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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참패와 혹평, 루머의 문제작 ‘리얼’ 김수현의 입장

editor 김지영 기자

작성일 | 2017.08.09

김수현이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올해 최고의 기대작 가운데 하나로 꼽히던 영화 〈리얼〉이 정반대의 상황을 맞고 있다. 개봉 3주 차인 7월 19일 현재 47만여 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 이런 상황이 누구보다도 곤혹스러울 김수현에게 주연 배우로서의 심경, 영화 뒷이야기를 들었다.
흥행 참패와 혹평,  루머의 문제작 ‘리얼’ 김수현의 입장

‘설마 이 상태로 개봉하려는 건 아니겠지?’

6월 26일 영화 〈리얼〉의 언론시사회가 끝나는 순간 든 생각이다. 주연 배우가 김수현(29)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몹시 기대가 됐던 영화는 예상을 완전히 비껴갔다. 〈리얼〉은 아시아 최대 규모 카지노 오픈을 앞둔 야심 가득한 조직의 보스 ‘슈트 장태영’이 정신과 상담을 받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자신의 또 다른 인격인 ‘르포 작가 장태영’을 없애고 싶어하던 그는 온몸에 붕대를 감고 침대에 누워 있는 ‘의문의 환자’를 죽이는 퍼포먼스를 통해 르포 작가 장태영이 사라졌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 의문의 환자는 슈트 장태영과 이름도 얼굴도 똑같은 투자자인 ‘가면 장태영’으로 변신해 슈트 장태영의 모든 것을 빼앗으려 한다. 여기 등장하는 세 장태영과 의문의 환자를 모두 김수현이 연기한다.

극에서 1인 4역을 소화한 김수현은 물론이거니와 성동일, 이성민, 조우진, 심지어 연기돌인 설리까지도 열연을 펼쳤다. 그럼에도 영화는 재미없음의 차원을 넘어 만들다 만 충격적 ‘미완’이었다. 또 폭력의 과장과 노출의 과잉도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영화는 7월 19일 현재 누적 관객수가 47만여 명에 불과하다. 모두 1백15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가 손익분기점이 3백만 명에 달하는데 그 꿈은 접어야 할 것 같다. 데뷔 후 출연하는 작품마다 호평을 받았고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후 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어서 스스로도 큰 기대를 걸었던 김수현은 〈리얼〉로 처음 실패를 맛봤다. 그럼에도 슈트 장태영과 가면 장태영을 선명하게 다른 캐릭터로 만들어낸 김수현의 연기는 최고였다는 데 이견은 없는 듯하다. 영화를 본 팬들도, 언론에서도 그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걸 보면.

영화에 혹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좀 당황스럽지만 이것도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해요.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어 출연했을 텐데 결과물이 생각한 대로 나왔나요.
대본 안에 있는 제가 연기할 캐릭터의 매력을 보고 작품을 선택하는데, 그 색깔이 너무도 다양해서 욕심이 났어요. 도전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죠. 그런데 제 해석이 감독님의 그것과는 달랐어요. 연기 톤을 여러 번 수정하면서 감독님이 원하는 정답을 알게 됐고요. 사실 슈트 장태영과 ‘따라쟁이 장태영’(김수현은 가면 장태영을 이렇게 불렀다)은 둘 다 정신 분열이 있는 사람이에요. 이 두 인격체의 또 다른 두 인격체가 매력적이었어요. 사람은 2명인데 인격은 4가지였던 거죠. 네 인격을 모두 같은 비중으로 다룰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덜어낸 부분이 있는데, 그러다 보니 인과 관계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내용이 어려워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영화가 퍼즐처럼, 미로처럼 꼬이게 된 것인데 〈리얼〉의 시발점과 끝을 찾으면 일자로 펴져요.

감독이 연기를 수정하길 원할 때마다 바로 수용했나요.  
물론이지요. 제 연기가 한 번에 안 먹히는 것도 재미있었거든요. 사실 이 영화는 가짜들의 이야기예요. 이야기를 끌고 가는 두 장태영 모두 실은 진짜에서 파생된 다른 인격체거든요. 둘 다 가짜면서도 자신이 진짜라는 믿음이 굉장히 강한 캐릭터죠. 하지만 관객은 이 같은 사실을 눈치채기 힘들어요. 이 작품에는 단계가 있어요. 자극적인 장면에 관객이 시선을 뺏기는 게 첫 번째 단계인데 그게 바로 함정이에요. 첫 장면에 등장하는 슈트 장태영이 힘도 세고 패기가 넘치니까 누구나 일차원적으로 이 사람을 무조건 진짜 장태영으로 인식하죠. 이 인물에 감정을 이입해 계속 응원을 하고요. 관객들이 그런 함정에 계속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돼 있죠.

흥행 참패와 혹평,  루머의 문제작 ‘리얼’ 김수현의 입장

영화 〈리얼〉에서 4가지 인격을 연기한 김수현.


진짜 장태영인 르포 작가가 마약에 중독돼 슈트 장태영이라는 인격을 갖게 된 과정이 서두에 나왔으면 영화를 이해하기가 좀 더 쉬웠을 것 같아요.
감독님은 내용을 좀 비틀고 싶어했어요. 저도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에 반대하지 않았고요. 저는 영화를 재미있게 봤어요. 이 영화가 웹툰으로 먼저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촬영 도중 감독이 교체돼 영화 내용이 어려워졌다는 얘기도 있어요(이 영화는 촬영 후반부에 이정섭 감독에서 이사랑 감독으로 연출자가 바뀌었다. 이사랑 감독은 김수현의 이종사촌 형이자 이 영화의 제작사 대표다).
두 감독님은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단계부터 촬영을 마칠 때까지 함께하셨어요. 이후 영화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한쪽을 선택해야 해 이사랑 감독님으로 교체된 것뿐이에요.

르포 작가, 조직 보스, 투자자 장태영 캐릭터를 저마다 다른 느낌으로 표현한 비결이 뭔가요.
르포 작가 장태영이 가장 원하던 모습이 조직 보스인 슈트 장태영이라는 인격으로 발현된 거예요. 슈트 장태영은 넘치는 에너지를 표출할 데가 없어서 계속 껌을 씹는 인물로 묘사하고, 르포 작가 장태영은 취재를 위해 위험한 일도 서슴지 않을 만큼의 일중독 캐릭터로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자신이 진짜 슈트 장태영이라고 믿는 투자자, 장태영은 원래 인격이 가지고 있던 말투와 태도가 묻어나도록 했죠. 듣기 불편한 목소리를 낸다든지, 거슬리는 몸짓을 보여주는 식으로요.

가면을 쓰고 다니는 따라쟁이 장태영을 보면서 대역을 쓴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슈트 장태영과 연기 톤이 너무 달라서 놀라웠어요.  
가면 효과를 톡톡히 봤어요. 가면을 쓰고 있으니까 기분도 바뀌고, 연기도 더 과감해지더라고요. 대학 다닐 때 가면극을 고집하시는 교수님이 계셨는데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어요. 가면의 힘으로 뿜어낼 수 있는 에너지가 어마어마했거든요(웃음).

현란한 액션 연기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요.
크랭크인 3개월 전부터 복싱을 했어요. 개인적으로 복싱을 좋아하기도 하고, 몸의 균형을 잡는 데는 복싱이 제격이거든요. 액션 신을 함께할 배우들과는 한 달 정도 호흡을 맞추는 연습을 했어요. 안무를 외우듯이 동작을 익혔죠.

슈트 장태영의 애인 역을 맡은 설리 씨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요.
처음부터 느낌이 밝았고, 에너지가 되게 넘치는 친구구나 싶었어요. 넘치는 에너지만큼 열정적으로 촬영에 임하고, 캐릭터를 만들어갔어요. 그런 면에서 제가 자극을 받기도 했어요. 다 아시는 것처럼 설리가 속으로 담아두는 걸 잘 못 해요. 대본에 궁금한 내용이나 연기하다 막히는 게 있으면 바로바로 물어 소화했어요. 호흡 맞추기가 수월했죠.

화제의 섹스 신을 촬영할 때는요.
설리 씨가 긴장을 많이 했어요. 너무 긴장해 몸을 덜덜 떨기도 했어요. 연기하기가 정말 어려운 장면이었죠. 저도 긴장감이 없을 순 없었지만 최대한 편하게 보이려고 끝까지 노력했어요.

배우로서 신념을 갖고 지켜온 원칙이 있나요.  
작품을 할 때 믿는 것부터 시작해요. ‘이 캐릭터를 내가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제가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고 믿는 만큼 작품에 몰입됐다는 관객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 믿음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제가 연기할 인물로서 느끼는 것과 갖고 있는 것들을 진짜라고 믿으려고 노력해요.

30대가 되기 전 하고 싶은 작품이 있나요.
〈리얼〉은 남성에게 남자다운 면을 보여주는 작품이었기에 차기작은 여성에게 남자다운 면을 보여주는 작품이면 좋겠어요.   

군대는 언제 갈 계획인가요.
늦어도 내년 봄 전에는 가지 않을까 싶어요. 국가의 부름을 받으면 얼른 다녀오겠습니다. 


사진 홍중식 기자 사진제공 코브픽쳐스 디자인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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