라마 ‘귓속말’ 등에 출연했으며 지난해에는 그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단편영화 ‘아와어’와 직접 연출한 단편영화 ‘미행’이 칸국제영화제의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중국집 배달원 쏭삭 테카라타나푸라서트 역, 안창환 
필살기: 태국 왕실을 지켜내던 무에타이 실력

극 중 쏭삭은 태국 오지 출신의 순박하고 해맑은 청년이다. 중국집 배달원으로 일하며 동네 양아치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지만 고향에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꿋꿋이 버텨나가는 순수한 캐릭터로 능숙하지 않은 한국어 사용이 웃음 포인트. 어설픈 한국어 발음으로 “간장공장 공장장”을 소리 내 외거나 “처드시라” “돼지새꺄”라고 말할 때마다 웃음이 빵빵 터진다. 이 캐릭터의 반전은 그가 태국 왕실의 경호원이던 과거와 무에타이 고수라는 설정. 위기에 빠진 이들을 구하기 위해 그가 “왕을 지키는 호랑이”라고 스스로 밝히며 숨겨왔던 무예 실력을 발휘하는 모습은 ‘열혈사제’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쏭삭을 연기한 배우는 지난해 화제를 모은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2인자 콤플렉스를 가진 건달 조직의 똘마니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안창환(34)이다. 그는 쏭삭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매일 태닝을 하거나 액션 스쿨과 체육관에서 무에타이를 배웠다. 그 때문에 방송 초반 실제 태국인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심지어 ‘슬기로운 감빵생활’ 애청자 중에도 그가 똘마니 역을 한 배우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이가 많았다. 

안창환은 이전에도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여우각시별’ 등에서 개성 강한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해 드라마 ‘미스트리스’에서는 아내인 배우 장희정과 부부 연기를 펼쳐 화제가 됐다. 예사롭지 않은 그의 연기력은 연극 무대에서 10년 가까이 활동하며 다진 것이다. 2011년부터 ‘프랑켄슈타인’ ‘관객모독’ ‘렛미인’ 등 여러 연극에 출연했다. 5월 9일 개봉되는 영화 ‘걸캅스’에서는 마약사범 전과자로 변신한 그를 만날 수 있다.

편의점 알바 오요한 역, 고규필
필살기: ‘소머즈’ 맞먹는 청력

고규필의 데뷔작인 영화 ‘키드캅’. 맨앞에 앉은 어린이가 고규필이다.

고규필의 데뷔작인 영화 ‘키드캅’. 맨앞에 앉은 어린이가 고규필이다.

오요한은 대학에서 천문학을 공부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고 편의점 알바 등을 전전하는 인물. 쏭삭의 유일한 절친이며, 성품은 착하지만 다른 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공복 상태일 땐 청력이 약해지는 탓에 성당 미사 시간에 신부의 강론을 잘 들으려고 모카빵을 허겁지겁 먹다가 쫓겨나는 등 소동을 일으키지만, 그의 능력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많이 먹으면 청력이 어마어마하게 좋아지는 특이체질인 것. 이를 간파한 김해일 신부는 그에게 ‘엿듣기’라는 특명을 내리고 그는 청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얼굴 크기만 한 모카빵을 쉴 새 없이 먹어댄다. 

오요한을 연기한 고규필(37)은 1993년 영화 ‘키드 캅’의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한 26년 차 배우다. 이후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38사기동대’‘검법남녀’ ‘라이프 온 마스’ 등과 영화 ‘나를 기억해’ ‘메멘토 모리’ ‘뷰티 인사이드’ ‘베테랑’ 등에 출연했다. 최근 방영된 ‘검법남녀’에서는 법의조사관으로 등장해 스테파니 리와 러브 라인을 그리는 등 귀여운 캐릭터에 도전했다. 악역부터 선한 역할까지 연기 폭이 넓다. 실제 절친은 배우 정경호다. 정경호와 그룹 소녀시대 출신 배우 수영의 열애 사실이 알려지기 전부터 그는 둘의 관계를 알았다고 한다.

구담성당 사제 한성규 역, 전성우
필살기: 천부적인 연기력

구담성당의 작은 신부 한성규(세례명 마르코)는 누가 봐도 선한 영혼을 가진 사제다. 모태 신앙으로 시작해 엘리트 코스를 거치며 신부가 됐지만, 악행을 보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행동파 신부 해일을 보고 혼란에 빠진다. 그러다 해일의 길을 응원하고 심지어는 그를 돕기까지 하는데, 그 과정에서 어린 시절 천재 소리를 듣던 아역 스타 출신이라는 과거가 드러난다. 러시아 범죄 조직과 클럽에서 마약을 불법 유통하고 박경선(이하늬) 검사를 죽이려다 검거된 두 조선족 수감자에게서 자백을 받아내고, 이 같은 범죄를 청부한 검은 세력을 소탕하기 위한 ‘작전’ 세력의 일원으로 투입돼 숨은 재능을 발휘하는 것. 그는 조선족 수감자로 분장해 이들과 함께 호송 버스에 올라 “니, 사람 고기 먹어봤니?”라고 분위기를 띄우는가 하면 “니들 어마이 있니? 어마이 만나야 되지 않겠니?”라며 어머니를 향한 절절한 그리움과 효심을 자극해 작전을 성공으로 이끈다. 


한성규를 연기한 전성우(32)는 풋풋한 신인이나 아이돌 그룹 멤버처럼 보이지만, 2007년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로 데뷔한 12년 차 배우다. 뮤지컬 ‘쓰릴 미’ ‘블랙메리포핀스’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TV로 활동 무대를 넓힌 후 KBS ‘드라마 스페셜’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으며, 드라마 ‘뷰티풀 마인드’ ‘의문의 일승’ 등에서도 호연을 펼쳤다.

주임 수녀 김인경 역, 백지원 
필살기: 백전백승의 타짜 기술

tvN ‘남자친구’

tvN ‘남자친구’

KBS ‘황금빛 내 인생’

KBS ‘황금빛 내 인생’

구담성당 주임 수녀 김인경(세례명 사라)은 따뜻한 엄마 같은 성품을 가졌다. 걸핏하면 버럭 화를 내는 다혈질 신부 해일 때문에 “수도자 생활에 위기가 온다”고 말할 정도로 근심이 깊어 가지만, 누구보다 해일을 걱정하고 아낀다. 그런 그녀에게도 세상을 들었다 놨다 한 반전 과거가 있었다. 국내 일인자 타짜인 ‘평택 십미호’였다는 사실. 20년 전 자신처럼 타짜가 되려다 목숨을 잃은 동생을 떠나보낸 후 과거를 청산하고 수녀가 된 그녀는 비글처럼 뛰어다니는 해일과 함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다시 한 번 화투 패를 잡는다. 

김인경 수녀가 한때 국내 도박판을 제패한 전설의 타짜였다는 사실과 왕년의 실력을 발휘하는 모습이 방영된 4월 6일 ‘열혈사제’는 시청률 20%에 육박했다. 소심한 수녀에서 빨간 립스틱을 바른 도발적인 타짜로의 완벽한 변신과 판을 흔드는 진기한 화투 기술은 시청자들의 혼을 쏙 빼놓기 충분했다. 

김 수녀 역을 맡은 백지원(46)은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연기파 배우로 드라마 ‘아내의 자격’ ‘쌈마이웨이’ ‘밀회’ ‘풍문으로 들었소’ ‘매드독’ 등 그동안 화제를 뿌린 여러 드라마에서 존재감을 빛냈다.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는 납치범 조순옥으로, ‘남자친구’에선 아들만 생각하는 지고지순한 엄마로 분해 김 수녀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보는 이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기획 김지영 기자 디자인 김영화
사진제공 Marvel KBS SBS Mnet OCN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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