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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wedding #family

아들 장가보내던 날 송대관 부부

editor 정희순

2017. 04. 18

꼬박 40년간 아내의 손을 한 번도 놓지 않았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하는 게 부부다. 가수 송대관은 아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한국 트로트계의 ‘대부’ 가수 송대관(71)을 만났다. 그의 둘째 아들 송진석 씨의 결혼식에서다. 순복음교회 안수집사로 남다른 신앙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송대관은 지난 3월 18일 강남순복음교회 웨딩홀에서 조용히 아들의 결혼식을 치렀다. 본격적인 결혼식에 앞서 식장 앞에서 하객을 맞이하는 부부의 얼굴에서 그간 부부가 겪어야 했던 고단한 그늘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부부에게 지난 몇 년은 참 어려웠다. 2009년 부부가 소유한 충남 보령시 남포면 일대 토지를 개발해 분양한다며 투자금 명목으로 지인들로부터 돈을 받았으나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재판까지 받았다. 그 과정에서 그가 수년간 공들여 장만한 서울 이태원의 70억원대 단독주택도 처분했다.

방송 활동도 접고 3년여간 법정 공방을 벌이다 결국 재작년 11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그의 아내는 항소심 판결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아내의 사업 실패로 송대관의 가수 인생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게 됐으니 부부간의 갈등도 심했을 터. 그럼에도 송대관은 “남편의 사업이 실패했다고 떠나는 아내가 없듯 아내의 사업이 망했다고 이혼하자는 남편도 없다.

배우자의 부족한 점을 서로 채워주는 게 부부다. 여전히 아내를 사랑한다”고 했다. 이혼이 너무나도 쉬워진 요즘의 시대에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사람이 바로 아내”라고 당당히 말하는 그의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아들을 장가보내며 나란히 혼주석에 앉은 송대관 부부는 서로를 향한 사랑이 여전해 보였다. 결혼식 주례를 맡은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 목사는 주례사를 통해 “송대관 부부를 오랫동안 지켜봐왔다. 사람들이 송대관에게 왜 이혼하지 않냐고 물을 때도 그는 계속 아내 곁을 지켰다. 살다 보면 별일이 다 있다.

그때마다 부모님이 어떻게 서로를 사랑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수 박상민은 자신의 두 딸과 축가 무대에 올라 ‘Endless Love’라는 곡을 부르며 신랑, 신부에게 ‘Endless’라는 노랫말이 나올 때마다 서로 입을 맞추라고 권했다. 그러면서 송대관 부부에게 “어떻게 하면 되는지 먼저 보여달라”는 짓궂은 주문도 했다.



부부는 수많은 하객들 앞에서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사랑을 증명하듯 입을 맞췄다. 이날 결혼식에는 가요 및 방송 관계자들을 비롯해 송대관의 아내 이씨와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배우 김수미, 가수 현숙, 탤런트 이숙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결혼식의 주인공은 송대관의 아들 내외겠지만, 이날 하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건 송대관 부부였다. 부부의 지난 40년 세월이 결코 녹록지 않았다는 걸 너무도 잘 알기에, 궂은 장맛비를 맞으면서도 ‘해 뜰 날’을 묵묵히 기다려온 부부의 모습은 더욱 빛나보였다. 송대관은 ‘슬플 때나 기쁠 때나 함께하라’는 결혼의 명제를 그렇게 실천하고 있었다.





사진 홍태식 디자인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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