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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가성비 입소문 난 ‘에어 프레미아’ 직접 타봤다

이진수 기자

2023. 02. 04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따라 해외여행 수요가 폭증하면서 저렴한 항공권 찾기에 나섰다. 항공권 비교 포털사이트에서 가격순으로 설정했을 때 가장 상단을 차지하는 항공사 ‘에어프레미아’. 대형 항공사의 장점과 저비용 항공사의 장점을 결합했다는데 과연 믿을 만할까? 직접 탑승해봤다. 

지난해 11월, 남은 연차를 알차게 소진하기 위해 2022년 연말부터 2023년 새해에 걸친 겨울 휴가 계획을 세웠다. 여행지는 일본 도쿄. 2022년 10월 일본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도쿄 왕복 비행깃값이 70만 원을 호가한다는 소문을 듣고 휴가를 내기 전 포털사이트에 ‘도쿄 항공권’을 검색해 가격을 비교해봤다. 저비용 항공사 위주로 비교해보고 구매할 계획이었다.

가격이 저렴한 순으로 정렬했더니 에어프레미아가 상단을 차지했다. 새로 생긴 항공사인 건 알고 있었는데 기업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없었다. ‘대형 항공사 계열사인가?’ 혹시나 해서 검색해봤는데 대기업과는 관련 없는 국내 스타트업이었다.

에어프레미아는 2017년 7월 27일에 설립한 7년 차 신생 항공사다.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에서 총합 32년간 근무한 유명섭 대표가 ‘하이브리드 항공사’라는 수식어를 내세워 처음 선보였다. 2022년 7월 인천-싱가포르 노선을 시작으로 그해 10월 초에는 베트남 호치민, 10월 말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12월 23일에는 도쿄 나리타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간식도 주고, 배터리 충전도 가능

에어프레미아가 제공하는 기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위)와 기내식 및 간식 서비스

에어프레미아가 제공하는 기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위)와 기내식 및 간식 서비스

항공권을 구입한 2022년 11월 13일 기준 12월 26일 인천-도쿄 나리타행 노선 중 에어프레미아가 가장 저렴했다. 하루에 오전 1회 운항하고 있어 인천에서 나리타 국제공항으로 가는 항공편을 편도로 예매했다. 선택한 좌석은 이코노미 스탠더드로 항공운임 10만 원, 유류할증료 3만5400원, 세금 2만8000원을 더해 총 16만3400원이었다. 기내 수하물 10kg, 위탁수하물 23kg 포함 가격이었다. 기내 좌석은 유상 판매 좌석, 선택 가능 좌석, 선택 불가 좌석, 창문 없는 좌석으로 구분돼 있다. 2023년 1월 2일 나리타국제공항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항공편은 타 항공사를 이용했는데 가격은 항공운임 16만1600원, 세금 및 제반 운임 10만8200원을 합한 26만9800원이었다. 날짜는 달랐지만 약 1.5배 차이가 났다.

12월 26일 출발 당일 새벽, 오전 8시 3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향했다. 일본 여행 수요가 급증했다는 뉴스를 보고 혹여나 공항 검색대에서 시간을 오래 지체할까 싶어 넉넉하게 2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도착했다. 걱정과 달리 에어프레미아 체크인 카운터 앞은 기다림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을 정도였다. 도쿄 나리타 노선이 취항한 지 4일째 되는 날이었다. 참고로 해당 노선에서는 온라인 체크인이 불가능했다.



비행기 탑승 후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다름 아닌 좌석 시트다. 보통은 먼지나 진드기가 잘 붙는 천 소재인데, 에어프레미아는 경주용 차량의 안전 시트와 고급 유모차 브랜드로도 유명한 레카로(RECARO)사 시트를 도입해 쾌적한 느낌이었다. 여타 저비용 항공사와 달리 개인 이어폰과 휴대폰 충전 포트 및 12인치(약 30cm) 터치스크린을 제공한다. 3시간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물과 커피, 부산 유명 베이커리 옵스의 ‘학원전’ 카스텔라가 간식으로 나왔다. 인천으로 돌아오는 타 항공사 노선에서는 물을 따로 구매해 마셔야 했던 터라 에어프레미아의 서비스가 훨씬 크게 느껴졌다.

실제 가격 차이 얼마나 날까

보잉 787-9 드림라이너 기내 전경.

보잉 787-9 드림라이너 기내 전경.

기자가 항공권을 구입할 당시만 해도 취항 초기 영향인지 에어프레미아와 타 항공사 가격이 10여만 원 정도 차이가 났다. 1월 22일 성인 1인 기준 인천-나리타 편도 노선으로 에어프레미아와 타 항공사의 항공권 가격을 비교해봤다. 1월 17일 기준 에어프레미아는 일주일에 총 4회(월, 수, 금, 일), 하루에 오전 1회씩 운항한다. 좌석 선택지는 이코노미와 프리미엄 2가지. 이코노미는 좌석 간격 35인치(약 89cm), 기내식(비행시간 4시간 미만 노선 제외), 12인치 스크린 엔터테인먼트, 온라인 체크인을 제공한다. 프리미엄은 좌석 간격 42인치(약 107cm)에 와인 2종이 포함된 기내식, 13인치(약 33cm) 스크린 엔터테인먼트, 편의용품, 전용 체크인 카운터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한다. 두 좌석은 위탁수하물 무게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위탁수하물 15kg, 포인트 적립 70%, 사전 좌석 지정이 유상인 이코노미 라이트 금액은 24만800원이다. 위탁수하물 23kg, 포인트 적립 100%, 사전 좌석 지정이 부분 무료인 이코노미 스탠더드는 26만5800원. 같은 조건에 포인트 적립이 120%인 이코노미 플렉스는 29만5800원이다. 프리미엄의 경우 위탁수하물 32kg, 포인트 적립 100%, 사전 좌석 지정이 무상인 프리미엄 스탠더드가 39만800원이다. 모두 일정 변경 및 환불에는 수수료가 부과된다. 위탁수하물 32kg, 포인트 적립 120%, 사전 좌석 지정이 무상인 프리미엄 플렉스는 42만800원으로 일정 변경 무료와 환불 수수료가 부과된다.

동일 조건으로 타 저비용 항공사 5곳의 가격을 알아봤다. 가장 저렴한 항공권은 20만7300원. 기내수하물 10kg, 위탁수하물 15kg, 사전 좌석 지정은 유상으로 가능하다. 동일 조건으로 에어프레미아 스탠더드 라이트 금액은 24만800원. 5곳과 비교했을 때 세 번째로 저렴했다. 이들과 차이점은 기내 간식과 비행기 기종 구분 없이 USB 충전 포트, 스크린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는 것. 저비용 항공사의 경우 저가인 점을 감안, 휴대폰 충전을 위해 보조배터리를 챙겨 탔지만 비슷한 비용이라면 에어프레미아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금창현 에어프레미아 여객사업본부장은 “중거리의 경우 다른 저비용 항공사보다 20% 전후로 높게, 장거리 노선의 경우 대형 항공사보다 30% 저렴하게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에어프레미아의 장점을 제대로 누리려면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등고속처럼 넓은 좌석에 별도 카운터와 우선 탑승이 가능해 비즈니스 좌석에 준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 가격 면에서는 “미국 노선의 경우 대형 항공사 이코노미 좌석 가격에 10~20%를 더 주는 정도”라고 언급했다.

에어프레미아는 고품질·저비용 서비스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먼저 기존 항공기보다 연료 효율성이 높은 ‘보잉 787-9 드림라이너’기를 운항해 연료비용을 절감한다. 기종을 1가지로 통일해 운항과 정비 효율도 높였다. 금 본부장은 “보잉 787-9 드림라이너가 최신 차세대 기종으로 항공기 리스 비용은 높지만, 단일 기종을 사용함으로써 절감하는 단가 금액이 크다”고 설명했다. 기종이 다양할수록 정비사, 부품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좌석도 이코노미, 프리미엄 2가지로 구성해 공간과 운영의 효율을 높였다. 인력과 비용이 많이 드는 비즈니스와 퍼스트 좌석을 없애고 단순화한 것이다.

‘아무리 서비스가 좋고 저렴해도 10년 차가 안 된 항공사가 안전할까?’라는 궁금증이 들 수 있다. 하지만 항공 안전은 항공사의 규모나 경험에 좌우되지 않는다고 에어프레미아 측은 말한다. 금 본부장은 “보잉 787-9 드림라이너 기종은 많은 센서가 달려 있어서 엔진의 압력이 갑자기 높아졌다가 떨어져도 미세한 부분까지 체크 가능할 정도로 실시간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테랑 기장을 근거로 들었다.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기장들로, 이들은 국내 대형 항공사와 중동·중국 항공사에서 대형기 이상을 운항한 경험이 있다”는 것.

에어프레미아가 본격 항공 서비스를 제공한 지 7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올해는 장거리 노선 추가 취항을 계획 중이다. 5~6월 뉴욕 노선 취항이 어느 정도 확실시되었고, 이후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프랑스 파리, 태국 방콕 취항을 검토 중이다. 1월 11일 에어프레미아가 밝힌 노선 평균 탑승률은 89%에 달한다. 앞으로 취항할 추가 노선 상황에 따라 항공업계에 새바람이 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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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옵스 공식 홈페이지 에어프레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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