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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에서 만난 백지영

#정석원 #마약투약 #데뷔20년

editor 정희순

입력 2018.03.14 14:38:32

노래했고, 울었고, 후회 없이 춤을 추었다. 필로폰 투약 혐의로 남편 정석원이 긴급 체포됐다는 사실이 전해진 다음 날, 콘서트장에서 만난 백지영은 그랬다. 
콘서트에서 만난 백지영
지난 2월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가수 백지영(42)의 단독 콘서트가 열렸다. 그녀는 지난해 12월 23일부터 ‘2017-2018 백지영 콘서트-WELCOME BAEK’이라는 타이틀로 전국 투어 콘서트를 시작했다. 울산광역시를 시작으로 창원·천안·광주를 거쳤고, 서울에선 이날 딱 하루 오후 3시와 7시에 두 번의 콘서트가 예정돼 있었다. 

사실 이번 콘서트는 가수 백지영에게 남다른 의미였다. 올해가 그녀의 가수 데뷔 20주년인 데다 지난해 딸을 출산하고 한층 더 성숙해진 가수 백지영의 귀환을 알리는 자리였기 때문. 더군다나 재작년 갑작스러운 임신으로 전국 투어 콘서트를 완주하지 못했던 터라, 이번 콘서트는 그녀에게 관객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도 있었다. 

운명의 장난일까. 그녀의 서울 콘서트가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 2월 9일, 백지영의 남편 정석원이 마약 투약 혐의로 긴급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경찰은 정석원이 호주 여행 중 술집에서 필로폰을 투약했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귀국하는 그를 인천국제공항에서 곧장 체포했다. 정석원은 이틀에 걸친 경찰 조사에서 “호기심으로 했다”며 코카인과 필로폰 투약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에게 동종 전과가 없고 단순 투약만 확인되는 점, 공인으로서 주거가 일정한 점 등을 감안해 2월 9일 오후 6시쯤 불구속 수사를 결정하고 석방 조치했다.


“아내로서 진심으로 함께 반성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콘서트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조명이 켜지고 블랙 미니드레스를 입은 그녀가 무대 위로 등장했다. 그녀는 자신의 7집 앨범 ‘Sensibility’의 타이틀곡 ‘총 맞은 것처럼’과 작곡가 이루마와 함께 작업한 곡 ‘싫다’를 연속으로 선곡했다. 복잡한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 그녀는 특유의 애절한 보이스로 가창을 이어갔다. 중간중간 그녀의 목이 메이는 것이 느껴졌다. ‘총 맞은 것처럼 가슴이 너무 아파’ ‘싫다 니가 없는 나 싫다 내가 없는 너’ 등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가사에 그녀의 슬픈 목소리가 얹어졌고, 객석 곳곳에선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도 보였다. 두 곡을 마친 백지영은 무대 중앙에서 관객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저도 기사를 통해 소식을 접했어요. 어제는 정말 10년 같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남편의 큰 잘못으로 인해 염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아내로서, 내조자로서, 동반자로서 진심으로 함께 반성하고 있습니다. 실망하신 분들의 마음을 풀어드리기 위해 앞으로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저희 부부가 열심히 사는 모습 보여드릴 테니, 부디 넓은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는 부탁도 조심스럽게 전해봅니다.” 

씩씩한 듯 이야기를 시작했던 그녀는 어느새 말을 이어가기 힘들 정도로 눈물을 쏟았다. 그녀가 숨을 고를 때마다 객석에선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번 일로 그 사람과 결혼할 때 했던 혼인 서약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어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건강할 때나, 건강하지 않을 때나, 가난할 때나, 부자일 때나. 언제나 저는 그 사람의 사랑하는 아내로서 곁을 지킬 생각입니다.” 

가장 숨고 싶을 순간에 오히려 직진을 선택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녀의 눈물에 관객들의 가슴도 쓰려올 때쯤 그녀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총 맞은 것처럼’과 ‘싫다’는 원래 오래전부터 계획돼 있던 레퍼토리예요. 그런데 갑자기 오늘 이 노래를 부르니 꼭 제가 처한 상황에 억지로 끼워 맞춘 것 같아서 민망하네요. 오늘 저를 격려해주러 오신 것 알고 있어요. 그 격려와 에너지 가득 받아서 공연 잘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나는 가수고, 정석원의 아내다”

이날 공연에는 SBS 예능 프로그램 ‘판타스틱 듀오’에서 그녀와 함께 호흡을 맞춘 ‘채소가게 왕엄마’ 장지은 씨를 비롯해 백지영과 같은 소속사의 아이돌 그룹 ‘마이틴’ 은수, 송유빈이 함께해 그녀의 히트곡을 같이 부르며 다채로운 무대를 꾸몄다. 

한창 공연이 무르익을 무렵에는 동료 가수인 김범수가 게스트로 등장했다. 자신의 곡 ‘보고 싶다’로 무대에 선 김범수는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상처, 고통, 시련이 있을 거예요.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사람들은 백지영 씨를 두고 ‘센 언니’ ‘걸 크러시’라는 말을 하시죠. 그런데 실제로 제가 아는 백지영 씨는 누구보다 마음이 여리고 따뜻한 사람이에요. 오늘 백지영 씨는 그 어느 때보다 공연에 집중하기 쉽지 않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안에 있는 모든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애쓰고 있어요. 오늘 같은 날일수록 여러분들이 더 뜨겁게 응원해주셔야 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백지영 씨를 위로하고자 이 노래를 선곡해봤다”면서 자신의 7집 앨범 타이틀곡 ‘지나간다’를 부르며 그녀를 위로했다. 

백지영의 절절한 발라드로 시작했던 공연은 드라마와 영화의 OST를 거쳐 댄스곡으로 이어졌다. ‘입술을 주고’ ‘Good Boy’ ‘Bad Girl’ ‘내 귀에 캔디’ ‘Dash’ 등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댄스곡 퍼레이드는 데뷔 20주년을 맞은 그녀의 내공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었다. 준비된 공연을 모두 마친 후 그녀는 객석 사이로 깜짝 등장해 관객과 악수를 나누며 일일이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공연이 끝난 후 그녀는 무대에 올라 “객석에 찾아가 보니 저를 정말 많이 응원해주고 계시다는 걸 느꼈어요. 오늘 잡아주신 손과 보내주신 응원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절대 그럴 수 없는 두 가지는 제가 가수라는 것과, 정석원의 아내라는 거예요. 앞으로 좋은 부부의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라며 또다시 눈물을 쏟아냈다. 늘 감미로운 노래로 팬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그녀지만, 이번 콘서트에서 만큼은 팬들의 진심이 그녀에게 전해졌길 바란다.


designer 최정미
사진 정희순 뉴스1


여성동아 2018년 3월 6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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