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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투자 컨설턴트 이명희, 예비 건물주를 위한 가이드

글 정혜연 기자

2022. 01. 17

다주택자 보유세 부담으로 아파트의 투자 매력이 떨어진 요즘, 빌딩 투자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명희 빌딩 투자 컨설턴트는 누구나 가용 자산에 레버리지를 활용한 빌딩 투자로 부자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다고 말한다. 

2021년 12월, 서울 강남 3구를 비롯한 수도권 핵심 지역에 아파트를 2채 이상 보유한 이들은 역대급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받아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 국민 평형인 전용면적 84㎡ 신축 아파트를 각각 1채씩 가지고 있는 2주택자의 경우 1억원에 가까운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는 등 2020년 대비 종부세가 수십 배 올랐다는 이가 부지기수였다. 정부의 다주택자 보유세 중과 정책에 따라 2021년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 종부세율은 기존 0.5~3.2%에서 0.6~6%로 늘었다. 실거래가의 절반에 불과했던 공시지가가 정부의 공시지가 현실화 기조에 따라 실거래가 대비 70%까지 오른 것도 종부세 급등의 원인이 됐다. 은퇴한 고령층을 포함해 여유자금이 부족한 중장년 일반 직장인들은 “빚을 내 세금을 내야 할 판”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재테크를 위해 아파트 추가 매입을 고려하던 이들은 대체 투자처로 속속 눈을 돌리고 있다. 기존에 진입장벽이 낮았던 역세권 상가와 꼬마 빌딩 이외에 지식업무센터, 사무용 빌딩 등 지금껏 고수의 영역으로 분류됐던 수익형 부동산에도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실정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서울의 수익형 부동산 매매 총액은 8조1천8백74억원, 거래 건수는 4천2백여 건으로 공개 시스템이 도입된 2006년 이후 1분기 기준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빌딩 투자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관련 책들도 대거 출간되는 가운데 연간 5천억원 규모로 빌딩 중개를 성사시키는 렉스리얼티에셋(주) 소속이자 아주빌딩컨설팅을 이끄는 이명희 대표가 11월 말 펴낸 ‘빌딩 투자, 그들은 어떻게 하는가’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대표는 젊은 시절부터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높아 자연스럽게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2012년 경매 컨설팅을 시작으로 분양 컨설팅을 거쳐 현재 빌딩 투자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 10년 가까이 일하며 노하우를 축적한 이 대표는 일반인들이 언젠가는 이루고 싶은 꿈으로 건물주를 꼽는 반면 아무런 준비 없이 때를 기다리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빌딩 투자의 궁금증 A to Z를 집약해 책을 펴냈다. 사실 일반인들은 건물주가 되려면 금수저, 혹은 최소 은수저여야 한다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 대표는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10억원 안팎의 자금으로 건물주가 될 수 있고, 지방의 경우 1억원만 있어도 건물을 매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충분한 공부와 자금, 실행력만 있다면 부동산 값이 고공 행진하는 지금 흙수저라도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그녀에게 건물주가 되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법부터 세금, 금리, 대출 등 궁금한 점을 물었다.

최근 종부세 부담으로 아파트의 투자 가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분위기 속에 책 ‘빌딩 투자, 그들은 어떻게 하는가’가 출간돼 관심을 모았어요. 어떻게 책을 내게 되셨나요.

빌딩 투자라고 하면 언제가 하고는 싶지만 아직은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지금까지는 단연 아파트가 안전성, 수익성, 환금성 등 삼박자를 다 갖춘 투자처로 사람들에게 각광받아왔죠. 하지만 최근 아파트 시장은 종부세 외에도 청약 규제, 대출 규제, 양도소득세 강화 및 전매 제한 등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어요. 상대적으로 빌딩 투자에 대한 문턱이 낮아져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인구 고령화와 저금리 기조로 빌딩 투자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요. 평소 많은 분들이 빌딩 투자에 대해 질문을 해오셨어요. 시중에서 출간된 책을 살펴봤는데 아쉬움을 느껴 제가 중개한 사례를 중심으로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투자 계획부터 자금 조달과 세금 문제, 건물 운용까지 빌딩 투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싶었어요.

빌딩 투자는 부자들에게만 허락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대표님은 정말 누구나 건물주가 될 수 있다고 보나요.

물론이죠. 책에 수록된 사례들을 보면 모두 40대에 건물주가 된 분들이에요. 물론 전문직과 기업 대표도 있지만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서울의 집을 사고 그걸 토대로 종잣돈을 만들어 건물을 매입한 직장인도 있어요. 이들이 현금으로 조달한 투자금은 7억~10억원, 매입한 빌딩의 거래 금액은 19억~30억원 규모라는 공통점이 있죠. 대출 규제가 강화된 아파트 투자 대비 레버리지를 활용한 꼬마 빌딩 매입이나 구분상가 투자 등을 고려한다면 누구나 빌딩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서울 및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지역에 대한 투자나 혹은 공동투자 등의 방안을 모색한다면 약 1억~2억원 규모의 자금으로도 빌딩 투자를 할 수 있어요.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업종의 불황이 이어져 임대수익이 떨어졌는데도 빌딩 거래가 활발했어요. 시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지난해 역대 최저 기준금리로 시중에 돈이 풀리면서 부동산뿐만 아니라 주식 및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뜨거웠어요. 특히 지난해는 빌딩 가격 상승폭이 매우 높아서 걱정될 정도였어요. 공실인 빌딩도 상당수였는데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하신 분들도 적지 않아요. 강남뿐 아니라 수도권으로의 투자 확산세도 계속됐고요. 앞으로 금리가 오를 예정이지만 물가상승률이 3% 정도로 화폐 가치가 낮은 상태여서 빌딩 가격의 상승 여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빌딩 노후화와 관계없이 땅값은 지속적으로 오르기 때문에 아파트처럼 가격이 떨어질 리는 없다고 봅니다.

최근 빌딩을 매입하려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낮아지는 추세라고 하는데, 어떤 사람들이 빌딩 투자 컨설팅을 의뢰하나요.

최근에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다 보니 20~30대들 사이에서도 영혼까지 끌어모아 아파트에 투자한다는 사람들이 늘었죠. 몇 년 사이에 빌딩 시장에도 영&리치로 일컬어지는 40대 신흥 건물주들이 큰손으로 급부상 중이에요. 과거에는 상속과 증여, 혹은 은퇴를 앞둔 60~80대가 주 고객이었던 데 비해 최근에는 부동산 투자 공부를 많이 한 30~40대들도 꼬마 빌딩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어요. 또한 투자자들이 몸담고 있는 업종의 변화도 눈에 띄는데 과거에는 전통적인 제조업, 건설업, 전문직에 종사하는 장년층 고객들이 주를 이룬 반면 최근에는 IT, 교육, 온라인 유통, 엔터테인먼트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젊은 기업가들의 의뢰가 늘었어요.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 투자를 통해 큰 수익을 거둔 20~30대 고객의 의뢰도 꽤 증가했고요.

그렇다면 수도권에서는 현금이 최소 어느 정도 있어야 건물주가 될 수 있을까요.

요즘 부동산 시세를 고려하면 일반적으로 10억원가량의 자금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씀드려요. 그런데 이는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할 때이고, 지방은 그보다 낮은 금액도 가능해요. 최대한의 레버리지 활용을 가정하거나 공동투자 등의 방안을 모색한다면 약 1억~2억원 규모의 자금으로도 빌딩 투자를 할 수 있죠. 최근에는 일반인들이 적은 금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펀딩(자금조달)식 조각 투자 플랫폼이 많이 생겼고, 이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에요. 부동산 관련 펀드를 비롯해 부동산투자신탁(REITs: Real Estate Investment Trust), 디지털 자산 유동화 증권(DABS: Digital Asset Backed Securities) 등 간접투자 상품까지 고려한다면 자금 규모에 상관없이 누구나 빌딩 투자가 가능해요.

빌딩 투자도 아파트처럼 입지나 교통편, 직주근접 등을 기준으로 접근하면 될까요.

빌딩의 입지를 판단할 때는 아파트와는 조금 다른 관점이 필요해요. 공식처럼 여겨지는 빌딩 투자의 3요소 가운데 첫째는 비슷한 입지의 경우 작은 상권보다는 큰 상권을 선택하라는 겁니다. 2개의 크고 작은 상권이 거리상 비슷한 곳에 위치한다면 이용객들의 발걸음은 작은 상권보다는 큰 상권으로 옮겨가기 쉽기 때문이죠. 둘째로 배후 수요가 얼마나 탄탄한지를 봐야 해요. 배후가 탄탄하면 소비 가능 인구의 구매력을 기대할 수 있고, 상가가 점유하는 소비 지출액이 있기 때문에 불황에도 버틸 수 있죠. 마지막으로 접근성이 좋아야 해요. 배후가 아무리 탄탄해도 접근성이 좋지 못하면 무용지물입니다.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등 대중교통 시설에서 100m 이내에 위치한 상가들은 사람들이 몰리는 기본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임대수익도 무시하지 못할 요소인데요, 은행 대출을 제외하고 월 임대료의 10% 정도 수익금만 들어온다면 투자하기 적합할까요.

단순히 금리와 임대 수익률만 비교해서는 안 돼요. 금리 인상 이슈가 대두되고 있는 요즘 같은 때는 0.5%p 인상으로도 마이너스 수익률로 전환될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죠. 이 외에도 예상하지 못한 리스크에 노출될 우려는 또 있어요. 예를 들어 코로나19 같은 이유로 공실이 생기거나, 건물의 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하게 되면 은행 대출 이자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죠. 레버리지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은 추천 드리지만 무리한 대출은 개인적으로 권하지 않아요. 이 같은 돌발 상황으로 곤란을 겪는 경우가 의외로 많거든요.

세금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인데 취득세, 양도소득세, 보유세 등 어떤 부분을 가장 신경써야 하나요.

빌딩 거래에서 많은 사람들이 가장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있다면 세금 문제일 거예요. 세금은 취득 시점부터 보유, 임대, 양도까지 단계별로 부과되기 때문에 처음 건물을 매입하는 분들은 예상과 달리 기대수익률이 낮아 당황스러워하죠. 절세를 위해 철두철미하게 계산기를 두드려보는 노력까지는 못 하더라도 추후 발생할 세금 납부에 대한 사전적인 학습과 시뮬레이션은 반드시 필요해요. 마음에 드는 빌딩이 있다면 투자하기 전에 취득세, 부가가치세, 재산세, 주민세, 교통유발부담금, 임대료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양도세 등 납부해야 할 세금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대략적으로라도 시뮬레이션을 꼭 해봐야 합니다.

세금 면에서 개인보다 법인이 빌딩 투자에 유리하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각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무조건 유리하다고 볼 수 없어요. 취득세의 경우 상가·빌딩의 경우 4.6%로 세율이 고정되어 있지만, 법인의 경우 중과세 규정이 있어 최대 9.4%의 세율이 적용되죠. 반면에 양도세의 경우 개인은 6%에서 최대 45%의 세율이 적용되지만 법인은 10~25%의 세율이 적용되어 상대적으로 유리하죠. 다만 개인의 경우에도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통해 최대 30%까지 감면받을 수 있어요. 결론적으로 빌딩을 매입하려는 목적과 용도, 보유 기간 등 종합적으로 분석해 매입 시 개인 또는 법인으로 적절하게 선택해야 하죠.

최근 부동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고점인 듯한데 그래도 상승 여력이 높은 지역은 어디일까요.

상승 여력만 놓고 본다면 서울에서는 강남 이외 지역이나 수도권을 추천하는 편이에요. 물론 이 경우에도 해당 물건의 세부적인 입지와 건물의 상태가 변수가 되긴 해요. 업계 종사자로서 특정 지역을 짚어서 말씀드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하지만 간접적인 팁은 드릴 수 있어요. 기존의 ‘2020 서울도시기본계획’ ‘2030 서울플랜’ 등 도시기본계획과 곧 발표 예정인 ‘2040 서울플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망 사업계획’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스터디한다면 중장기 관점의 투자 안목을 키울 수 있을 거예요. 또 투자하고 싶은 지역이 있다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개발계획과 각종 정보를 최대한 학습하고 발품을 파는 노력도 반드시 필요해요.

빌딩 투자 컨설팅을 하면서 가장 기억 남는 사례가 있나요.

일찌감치 건물주의 꿈을 키워온 40대 가장이 있었는데, 빌딩 매입까지 2년이라는 상당히 긴 시간이 소요됐고 그사이 빌딩 가격이 계속 올라 초기 투자금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한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죠. 전 재산을 투자하는 일이니 쉽게 의사결정을 못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에요. 그런데 이런 꼼꼼함이 부동산 가격 상승장에서는 투자 기회를 놓치는 안타까운 상황을 부르기도 하죠. 결과적으로 이분은 빌딩을 매입하긴 했지만 사전 학습이 부족해 더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친 건 아쉬운 대목이죠. 지금 당장 건물을 살 자금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더라도 빌딩 투자에 대한 학습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투자를 잘못해서 돈이 묶인다거나 실패를 맛본 사례도 있을 듯합니다.

물론 투자 실패 사례도 종종 보게 돼요. 이런 사례들은 빌딩 매각 가능성과 공실 리스크, 유지보수 비용 등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갑작스러운 공실, 유지보수 비용 추가 발생으로 수익률이 감소해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손해를 보고 급하게 매각하는 사례가 있었죠. 금리의 상승으로 대출 이자가 늘어나 당초 시뮬레이션했던 투자 수익률에 한참 못 미치는 수익으로 손해를 보는 사례도 있었고요. 생애 첫 빌딩을 매입하는 투자자들은 향후 매각이 필요한 상황에 대한 대비가 부족해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충분한 사전 대비를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많은 이를 건물주로 만드는 데 일조하셨어요. 그분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최근 가상화폐, 주식 투자 등을 통한 수익으로 빌딩을 매입하는 영&리치가 증가하는 추세이기는 합니다만, 제가 만난 대부분의 자산가들은 과감한 투자로 한순간에 큰 수익을 얻은 젊은 층이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서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신 분들이었어요. 이분들의 공통점은 적절한 포트폴리오 운용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유 자산의 증식을 이뤘다는 점이에요. 또한 빌딩 매입의 정확한 목적과 용도에 대한 명확한 투자 관점을 가지고 있었어요. 빌딩 매입이 자산 분산의 전략 가운데 하나였던 셈이죠. 좋은 빌딩을 볼 줄 아는 자산가들의 안목은 이러한 합리적인 포트폴리오 운용과 투자에 대한 명확한 관점을 기반으로 형성된 것이라고 느꼈어요.

빌딩 투자 컨설팅을 하면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꼈는지도 궁금합니다.

저를 통해 빌딩 투자에 첫걸음을 떼셨던 투자자분들이 어엿한 자산가로 성장한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껴요. 제가 빌딩 투자 컨설팅에 종사하며 투자자분들께 일방적으로 도움만 준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 역시 이 일을 하면서 투자자를 통해 보고 배우는 점이 매우 많거든요. 이미 큰 부를 이룬 자산가들의 조언, 초보 투자자와 함께 고민하며 겪는 시행착오 등을 통해 저 역시도 성장하고 있음을 느껴요.

사진 박해윤 기자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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