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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visitkorea #travel

우리도 이런 한국은 처음이지

editor Jung Hee Soon

2017. 11. 09

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그려진 외국인들의 한국 여행기는 신선하고 새롭다. 익숙해서 지루하던 공간이 처음으로 낯설게 느껴진다.우리는 얼마나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나라에서 살고 있는지!

외국인이 외국 친구들에게 한국을 소개한다고?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는 케이블 채널 MBC every1의 예능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이미 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린 외국 국적의 방송인들이 고국에 있는 친구들을 초대해 직접 한국을 소개한다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KBS2 <미녀들의 수다>나 jtbc <비정상회담>이 외국인들을 스튜디오로 초대해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해 ‘토크’하는 형식이었다면,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그 ‘실전 편’인 셈이다. 

파일럿 프로그램 때는 이탈리아 출신의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가 친구들을 초대했고, 정규 편성 이후로는 멕시코 출신의 크리스티안 부르고스, 독일 출신의 다니엘 린데만, 러시아 출신의 유지나 스웨틀라나가 친구들을 초대했다. 국적에 따라, 연령에 따라 여행을 즐기는 패턴이 다르다는 것도 재밌지만, 한국의 문화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는 이들을 보며 익숙해서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공간이 우리에게도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이 주는 묘미다.


멕시코 | 여유 넘치는 스타일로 무계획 여행

‘테킬라’와 ‘흥’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르는 멕시코 친구들은 여행 내내 흥이 넘쳤다. 여행 계획을 세워보라는 제작진의 말에 “멕시칸의 여행은 즉흥적이다. 계획은 모두 머릿속에 있다”고 받아치거나 한국행 비행기를 놓쳤음에도 여유 넘치는 모습을 보이는 식이다. 

축구를 종교만큼이나 사랑하는 이들이 선택한 첫 관광지는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이었다. 무계획 여행의 끝판왕답게 경기 일정도 알아보지 않은 채 경기장으로 향했는데 마침 FC서울과 전북현대모터스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행운을 맞이하기도 했다. 

친구들을 한국에 초대한 크리스티안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사람들이 노래방에서 노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고, 테이블 위까지 올라가더라”며 “한국 사람들은 멕시코가 인정한 ‘동양의 라틴민족’”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 철저한 계획 & 역사 기행

멕시코 친구들이 여행 내내 ‘여유 넘치는 모습’을 유지했다면 독일 친구들은 시종일관 철두철미한 여행 스타일을 보여줬다. 여행 전 한국 여행 안내 책자를 살피며 역사와 식사 예절 등에 관해 공부할 뿐만 아니라, 하나라도 더 한국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이들의 일정은 대부분 새벽부터 시작됐다. 시간이 얼마나 지체됐는지를 체크하며 이동하는 모습에선 우리가 평소 생각했던 ‘독일인의 근면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식민 지배’와 ‘분단국가’라는 뼈아픈 역사를, 우리와 같지만 또 다르게 공유한 이들의 여행은 한국인에게도 알찬 역사 기행이었다. 독일에서 역사 선생님으로 재직 중이라는 마리오를 주축으로 독일 친구들이 DMZ와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등을 방문하는 모습에선 그간 잊고 지냈던 상처의 역사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등산을 좋아한다는 페터가 영상 35℃를 오르내리는 한여름 날씨에도 친구들을 이끌고 북한산을 등반하는 모습, ‘초딩 입맛’이라는 친구 다니엘이 익숙하지 않은 한국 음식들을 맛보며 쩔쩔매는 모습도 ‘낯선 한국’의 한 장면이었다.

러시아 | 20대 여성들의 취향 저격

앞서 방영된 멕시코와 독일 친구들의 여행기가 남성들의 여행을 다뤘다면, 러시아 편은 20대 여성들의 여행기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한류’의 영향을 받은 스웨틀라나의 러시아 친구들은 주로 ‘뷰티’와 ‘케이팝’ ‘쇼핑’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서울 삼성동의 SM타운, 이대 앞의 미용실과 화장품 숍에 열광하는가 하면, 분식집에서 라볶이와 돈가스 등을 먹으며 즐거워했다. 여행 중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트러블이 생겨 일정을 중단한 채 서로 서먹해하다가 이내 화해하고 우정을 다지는 모습은, 연출 없이 ‘날것 그대로’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MUST BUY KOREA

hot scene

산 낙지 먹방
3팀의 여행기에 공통적으로 등장한 것은 다름 아닌 산 낙지 먹방! 날것을 먹는 문화가 없는 멕시코 친구들은 “가장 작은 걸로 주세요. 제발”이라고 애원해 웃음을 자아냈고, 입에서도 꿈틀거리는 산 낙지의 식감에 당황했다. 독일 친구들 역시 꿈틀거리는 산 낙지의 비주얼에 겁을 먹었는데, 한입 먹고 나서는 “발가락 맛이 나지만 괜찮다” “이렇게 신선한 걸 먹어본 적이 없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러시아 친구들도 산 낙지를 접하고 놀라기는 마찬가지. 접시를 들고 “다시 조리해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애원하더니 “소주가 필요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의외의’ 아이템

건빵 독일 친구들이 “맥주와 잘 어울릴 것 같은 버터과자”라며 극찬한 과자. 이들은 건빵이 1유로도 채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다시 감격했다. 

캐릭터 양말 서울 동대문시장을 방문한 러시아 친구들은 “러시아 젊은 층들 사이에선 한국의 캐릭터 양말이 잇 템”이라며 신나게 구매했다. 

삼선 슬리퍼 멕시코 출신 방송인 크리스티안 부르고스가 “대한민국의 상징”이라며 친구들에게 선물한 아이템.

샤이니 민호-
러시아 편의 레기나는 보이 그룹 샤이니 민호의 열성 팬이라고. SM타운에서 샤이니 굿즈를 쇼핑하며 물건의 종류가 적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했다.

샤이니 민호- 러시아 편의 레기나는 보이 그룹 샤이니 민호의 열성 팬이라고. SM타운에서 샤이니 굿즈를 쇼핑하며 물건의 종류가 적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했다.

러블리즈 케이-
걸 그룹 러블리즈의 케이 팬이라 밝힌 멕시코 편의 파블로는 여행 일정에 ‘소속사 앞에서 러블리즈 기다리기’를 추가했다.

러블리즈 케이- 걸 그룹 러블리즈의 케이 팬이라 밝힌 멕시코 편의 파블로는 여행 일정에 ‘소속사 앞에서 러블리즈 기다리기’를 추가했다.

#한국을 돌아보며

1 관광 한국의 오점, 가이드북 엉성한 가이드북을 통해 처음 한국을 접한 독일 친구들은 ‘건배’를 ‘갈채’로, ‘주세요’를 ‘유세요’라고 익혔다. 관광 한국을 위해 어서 개선해야 할 점이 아닐까. 

2동물 카페
음료를 마시며 동물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동물 카페는 독일 친구들, 러시아 친구들에게 인기 만점 공간이었다. 하지만 “동물의 권리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독일인의 입장에서 동물 카페의 존재는 정말 놀라운 일”이라는 다니엘의 반응을 보면 뒷맛이 그다지 개운치 않다. 

3 터치식 자동문&도어록 멕시코와 독일 친구들을 당황시킨 한국의 첨단 문물. 아직까지 열쇠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외국인들은 이것들을 마주하고 어리둥절해했다.

designer Park Kyung Ok
사진 동아일보 사진DB파트 뉴스1 사진제공 MBC every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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