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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래자랑 새MC '막내딸' 김신영 첫 촬영 현장기

이경은 기자

2022. 09. 25

방송인 김신영이 34년간 고(故) 송해가 이끈 KBS ‘전국노래자랑’의 빈자리를 채웠다.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참신한 캐스팅에 전국 어머니, 아버지들은 물론이고 2030 젊은 시청자들도 기대감에 차 있다. 9월 17일, 전국노래자랑 최초 여성 MC 김신영의 첫 촬영 현장을 찾았다.

“일요일의 막내딸, 김신영입니다. ‘전국~’ 하면 ‘노래자랑~’으로 사랑을 주시길 바랍니다!”

9월 17일 경기도 하남시 미사경정공원 광장에서 ‘전국노래자랑’ 새 MC 김신영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30℃를 오르내리는 기온, 서 있기만 해도 등에 땀이 흐르는 뜨거운 날이지만 광장엔 남녀노소 불문 많은 사람이 모였다. ‘김신영’이란 글씨를 붙인 분홍색 요술봉을 든 아이도 보였다. 이날 김신영은 온 집안의 사랑을 받는 막내딸 그 자체였다.

8월 29일 저녁, KBS 공식 트위터 계정에 속보 하나가 올라왔다. ‘전국노래자랑’의 새 MC가 김신영으로 발탁됐다는 내용이다. 임영웅, 송가인 등 많은 가수를 배출한 프로그램인 만큼 39세의 김신영은 파격 그 자체였지만, 시청자들은 “올해 최고의 캐스팅”이라며 기대를 표했다. 이유는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것. 그 기대와 첫 촬영 현장도 다르지 않았다.

빠빠빰빠바빠밤♩♪. ‘전국노래자랑’의 시작을 알리는 로고송이 나오자 김신영은 지휘하듯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에 신재동 악단장을 비롯한 ‘큰 축’ 악단원들도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듯 더 크고 힘차게 연주했다. 웅장한 트럼펫 소리가 귀를 뚫는 듯했다. 송해 선생의 빈자리를 흥겨움이 채웠다.

전국 팔도 재주꾼을 찾아다니는 프로그램답게 이날도 다채로운 참가자가 나왔다. 수능을 두 달 남겨둔 4수생 김선경(22) 씨, 등장할 때부터 문워크를 춘 범상치 않은 한의사 이성민(46) 씨, ‘하남의 보아’ 와니 엄마 박정은(33) 씨 등이다. 참가자에게 “다 괜찮으니 바지만 벗지 마십쇼!”라고 할 만큼 열려 있는 자세로 임한다는 김신영은 이미 그사이에 녹아 있었다.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10월 16일 방영 예정인 ‘전국노래자랑’ 경기도 하남시편의 녹화현장에서 김신영과 참가자들이 무대를 꾸미고 있다.
김신영의 소속사 대표 송은이가 응원차  녹화 현장을 방문했다(맨 오른쪽).

10월 16일 방영 예정인 ‘전국노래자랑’ 경기도 하남시편의 녹화현장에서 김신영과 참가자들이 무대를 꾸미고 있다. 김신영의 소속사 대표 송은이가 응원차 녹화 현장을 방문했다(맨 오른쪽).

김신영은 ‘사람이 살아가는 법’을 아는 코미디언이다.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에 그를 캐스팅한 이유를 “인생의 여러 감정을 다 갖춰 웃겼다 울렸다 하는 게 좋았다”고 밝혔듯, 그 재능은 이날 무대에서도 십분 발휘됐다. “김규리 사랑한데이”라며 사랑을 고백하는 예비 아빠 옆에선 그 떨리는 마음을 함께했고, “80대 엄마를 위해 ‘바다새’를 부른다”는 3남매에겐 “눈물 나는데 괜찮겠심미꺼”라며 위로를 건넸다. 김신영의 에너지와 열정, 송해의 노련미와 푸근함이 ‘소통과 배려’라는 공통점으로 만났다.

간담회에 나온 김상미 KBS CP도 김신영의 매력으로 관찰력을 꼽았다. “12년간 라디오를 진행한 성실함은 기본이고 ‘식당 아주머니’ ‘빠지 아저씨’같이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서민을 관찰해 웃음을 뽑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전 국민을 무대에 올려 함께 놀 수 있는 MC로 적격”이라고 말했다.

김신영은 데뷔 20년 차 희극인이다. 그가 거친 프로그램만 수십 개, 장르도 여럿이다. ‘셀럽파이브’ ‘둘째이모 김다비’로 가수 활동을 했고, MBC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에서는 DJ, 영화 ‘헤어질 결심’에선 박해일의 후배 형사 ‘연수’를 연기했다. 연예계 경력만큼이나 발도 넓은 그답게 첫 촬영 현장에는 그를 응원하는 이계인, 양희은, 브레이브걸스, 에일리 등 여러 스타가 찾았다.

그중 단연 돋보인 건 자타 공인 ‘신영맘’ 송은이. “김신영을 너무 사랑한다”며 자신을 소개한 송은이는 김신영 소속사 ‘미디어랩 시소’의 대표다. 하지만 공은 공, 사는 사. 송은이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현숙 노래 ‘정말로’를 들고 경연에 참여했고, 심사위원단에게 통과를 의미하는 ‘딩동댕’까지 받았다. 송은이는 노래를 마치고 새 MC 김신영에게 꽃다발과 사탕 목걸이를 건네며 “가문의 영광이다. 지치지 말고 전국 팔도로 가라”고 격려를 전했다.

“저 친구 저러다 실신하면 어떡하지”

관중 사이 포착된 가수 악동뮤지션 이찬혁.

관중 사이 포착된 가수 악동뮤지션 이찬혁.

녹화는 약 4시간 동안 그늘 하나 없는 땡볕에서 진행됐다. 무척이나 덥고 습한 날씨였지만 김신영은 긴팔 양복을 입고도 마지막 참가자까지 눈을 맞추며 대화를 나눴다. 그는 출연자의 1초도 놓치려 하지 않았다. 김 CP가 “저 친구 저러다 실신하면 어떡하지” 했다는 말을 실감했다. 관객들도 녹화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그에게 집중했다.

우연히 미사경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무대와 먼 거리에서도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공원 산책을 나왔다는 한 하남시민은 “송해의 정체성이 워낙 강해 ‘전국노래자랑’의 새 MC로 김신영이 됐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며 “아내와 (새 MC로) 이찬원을 예상했는데, 여성MC를 생각하지 못한 건 내 편견”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신영이) 지금까지 해온 모습을 보면 서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며 잘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전국노래자랑’의 젊은 가주(家主)가 된 김신영은 첫걸음을 뗀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일요일의 남자’ 송해 선생님에 걸맞게 별칭을 고민하다 시끌벅적해도 괜찮은 ‘일요일의 막내딸’로 정했어요. 집안에 막내가 들어오면 분위기가 바뀌잖아요. 잘하려고 하기보단 배워가고 있습니다. 막둥이 하나 키운단 생각으로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녹화 당일 기상청이 발표한 70% 강우 확률을 뚫고 운 좋게 비는 오지 않았다. ‘전국노래자랑’은 야외무대가 주를 이뤄 날씨가 매우 중요하다. 42년 전통의 ‘전국노래자랑’, 그리고 김신영의 앞날에도 운 좋은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길 바란다.

#김신영 #전국노래자랑 #여성MC #여성동아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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