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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샌드라 오의 매력

EDITOR 이나래

입력 2019.02.14 17:00:01

우리에게는 ‘그레이 아나토미’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배우 샌드라 오. 1989년 데뷔해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그녀는 BBC 아메리카의 드라마 ‘킬링 이브’로 골든글로브 상을 수상하면서 그야말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골든글로브에 이어 미국방송영화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며 한국계 배우의 위상을 높인 샌드라 오.

골든글로브에 이어 미국방송영화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며 한국계 배우의 위상을 높인 샌드라 오.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 최고의 이슈를 꼽으라면, 단언컨대 샌드라 오(48·한국 이름 오미주)가 그 주인공일 것이다. 최초의 아시아계 진행자로 골든글로브 시상식 무대에 선 그녀는 흑인 배우들이 열연한 ‘블랙 팬서’와 ‘블랙클랜스맨’, 배우 전원이 아시아계인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멕시코시티를 배경으로 한 영화 ‘로마’의 출연진이 착석한 테이블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이 무대에 서는 두려움을 받아들였습니다. 왜냐하면 이 자리에 서서 관중을 보며 변화의 순간을 목격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내년은 또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변화의) 순간은 진짜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지금 당신들, 이 변화의 얼굴들을 보고 있고 다른 이들도 보고 있을 테니까요.” 그때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가 바로 그 변화의 정점에 설 것을 말이다.

시상식이 무르익고 TV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시상할 차례가 되었을 때, 홀 안에 울려 퍼진 이름은 바로 ‘샌드라 오’였다. 최초의 아시아계 진행자에 이어 수상의 영예까지 안게 된 그녀에게 전 세계 취재진의 주목이 쏟아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그녀가 수상 직후 한국어로 외친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는 소감까지 더해지며 다양한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명실공히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헤로인으로 떠오른 샌드라 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한국계 캐나다인 #오미주

‘킬링 이브’ 관련 토크쇼에 출연한 샌드라 오와 출연자들(왼쪽). 샌드라 오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부모님의 사진. 그녀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어로 부모님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킬링 이브’ 관련 토크쇼에 출연한 샌드라 오와 출연자들(왼쪽). 샌드라 오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부모님의 사진. 그녀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어로 부모님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장에서 우리말로 부모에게 감사를 전한 그녀에게 있어 이민자란 떼놓을 수 없는 정체성이다. 1971년 캐나다 오타와에서 태어난 샌드라 오는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계 캐나다인이지만, 그녀 역시 여러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듯 한국인 부모 밑에서 한국적인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결혼 후 캐나다로 유학 이민을 온 아버지 오준수 씨는 경제학자, 어머니 전영남 씨는 생화학자로 샌드라 오의 표현에 따르면 ‘열심히 일하고 성공을 추구하는’ 가정을 꾸렸다. 그녀의 형제자매 역시 부모님의 교육열에 부응해 언니 그레이스는 검사, 오빠 레이는 의학자로 일하고 있다. 샌드라 오는 “우리 집안에 대학을 다니지 않은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녀 역시 캐나다 칼턴대학교의 장학금 제안을 뿌리치고 몬트리올국립영화학교로 진학한 엘리트라는 사실. 

그녀는 자신의 성장 과정에 대해 “전형적인 한국 이민자 가정의 스타일”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교회에 열심히 다녔고, 골프를 자주 쳤으며, 학교 교육과 피아노 레슨 등에 주력했다는 것이다. 안짱다리였던 그녀의 다리를 교정하기 위해 어머니는 발레 수업을 권했고, 샌드라 역시 발레를 무척 좋아해 프로 발레리나를 꿈꿨지만 이내 자신은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대신 그녀는 교내 연극반으로 자리를 옮겼고 고등학교 재학 중에도 항상 연극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비록 연극학교 진학을 두고 갈등을 빚긴 했지만, 그녀의 부모는 꾸준히 샌드라의 도전을 지켜보며 응원해주었다. 그 결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함께 참석해 샌드라의 감사 인사를 듣게 된 것이다. 지금도 샌드라는 시간이 날 때마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데, 특히 조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즐거워한다고.


#인생 캐릭터 #그레이 아나토미 #크리스티나 양

샌드라 오의 대표작이 ‘그레이 아나토미’(2005~)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내 지상파 네트워크 톱3 중 하나인 ABC에서 제작하는 이 드라마에 10년간 출연했기 때문. 그녀는 대표적인 의학 드라마로 손꼽히는 이 시리즈를 통해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선명하게 새겼다. 이 작품에서 그녀가 맡았던 배역은 주인공 메러디스 그레이(엘런 폼페오)의 절친이자 실력 있는 외과 의사인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티나 양. 오디션장에서 처음 샌드라 오를 만났던 프로듀서 겸 각본가 숀다 라임스는 “샌드라 오가 문을 열고 오디션장에 들어온 이후 ‘그레이 아나토미’는 완벽히 재탄생됐다. 그녀가 크리스티나 양을 통해 보여준 눈부신 연기, 섬세한 표현력으로 완성한 묘사 덕분이다”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을 정도로 배역을 잘 소화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작품으로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2006)을 수상하고 에미상 여우조연 부문에도 다섯 번이나 노미네이트된 그녀는 다른 작품에 도전하기 위해 2014년 시즌 10을 끝으로 ‘그레이 아나토미’에서 하차했다.



새로운 대표작으로 떠오른 ‘킬링 이브’(2018~)에서 샌드라 오는 영국 정보부 요원인 이브 폴라스트리를 맡아 연기한다. 집안일엔 젬병이고, 꾸미는 데도 소질이 없지만 승부욕만은 누구보다 많은 이브는 국제적으로 악명 높은 암살범을 처리하는 비밀 업무를 맡아 수사를 펼치는 중이다. 이 작품은 방영 직후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영화 및 드라마 평론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97%의 높은 평점을 기록했고 미국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8년 최고의 드라마에 꼽히기도 했다. 4월 중 방영 예정인 시즌2에서도 샌드라 오의 활약은 이어질 예정이니, 지금부터 시즌1을 복습하고 시즌2를 기다려도 좋을 듯.


#알렉산더 페인 #레브 루킨 #사랑과 결혼

샌드라 오의 가족관계란에는 알렉산더 페인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디센던트’(2011), ‘네브래스카’(2013) 등으로 잘 알려진 영화감독 겸 각본가다. 이들의 첫 만남은 샌드라가 섹시한 와인 바 웨이트리스를 맡은 영화 ‘사이드웨이’에서부터였다. 감독과 여배우는 사랑에 빠졌고, 2003년 1월 1일 결혼했지만 2005년 별거에 들어갔고 2006년 이혼한다. 이들의 결혼과 이혼에 대한 자세한 내막은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는 사생활 노출을 꺼리는 샌드라 오의 성향 때문이다. 그녀는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가십을 보지도, 듣지도 않는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에는 러시아 출신 예술가이자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레브 루킨과 함께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되며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샌드라가 ‘킬링 이브’ 촬영을 위해 로마에 머무를 당시 레브와 함께 길거리에서 키스를 나누는 모습이 찍힌 적도 있고, 골든글로브 시상식 이후 레브가 샌드라의 수상 소식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도전 #소수 인종 #책임감

샌드라 오가 ‘킬링 이브’ 대본을 읽은 후 ‘주인공일 리는 없는데, 도대체 내가 무슨 역할을 하는 거지?’라고 생각했다는 에피소드는 이미 유명하다(원작 소설 속의 이브는 ‘초록 눈에 갈색 머리’를 가진 것으로 묘사되고 있어, 아시아계는 아니다). ‘그레이 아나토미’에서 하차한 후, 주인공의 동양인 친구 역 대신 다른 역할을 찾고 싶었다고 말한 그녀에게 ‘킬링 이브’는 천금 같은 기회였다. 실제로 2016년에 개봉한 상위 1백 편의 영화 중에서 아시아계 여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는 30%에 불과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현장에서 가장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샌드라 오는 변화를 일으키고 싶어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아시아계 미국인이 실제의 우리를 대표할 만큼 많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한 그녀는 SNS 계정에 ‘I’m an honor just to be Asia’라는 문구가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고 사진을 찍어 올리는 등 소수 인종을 대표하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샌드라 오의 대표작 BEST 3

킬링 이브 Killing Eve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샌드라 오의 매력
영국 작가 루크 제닝스의 장편소설이 원작. 매일 똑같은 일상에 권태를 느끼고 있는 정보부 요원 이브가 사이코패스 킬러를 잡는 임무에 투입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캐릭터는 매력적이고, 스토리는 흥미로우며, 유머는 칼날 같다는 평이다. 샌드라 오와 사이코패스 역을 맡은 조디 코머의 연기 호흡도 일품이다.


그레이 아나토미 Grey’s Anatomy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샌드라 오의 매력
샌드라 오의 대표작이자, 역대 최고의 의학 드라마로 평가받는 ‘그레이 아나토미’는 외과 의사들이 병원에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현재는 시즌 15가 진행 중인데, 최근 새롭게 등장한 닥터 니코 역을 맡은 알렉스 랜디가 한국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이드웨이 Sideways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샌드라 오의 매력
샌드라 오가 자기 연기 인생에 있어 전환점이 되었다고 꼽은 작품 중 하나. 2005년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런던비평가협회상, 미국배우조합상, 전미비평가협회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등 유수의 시상식에서 1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고, 11개 부문에서 수상한 바 있다.


기획 김명희 기자 사진 REX 뉴시스AP 샌드라오 인스타그램 디자인 최정미




여성동아 2019년 2월 6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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