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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프로그램으로 치매 예방·치료 문턱을 낮추다

선준브레인센터 & 정지향 이대목동병원 교수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입력 2019.03.22 10:52:32

치매 치료의 전문가인 정지향 교수. [사진 이상윤]

치매 치료의 전문가인 정지향 교수. [사진 이상윤]

2018년 우리나라 치매 인구는 약 75만 명을 기록했다. 젊은 층에서도 치매 인구가 최근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치매는 그 자체가 질환이라기보다 여러 가지 후천적 원인에 의한 뇌손상으로 기억력을 비롯한 인지기능에 장애가 나타나는 증상을 의미한다. 

대한신경과학회 치매 대책 특임이사이자 대한치매학회 국제협력이사인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정지향(50) 교수는 “알츠하이머, 즉 기억력 등의 인지기능이 악화되는 퇴행성 뇌질환뿐만 아니라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의 위축으로 발생하는 전두측두엽 치매도 있다”며 “전두측두엽 치매는 알츠하이머와 달리 기억력은 비교적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지만 자제력과 충동 조절 능력이 떨어져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이상행동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국제적인 치매 예방 프로그램 연구단체인 K-finger스터디 멤버로도 활약 중이다. K-finger스터디는 기존의 치매 예방 프로그램이 가진 문제점을 개선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나가는 국제적인 연구단체로,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와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세 번째로 동참하고 있다.


치매 예방과 관리 젊을 때부터 신경 써야

치매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것은 ‘혈관질환’이다. 40~50대가 되면 벌써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러한 혈관질환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혈관이 망가지는 속도를 가속화시키고,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혈관은 뇌에 산소를 공급하는 통로일 뿐만 아니라 신경세포가 만들어내는 찌꺼기를 처리하는 역할도 담당하는데, 이 혈관 건강에 문제가 발생하면 뇌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혈관 관리와 함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정 교수는 일주일에 1백5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과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기, 팔굽혀펴기 등의 근력 운동, 몸을 유연하게 하는 스트레칭을 두루 병행할 것을 주문했다. 



인지증진 훈련도 중요하다. 우리 뇌는 왼쪽과 오른쪽 기능이 서로 다른데 왼쪽 뇌는 언어적 기억력을, 오른쪽 뇌는 시각적 기억력을 담당한다. 왼쪽 뇌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책이나 신문 등 활자로 된 텍스트를 많이 읽고, 읽은 것을 쓰고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오른쪽 뇌는 서예와 그림 그리기, 퍼즐 맞추기, 미로찾기 등으로 자극하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치매는 젊을 때부터 꾸준히 예방·관리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며, 증상이 발현된 후에도 치료제를 사용하면 진행 속도를 30% 이상 늦출 수 있습니다. 그 외 언어적 자극이나 미술치료 등의 인지중재프로그램을 병행하면 치료의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인지중재프로그램은 특히 65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나는 ‘초로기 치매(초기발현치매)’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초로기 치매는 노인성 치매(후기발현 치매)에 비해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치료가 쉽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미술 치료 프로그램, 인지기능 향상 기대

이경연 선준미디어 대표는 최근 치매 예방 교재인 ‘원더풀 브레인 워크북’을 출간했다.

이경연 선준미디어 대표는 최근 치매 예방 교재인 ‘원더풀 브레인 워크북’을 출간했다.

정 교수는 현재 이경연 선준미디어 대표(한양여대 교수)와 함께 새로운 인지중재프로그램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경연 대표는 선준미디어를 운영하며 그동안 학계에 발표한 논문을 바탕으로 ‘마음의 근력을 더해주는 컬러링 워크북’과 ‘원더풀 두뇌건강 시니어 워크북’ 시리즈에 이어 최근 ‘원더풀 브레인 워크북’이라는 3번째 개정판을 출간했다. 이 워크북 시리즈는 인지 장애가 심하거나 행동장애가 있는 초로기 치매 환자, 노안으로 인해 글자를 읽기 힘들어하는 노인성 치매 환자들의 치료에 좋은 반응과 성과를 냈다. 텍스트 의존도가 높은 기존의 치매 치료 프로그램의 한계를 미술 프로그램으로 극복한 덕분이다. 

이경연 대표는 “치매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원더풀 브레인 평가지’로 명명된 새로운 인지기능평가를 개발하기에 이르렀으며, 여기까지 오는 데는 정지향 교수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원더풀 브레인 평가지는 기존의 간이 인지기능검사 방식인 MMSE-DS에 대한 환자들의 거부감과 피로감, 이에 따른 비효율성을 최소화한 것이 장점. 텍스트로 구성된 인지기능검사 평가를 시각화함으로써, 치매예방교육을 진행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자체평가가 가능하며, 교재로 뿐만 아니라 웹상에서도 활용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이 개발돼 현재 특허 출원 중이다. 

이 대표와 선준미디어는 그동안 교재 개발에 머물지 않고 성동구청, 자원봉사센터 등 지역 유관기관과 연계해 치매 예방 교재와 프로그램을 꾸준히 어르신들에게 제공해왔다. 그러던 중 전문 인력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해 최근 ㈜선준브레인센터를 개관했다. 이곳은 치매 봉사자 육성과 예방 프로그램 개발, 교육전문가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기관에서 프로그램 개발부터 치매 예방교육 전문가 양성까지 책임지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이미 고령 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에 닥칠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초고령 사회 진입이 머지않은 지금이야말로 보다 적극적인 정부 주도의 노력과 지원이 절실한 타이밍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성동아 2019년 4월 6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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