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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정시아의 소확행

EDITOR-FEATURE 김지영 기자 EDITOR-FASHION 안미은 기자

2018. 07. 26

결혼 후 엄마, 아내, 며느리로 살며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느낌이라는 배우 정시아가 일상 속에서 찾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들.



먹구름이 잔뜩 낀 여름날 오후, 그 구름들 사이로 살짝 드러난 창공처럼 맑은 미소를 머금은 배우 정시아(37·본명 박현정)를 만났다. 카메라 앞에서 자유자재로 분위기를 바꾸며 화보를 만들어낸 그는 뭐가 그리 좋은지 마냥 싱글벙글 즐거워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결혼 후 일상의 소소한 행복에 감사할 줄 알게 돼서인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2009년 배우 백도빈과 결혼해 남매를 낳았다. 아들 준우는 현재 초등학교 3학년, 딸 서우는 일곱 살이다. 

“결혼하니 제 역할이 점점 많아지더라고요. 배우로서 일도 있고 아내, 며느리, 두 아이의 엄마로서도 할 일이 늘더군요. 그중에서도 엄마 역할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죠. 아이들이 크면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졌거든요. 하루하루가 진짜 빨리 가요. 몸이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바쁜데 그럼에도 요즘이 정말 좋아요. 결혼 전에는 외동딸로 자라서 철부지 같은 면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이들을 통해 제 모습을 보게 돼요.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고 하잖아요. 제가 한 실수를 아이가 따라 하는 걸 보면서 스스로 반성하고, 가족들을 챙기며 제 자신을 내려놓는 방법도 터득하게 됐어요. 한결 성숙해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는 결혼 후 줄곧 시아버지인 중견 배우 백윤식과 한집에서 살고 있다. 형제 없이 외롭게 자라 가족이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터라 “아버지와 함께 살자”는 남편의 제의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3대가 같이 사는 집안에서 정시아는 지금까지 한 번도 도우미를 들이지 않고 가사와 육아를 병행해왔다. 이런 생활이 가능했던 것은 남편의 살뜰한 외조 덕분이었다. 

“남편이 집안일을 잘 해요. 제가 방송 일을 할 때는 육아와 살림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요. 요리도 저보다 잘해요. 중식이든 일식이든 레시피만 보고 셰프처럼 멋진 비주얼로 만들어내요. 맛도 물론 끝내주고요. 예전에 올리브 채널 ‘신동엽, 성시경은 오늘 뭐 먹지?’라는 요리 프로그램에 나가 카레나베를 선보인 적도 있어요. 아이들도 집에 오면 아빠한테 밥 달라고 해요. 아이들 친구들도 남편이 만든 요리를 굉장히 좋아하고요.” 



같은 길을 걷는 남편 백도빈은 그가 새 작품에 들어가면 기꺼이 대본 연습 상대가 돼주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많은 부분을 이해해준다고 한다. 또 그와 남편이 모두 바쁠 때는 백윤식도 한몫 거든다.

스윔슈트 써피. 레이스 장식 오프숄더 드레스 푸시버튼.

스윔슈트 써피. 레이스 장식 오프숄더 드레스 푸시버튼.

PVC 롱 트렌치코트 해프닝

PVC 롱 트렌치코트 해프닝

스윔슈트 써피. PVC 재킷 자라.

스윔슈트 써피. PVC 재킷 자라.

멀티 스트라이프 니트 원피스 소니아리키엘. 컬러 블록 샌들 토리버치.

멀티 스트라이프 니트 원피스 소니아리키엘. 컬러 블록 샌들 토리버치.

홀터넥 보디슈트 자라. 사선 스트라이프 스커트 스튜디오톰보이.

홀터넥 보디슈트 자라. 사선 스트라이프 스커트 스튜디오톰보이.

태슬 장식 니트 톱, 스커트 모두 블리다.

태슬 장식 니트 톱, 스커트 모두 블리다.

퍼프소매 원피스 해프닝.

퍼프소매 원피스 해프닝.

“제가 운전을 못 하니까 아버님이 아이들 픽업을 도와주세요. 워킹맘인데도 육아나 가사 도우미 없이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건 가족이 많아서인 것 같아요. 동네 엄마들도 공동 육아 방식으로 아이들을 함께 돌봐줘요. 가족, 이웃과 서로 돕고 사는 모습이 아이들에게도 ‘산 교육’이 되더라고요.” 

한글을 깨친 후 아빠처럼 종종 대본 연습을 ‘돕는’ 큰아이는 할아버지와 부모의 영향을 받아 영화감독을 꿈꾸고 있다. 자녀가 대를 이어 연예계에 입문하기를 바라는지 묻자 그는 “시아버님도, 우리 부부도 아이들이 아역 배우로 활동하는 것엔 반대지만 성인이 돼서는 어떤 선택을 하든 존중할 것”이라며 “나 역시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배우가 됐다”고 털어놨다. 

1999년 드라마 ‘학교2’로 데뷔한 그는 2004년 드라마 ‘두근두근 체인지’의 ‘샴푸의 요정’ 역할로 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때만 해도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했으나 이후 예능 프로그램 ‘무한걸스’를 통해 털털한 본색을 드러냈다. 

2016년에 방송된 육아 예능 프로그램 ‘오 마이 베이비’와 지난 1월 종영한 예능 프로그램 ‘나의 영어 사춘기’에서는 야무지고 지혜로운 엄마로서의 면모를 선보였다. 평소 성격도 그동안 방송에 비친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치마는 전혀 못 입어요. 신축성이 좋은 스판 진에 박시한 티셔츠를 즐겨 입죠. 민낯으로도 잘 돌아다니고요. 제가 너무 꾸미지 않아서 오히려 주위 엄마들이 더 걱정하더라고요. 하하하.” 

정시아는 9월 방영 예정인 MBC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에 캐스팅돼 연기 활동을 재개한다. 전설의 국정원 블랙 요원과 남편을 잃고 홀로 아이를 씩씩하게 키우는 싱글맘 고애린이 거대 음모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에서 그는 고애린을 전폭적으로 도와주는 아파트 내 아줌마들의 모임 멤버로 활약할 예정이다. 

“현실에서 제가 경험한 부분과 겹치는 점이 많은 캐릭터예요. 저희 마을 엄마들도 단체 카카오톡으로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거든요. 저도 돌아다니다 괜찮은 맛집이나 새로운 정보가 있으면 엄마들과 공유하고요. 재미있고 리얼하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촬영이 정말 기대돼요.”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하기 전 그는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이의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기도 하고, 엄마들까지 대동해 한강 둔치로 소풍을 가기도 했다. 또 ‘초인가족’ 이후 1년여 만에 출연하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몸매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몸매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30대 후반이 되니까 보디라인이 달라지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도 아이들 키우는 데는 체력이 중요해서 먹는 걸 줄이지는 않아요. 대신 부기 빼는 데 도움이 되는 옥수수수염즙과 호박즙, 단백질군인 삶은 달걀을 즐겨 먹어요. 운동량도 늘렸고요. 매일 집에 있는 러닝머신 위에서 한 시간씩 뛰거든요. 예전에는 러닝머신을 옷걸이로 썼는데 이제는 잘 사용하고 있어요(웃음). 반신욕도 일주일에 두세 번은 하고 요가랑 스트레칭도 병행해요. 땀 흘려 노폐물을 빼주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학창 시절 그의 꿈은 현모양처였다. 결혼 전에는 작품 속에서 주연을 맡고 돈을 많이 버는 것이 꿈이었다. 일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길이라 여겨서다. 그런데 두 아이를 키우며 가족과 행복하게 사는 모습 그 자체가 진정한 효도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아이들이 어떻게 자랄지 곁에서 지켜보고, 간간이 연예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지금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선물인지도 말이다. 아이들이 커가는 만큼 자신도 성장하는 느낌이라는 그의 현재 소망은 뭘까. 

“무리해서 뭔가를 빨리 얻고 싶진 않아요. 너무 유명해지는 것도 싫고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가족 모두 아프지 않고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루며 살면 좋겠어요.”

사진 안연후 영상 김아라 디자인 김영화
제품협찬 블리다, 소니아리키엘, 스튜디오톰보이, 써피, 자라, 토리버치, 푸시버튼, 해프닝
헤어 소피아(제니하우스) 메이크업 예원(제니하우스) 스타일리스트 장지연 어시스트 전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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