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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star #interview

김현중이 직접 밝힌 지난 4년

사죄 오늘 하루만, 아들

EDITOR 김지영 기자

2018. 12. 17

지난 4년은 김현중에게 생애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아프다는 말로는 부족한 그 시간을 견디고 다시 배우로 대중 앞에 선 그가 작심하고 털어놓은 그간의 심경과 새로운 다짐.

지난 10월 23일, 첫 방송을 하루 앞두고 열린 KBS W 드라마 ‘시간이 멈추는 그때’(이하 ‘시멈때’)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수많은 국내외 취재진이 몰렸다. 전 여자 친구 최모 씨와 폭행, 임신, 친자 확인 등 잇단 사생활 관련 논란과 소송으로 연예 활동을 중단했던 한류 스타 김현중(32)이 4년 만에 처음으로 언론 매체를 만나는 자리여서다. 

그사이 군 복무를 마친 김현중은 아빠가 됐으며(최씨는 2015년 9월 아들을 출산했고, 아이는 유전자 검사 끝에 김현중의 친자임이 확인됐다) 최씨와의 법적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지난 10월 10일 서울고법 민사32부는 최씨가 김현중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반면 김현중이 최씨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에 따른 위자료 소송에선 1심처럼 최씨가 김현중에게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2014년 5월 김현중의 폭행으로 최씨가 유산했다는 주장은 허위 사실이며, 김현중은 최씨가 언론 인터뷰를 한 직후 입대해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명예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고 판결 배경을 밝혔다. 

최씨는 10월 18일 형사소송 2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사기 미수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5백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8월 최씨에게 1년 4개월의 실형을 구형했던 검찰은 2심 판결에 불복, 10월 23일 상고했다. 김현중은 바로 이날, 컴백 신고식을 위해 카메라 앞에 섰다. 단정한 헤어스타일에 슈트 차림으로 취재진을 맞은 그는 본격적인 질의가 시작되기 직전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오늘 이 자리가 편치 않지만 기자님들을 뵙기 위해 용기를 냈습니다.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에 ‘시멈때’의 문준우 역으로 방송에 복귀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렸어요. 이제 어떤 말로 사죄와 용서를 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좋은 음악과 연기로 보답하겠다는 말로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좀 더 사람다운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시멈때’는 시간을 멈추는 능력자 문준우와 멈춰진 시간 안으로 들어온 한 여자 김선아(안지현)의 운명적 사랑을 그린, 100% 사전 제작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김현중은 자신이 맡은 배역 문준우에 대해 “기억을 잃어 본인의 능력과 정체도 모른 채 살아가다가 여주인공 선아를 만나면서 자신의 과거를 알아가고, 삶의 희망을 찾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시멈때’는 김현중 씨의 해외 팬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라는 평이 많습니다. 이 드라마를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동안 유튜브의 흐름을 살피면서 가장 동양적인 것이 가장 트렌디하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제가 이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도 동양적인 색채가 강한 판타지라는 점에 끌렸기 때문이에요. 

그간의 논란으로 인해 로맨스물로 복귀하는 것이 부담이 됐을 법도 한데요. 

시청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 드라마를 봐주실지 모르겠지만, 작품에 임할 때는 문준우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잘 소화할 수 있을까만 생각했어요. 사전 제작이기에 문준우를 연구할 시간도 충분했고요. 지난 3개월은 오롯이 문준우가 되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제 판단은 시청자들의 몫으로 남았는데요. 잘 봐주시면 좋겠어요. 

첫 촬영 때는 느낌이 어땠나요. 

오랜만의 촬영이라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던 것 같아요. 일단 현장에 익숙해지자는 생각으로 촬영 장소를 찾았는데, 사전 제작이라는 점이 저한테는 많은 도움이 됐어요. 생방송처럼 찍는 드라마보다 촬영 현장과 친해질 시간이 충분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으니까요. 

4년 전과 비교해 촬영 현장에서 가장 크게 바뀐 점을 꼽는다면요. 

촬영 시스템요.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이 굉장히 체계적으로 변했더라고요. 예전처럼 밤새우며 쪽대본으로 연기하는 상황이 아니더라고요. 쉴 시간을 정확히 주고, 촬영 기간도 정해져 있어서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 될 정도였어요. 카메라나 조명 같은 장비도 다 무선으로 바뀌어서 현장 세팅 시간이 엄청 빨라졌죠. 촬영 여건이 정말 좋아졌어요. 

군대에서는 어떻게 지냈나요. 

군대에 있을 때는 굉장히 힘든 시기였어요. 제가 군인이어서 외부에서 벌어진 많은 일들에 아무런 대응을 할 수 없었던 것이 무엇보다 힘들었죠. 하지만 내내 힘든 것만은 아니었어요. 외부와 단절된 채 군 생활에 적응하다 보니 제 삶을 돌아보며 반성의 시간도 가질 수 있었고, 어떻게 하면 밖에 나가서 마음을 다잡고 지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어요. 

그럼에도 전역 후 외부와의 접촉은 거의 없이 팬미팅이나 해외 투어 등 팬들과의 만남에만 주력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전역 후에는 마음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전 여자 친구와 얽힌) 많은 일들을 현실로 받아들이려고 하니 힘들더라고요. 자꾸 실패한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어 괴로웠어요. 다시 외출을 자제하며 외로운 시간을 보냈죠. 그러다 ‘어떻게 하면 다시 내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마음에 위로가 되는 따뜻한 말들을 해주시는 분들을 만났어요. 이번 드라마를 같이한 인교진 선배도 그중 한 분이에요. 그때부터 닫았던 귀를 열고 세상과 마주하니 “현중 씨 힘내세요” 하고 저를 응원해주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그런 말이 조금씩 들리기 시작하면서 마음의 문을 열게 됐고, 다시 음악과 연기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어요. 

요즘은 어떤 심정으로 살고 있나요. 

아침에 눈뜰 때마다 오늘 하루 행복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오늘 하루만 보자는 생각으로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이한테는 어떤 아빠가 되고 싶은지요. 

아직은 제가 아이를 볼 수 없는 상황이에요. 아이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도 제가 서 있는 위치에서 그 아이에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어요. 어떤 얘기도 그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 있으니 더 이상의 말은 아끼고 싶어요. 

‘감격시대:투신의 탄생’ 이후 4년여 만에 다시 드라마 주연을 맡았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앞으로 듣고 싶은 말은 뭔가요. 

이 드라마 하나로 제가 연기적인 면에서 좋은 평을 들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아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성숙해졌다”는 말을 들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주연임에도 출연 분량이 많지 않아 방송을 보고 실망하는 팬도 있을 것 같은데, 착한 드라마니 따뜻한 응원 부탁드립니다.

사진제공 ㈜비에스픽쳐스 ㈜보난자픽쳐스 디자인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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