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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서와 셰프의 어벤저스, 묘미

EDITOR 김민경 기자

입력 2019.06.10 17:00:01

‘하트시그널’의 카레이서 서주원과 ‘요섹남’ 장진모가 의기투합, 서울 논현동에 파인 다이닝을 냈다. 한식을 K-WAVE의 궤도에 높이 올려놓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의 이름은 ‘묘미’다.
레이서와 셰프의 어벤저스, 묘미
서주원과 장진모, 잘나가는 레이서와 스타 셰프가 함께 ‘묘미’라는 레스토랑을 냈다는 소식을 듣고 누구에게 초점을 맞춰 인터뷰를 할지 한동안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두 사람이 한국의 젊은 어벤저스 같아서였다. 

먼저 서주원. 그는 채널A 인기 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시즌1 출연으로 유명해졌지만, ‘최초’와 ‘최연소’를 차곡차곡 쌓아온 전도유망한 카레이서다. 현재 CJ제일제당 소속으로 지난해에는 세계적 자동차 경주 대회 블랑팡GT에서 한국 팀으로는 ‘처음’으로 3위에 올랐다. 

장진모는 혁신적 메뉴를 선보여 일찌감치 마니아들을 형성했고, 방송에선 과학을 접목한 요리를 소개해 ‘요섹남’이란 별명을 얻은 셰프다. 

어느 쪽 이야기를 듣는다 해도 무궁무진, 흥미진진한 세계지만, ‘묘미’의 테이블에 앉아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 동안 두 사람이 음식과 와인의 페어링처럼 잘 맞아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젊고 박력 있는 요리라는 게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이란 결론과 함께.


레이서와 셰프의 어벤저스, 묘미
두 사람과 ‘묘미’라는 이름의 조합이 정삼각형처럼 절묘하다. 어떤 뜻인가. 



서주원(이하 서) 우리 목표는 한식의 재료를 컨템퍼러리하게 ‘창작’해서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그러려면 ‘묘미’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해 붙였다. 아시안 퀴진 중 한식이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건 일제강점기에 우리 음식 산업이 망가져서라고 생각한다. 한식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미쉐린 별도 받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서 대표는 채널A ‘하트시그널’로 유명 인사가 됐다. 당연히 방송 활동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트시그널’에 출연하는 동안 사석에서 신동 형이 이상형을 묻기에 이런저런 사람을 좋아한다고 말했는데 정말 마음속으로 그렸던 사람, 김민영을 소개 받았고 바로 결혼했다. 사실 프로그램 제작이 끝나고 연애를 했는데, 프로그램에서는 출연자와 이어지는 것처럼 나와 동시에 두 명과 사귄다는 오해를 받았다. 방송을 계속하려면 사생활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빨리 배운 셈이다. 아내를 소개 받았으니 ‘하트시그널’은 내게 최고의 선물이다. 또 레이싱을 많이 알리기도 했다. 중국판 ‘하트시그널’도 제작돼 얼마 전 카레이싱 시합에서 나와 같은 중국인 레이서를 만났다. 그가 일부러 나를 찾아와 ‘너는 오리지널, 나는 짝퉁’이라고 소개하며 기념사진도 찍는 즐거운 경험을 했다. 

국내 카레이싱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라고 들었다. 그래서 ‘묘미’ 오픈은 뜻밖이다. 


중학교 때 카레이싱에 반해서 바로 카트 레이싱을 시작했다. 좋아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어렸을 때부터 혼자 맛집을 찾아다닐 만큼 음식을 좋아했다. 스무 살 때쯤 친구 이모님이 만든 된장을 먹고 언젠가 이 된장으로 뭔가를 꼭 해보겠다고 결심할 정도였다. 결국 ‘묘미’에서 이 된장을 쓴다. 

두 사람을 직접 만나니 좋은 파트너라는 게 이해된다. 어떻게 만났나. 

장진모(이하 장) 우리 두 사람이 ‘묘미’를 낸 과정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과정은 단순하고 쉽게 진행됐다. 서로 상대의 전문성과 안목을 존중해서일 거다. 서 대표가 내가 일하던 ‘앤드다이닝’의 단골이었고, 내가 잠시 쉬고 있을 때 함께 레스토랑을 해보면 좋겠다고 했다. 그렇게 여기까지 왔다. 

내가 처음 파인 다이닝을 경험한 곳이 ‘앤드다이닝’인데, 바로 그 세계에 빠져버렸으니까. 

장진모 셰프는 식재료를 강조하는데, 요리를 맛본 사람들은 ‘예술적 플레이팅’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묘미’는 어느 쪽인가. 

나는 플레이팅을 강조하는 요리를 하진 않는다. 단, 디테일에 민감한 편이어서 플레이팅에 대한 평이 많다. 사실 지난해 11월 처음 ‘묘미’를 열었을 때 메인이 흰밥과 김치였다. 

‘묘미’는 여전히 최고의 식재료, ‘뼈대 있는 가문의 재료’를 엄선한다. 내가 전국을 다니며 재료를 구해온다. 김치는 평창의 박광희 선생님, 솔잎식초는 영암의 이영숙 선생님, 경북 안동의 백진주쌀 등이다. 내가 김치를 받으러 박광희 선생님 댁에 갔다가 동생이 효소를 만드시는 걸 보고 그 청을 구해오면 장 셰프가 묘미를 발견해낸다. 


레이서와 셰프의 어벤저스, 묘미
파인 다이닝의 메인 요리가 밥과 김치라는 아이디어는 놀랍다. 

한식의 격은 밥으로 결정되니 ‘제대로’ 밥의 ‘질감을 살려서’ 지어보자고 한 거다. 서 대표는 반대했다. 하지만 내 고민을 존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고민이지 손님들의 고민이 아니었다. 그래서 지금의 메뉴로 바꿨다. 

우리 욕심을 버리고 사람들이 원하는 음식으로 바꾸는 과정이었다. ‘묘미’는 최소한의 운영을 유지하면서 사람들의 취향을 연구하는 랩 같은 곳으로 운영한다. 수익은 레스토랑 컨설팅이나 외국에서 내려고 한다. 

다른 한식 파인 다이닝과 ‘묘미’의 차별점은? 

우리나라 셰프들의 실력은 매우 뛰어나다. 아쉬운 점은 다양성이다. 그래서 나는 또 다른 다양성을 만들어내고 싶다. 파인 다이닝은 대체로 프렌치지만, 그걸 깨고 나온 한식 파인 다이닝을 보여줄 수 있을 거다.
 
‘묘미’ 팀 모두가 합이 잘 맞는다. 최근 ‘묘미’가 와인 바 컨설팅을 맡았는데 팀이 목표에 동의하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고맙게 생각한다. 

시즌 내내 게 요리를 낸다. 또 발효 중인 동치미와 미묘하게 분위기가 맞는 내추럴 와인 리스트도 ‘묘미’의 자랑이다. 

서 대표는 직업이 많은데 자신을 어떻게 소개하나. 

서 카레이서를 제일 먼저 얘기한 다음 ‘묘미’를 말한다. 최근에는 ‘아옳이’로 유명한 아내의 쇼핑몰 경영도 맡았다. 바쁘지만 지루할 틈이 없어서 좋다. 이게 내가 좋아하는 삶이다.


사진 홍중식 기자 디자인 김영화




여성동아 2019년 6월 6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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