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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periods

생리는 선택이 아니라서요

editor Jung Hee Soon

작성일 | 2017.10.11

“생리는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국민 절반의 숙명이죠.”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일회용 생리대와 관련해 정부의 대응 문제를 질타하며 한 말이다.국민 절반의 숙명이 달린 생리대 논란, 진실은 무엇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생리는 선택이 아니라서요
햄버거와 달걀에 이어 이번엔 일회용 생리대의 위해성 논란이 터졌다. 한 시민단체와 대학의 연구팀이 면 생리대와 함께 시중에서 판매 중인 일회용 생리대 10종을 조사한 결과, 제품 모두에서 유해 물질 22종이 방출된 사실이 알려진 것. 새 면 생리대의 독성화학물질 검출량은 일반 일회용 생리대와 비슷하거나 높았지만, 삶아 빤 뒤에는 일반 일회용 생리대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번 생리대 논란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뒤늦게 대응책을 고심 중이지만, 생리대 사용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여성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분통만 터뜨리고 있는 실정이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릴리안 브랜드의 생리대를 쓴 뒤 생리량이 줄거나 생리 불순이 시작됐다는 호소가 잇따랐다. 지난 3월엔 여성환경연대가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김만구 교수 연구팀과 함께 조사한 ‘생리대 방출 물질 검출 시험 결과’ 자료를 토대로 “시중에서 판매 중인 일회용 생리대 10종에서 발암물질을 포함한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이 방출됐다”고 발표했다. 어느 브랜드의 제품을 조사한 결과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일회용 생리대의 유해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생리대 안전성에 대해 지속적인 의혹이 일자 식약처는 지난 8월 20일,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된 릴리안 제품의 품질 검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 언론은 “지난 3월 발표된 시민단체의 연구 결과에서도 독성이 포함된 총휘발성유기화합물 방출 농도가 가장 높은 제품은 릴리안이었다”고 보도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우리 제품은 안전하다”며 버티던 릴리안의 제조사 깨끗한나라는 결국 해당 제품을 모두 환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여론은 들끓었다.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른 난임과 불임의 원인이 일회용 생리대 때문이 아니냐는 질책도 쏟아졌다. 식약처는 “여성환경연대와 김만구 교수 연구팀의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면서도 결국 여론에 떠밀려 조사에 사용됐던 일회용 생리대 10개종의 제품명을 모두 공개했다. 처음엔 릴리안 제품만을 조사하겠다고 하던 것도 결국 최근 3년간 생산수입된 8백96품목으로 조사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식약처는 일회용 생리대의 위해성 평가를 진행 중이다. 위해성 평가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인체에 질병을 일으키는지 독성 평가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독성 물질 하나하나를 일일이 검사해야 하는 방식이어서 꽤 오랜 기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식약처는 9월 말까지 스타이렌, 에틸벤젠 등 주요 유해 물질로 분류되는 10종의 평가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고, 올해 연말까지는 좀 더 많은 76종의 인체 위해성 평가를 진행한다. 하지만 현재로선 생리대에 대한 유해성 평가 기준이 없어 평가 결과가 나오더라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특정 제품을 사용한 후 생리량 감소, 생리통 심화 등의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벌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생리대 유해 물질과 여성 건강의 상관관계를 밝힌 전례가 없고, 조사 방법이 까다로워 조사에 착수한다 하더라도 결과가 발표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역학조사는 일단 생리대 전수조사가 끝난 후 결정할 방침”이라며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검증위원회와 논의를 거쳐 역학조사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생리대 논란, 진실은? (feat. 여성환경연대)

▼‘생리대 방출 물질 검출 시험’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여성환경연대는 여성과 지구의 건강을 위해 10년 넘게 활동해온 단체다. 유해 화학물질에 반대하는 것도 우리의 활동 영역에 포함된다. 그러던 중 미국의 ‘지구를 위한 여성의 목소리(WVE)’가 펴낸 생리대 조사 보고서를 발견했다. 미국 생리대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이 검출됐다는 내용이었다. 우리가 쓰는 생리대에서도 같은 물질이 방출될지 궁금해 강원대 김만구 교수 연구실에 실험을 의뢰했다.

▼시중 제품 중 10종만을 선별적으로 조사한 이유가 뭔가.
시간과 비용 문제로 일부 제품만 선정해 조사했다. 2015년 기준 생산 순위가 높은 제품 중 다양한 제조업체와 향이 첨가된 제품을 고려해 총 10종의 일회용 생리대를 선정했다. 브랜드를 공개했을 경우 조사 대상이 된 제품에 불리할 수 있다고 판단해 애당초 제품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일회용 생리대, 여성 건강에 유해한가.

아직은 알 수 없다. 조사를 통해 생리대에서 미량의 휘발성유기화합물과 유해 물질이 검출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유해 성분이 몸에 흡수되는지, 또 얼마만큼 흡수돼야 건강에 영향을 주는지는 ‘위해성 평가’를 해야 알 수 있다. 같은 유해 물질이라고 해도 경구 독성, 호흡기 독성 등에 따라 위해성이 모두 다르다. 어떤 물질은 유해성은 높아도 노출되지 않거나 미량일 경우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현시점 생리대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되었다고 해도 건강 문제의 원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해외 직구로 생리대를 구입하면 안전할까.
WVE의 보고서에 나온 생리대 브랜드 ‘올웨이즈’의 휘발성유기화합물 검출 수준은 오히려 일부 국내 생리대보다 높다. 유럽에서도 지난해 2월, 11개 생리용품을 검사했는데 5개 제품에서 다이옥신과 살충제 등의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 해외의 생리대라고 국내 제품보다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다.

▼정부와 생리대 제조사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부는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생리대 유해 물질 전 성분 조사와 철저한 역학조사를 시행해야 한다. 안전한 생리대와 전반적인 여성 건강 대책을 마련하고, 나아가 생활용품 전체에 대한 점검과 사전 예방의 관점에서 화학물질 관리 체계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뿐 아니라 기업도 안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정부의 허가 기준을 준수했다고 해서 그것이 생리대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 역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에 두고, 안전성이 입증된 물질만 사용해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

▼건강한 생리대, 어떻게 고를까.
일단 향료가 들어 있는 제품을 피하고,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난다고 생각되는 브랜드의 제품은 즉시 교체하는 것이 좋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대량으로 검출된 팬티라이너의 사용을 줄이고, 일회용 생리대보다는 면 생리대를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이때 면 생리대는 반드시 삶아서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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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는 선택이 아니라서요


designer Lee Nam K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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