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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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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보기만 해도 살찐다?

EDITOR 이혜민 기자

2018. 09. 13

정부의 ‘먹방 규제’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과연 우리나라 국민은 ‘먹방’ 때문에 뚱뚱해졌을까.

요즘 우리나라 방송은 먹방 전성시대다.

요즘 우리나라 방송은 먹방 전성시대다.

보건복지부는 7월 26일 관련 부처 6곳과 함께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A4용지 10장에 달하는 이 대책에는 영양, 운동, 비만 치료, 인식 개선 등 4개 전략 분야의 36개 세부 과제가 담겼다. 정부가 이런 대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빠르게 증가하는 우리나라 비만 인구가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22년 41.5%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비만(키와 몸무게의 비율로 따지는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 인구 비율을 2016년 수준인 34.8%까지 끌어내린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비만 예방을 통해 국민 건강을 증진하고, 그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2015년 기준 9조2천억원)을 줄이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먹방 규제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이번 대책 중 먹방 규제와 관련된 내용은 ‘음주 행태 개선을 위한 음주 가이드라인, 폭식 조장 미디어(TV, 인터넷 방송 등)·광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할 계획(2019)’이라는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 방송은 먹방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식가들 사이에 소문난 식당을 소개하는 ‘수요미식회’, 대식가 코미디언들이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맛있는 녀석들’, 연예인들이 밥 한 끼로 시민과 교류하는 ‘한끼줍쇼’, 셀렙의 냉장고 속 음식으로 셰프들이 요리 대결을 벌이는 ‘냉장고를 부탁해’, 언니들의 힐링 먹방 ‘밥블레스유’, 손맛 좋은 탤런트 김수미가 요리하는 ‘수미네 반찬’, 유명인들이 여행하며 먹는 ‘원나잇 푸드트립’ 등 일일이 열거하기 버거울 정도로 다양하다. 여기에 유튜브와 인터넷 방송까지 합하면 그 수는 더욱 증가한다. 

먹방 규제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방송들이 비만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규제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정부가 특정 목적을 위해 방송 내용을 제한하는 것은 미디어 콘텐츠 제작의 자율권과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먹방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매출에 도움을 받고 있는 식당 자영업자들 역시 규제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사람들이 먹방에 빠지는 이유는 식당과 먹거리, 레시피 등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먹방을 통해 보는 즐거움과 대리 만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혼밥을 하는 사람들은 먹방을 보면서 외로움을 달래고 지친 일상을 위로받기도 한다. 정부가 무작정 방송에 잣대를 들이대기에 앞서 사람들이 먹방에 빠지는 이유를 들어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 방송 화면 캡처 디자인 박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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