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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living #fact_check

잘못된 만남, 99 정수기

EDITOR 한여진 기자

2018. 11. 08

렌털 정수기, 제품과 함께 서비스의 수준을 꼭 따져보고 구입해야 한다.

프로 살림러 한여진 기자의 팩트 체크


살림보다 살림살이를 좋아하는 4년 차 주부. 명품 가방에는 무관심이지만 리빙템은 밤새도록 공부하고 비교·검색해 공들여 쇼핑할 정도로 애정하고 또 애정한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을 쇼핑 가치관으로 삼고 있다.

최근 에디터가 즐겨 보는 광고는 정수기입니다. 3년 동안 노예처럼 매어 있던 정수기의 약정 기간이 드디어 다음 달이면 끝나 새로운 정수기를 찾고 있거든요. 정수기 광고를 보다 보면, 이 정수기만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3년 전 렌털한 정수기도 그런 이유로 구입했답니다. 

직수형이면서 3개월에 한 번씩 매니저가 방문해 필터를 교체해주며, 슬림한 디자인이라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는 말에 솔깃했죠. 물론 한 달에 1만6천원대라는 저렴한 렌털비도 한몫했고요. 그리고 3년 지나 재계약을 앞둔 저는 타 브랜드로 옮길 예정입니다. 

렌털 제품은 무엇보다 서비스가 중요합니다. 매니저가 집으로 방문해 서비스를 해주는 정수기, 이온수기 등은 더욱 그렇지요. 사실 가전제품은 사용하다 보면 기능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거든요. 

특히 정수기는 더욱더. 



3개월에 한 번 방문해 필터를 교체해주는 서비스가 좀 더 체계적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필터를 교체할 건지, 다음 서비스는 언제인지, 본사에서는 단 한 번의 연락도 없이 매니저가 ‘내일 오전 방문해도 될까요?’ 이런 식으로 문자가 옵니다. 처음 문자를 받고는 참 당황했죠. 집에 방문해서는 아무런 설명 없이 필터만 교체하고 가고요. 물론 특별히 불친절한 건 아니지만 어떤 필터를 교체했는지 정도는 알려줘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얼마 전 싱크대에 식기건조대를 설치하려고 고객센터에 전화해 정수기 조리수 위치 변경을 요청했더니 비용이 발생한다고 하더라고요. 기사 출장비를 포함해서요. 그전에 사용하던 타 브랜드에서는 조리수를 처음 변경할 때는 무료로 서비스를 해줬는데 말입니다. 결국 셀프로 조리수를 옮겼어요. 물론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과도한 비용에 ‘소비자를 봉으로 아나봐’란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정수기는 3년 약정으로 렌털해줍니다. 업체는 약정한 고객을 ‘잡은 물고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소비자는 3년 동안 어떤 서비스를 받았느냐에 따라 재계약을 할 수도 있고, 좋은 입소문도 낼 수 있거든요. 세심하고 친절한 서비스 하나가 평생 고객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서비스부터 깐깐하게 따져보고 정수기를 렌털할 계획입니다. 한번 계약하면 3년은 사용해야 하니까요.

일러스트 김옥 디자인 박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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