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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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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디올의 천국

글 이나래

2021. 09. 23

디올의 대표적인 핸드백 라인인 ‘레이디 디올’ 팝업 스토어가 더현대 서울에 문을 열었다. 세계 각국의 아티스트들이 재해석한 아트 컬렉션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나만의 레이디 디올 백도 커스터마이징해볼 수 있다. 

1 2 세계 각국의 아티스트들이 레이디 디올 백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선보인 아트 피스들. 왼쪽부터 에두아르도 테하자스, 올가 드 아마랄의 작품이다.

1 2 세계 각국의 아티스트들이 레이디 디올 백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선보인 아트 피스들. 왼쪽부터 에두아르도 테하자스, 올가 드 아마랄의 작품이다.

서울 여의도의 핫플로 등극한 더현대 서울에 디올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백인 ‘레이디 디올’, 그중에서도 패브릭 라인인 ‘D-Lite’를 주제로 한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레이디 디올이란 무엇인가! 영국 왕실의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빈부터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패셔니스타 블레이크 라이블리, 명품 하우스가 총애하는 K팝의 간판스타 수지까지. 그야말로 클래식과 캐주얼을 넘나드는 매력으로 로열패밀리와 팝 스타 같은 상이한 매력의 소유자들이 입 모아 예찬하는 디올의 상징적인 아이콘 아니던가! 심지어 2017년부터 올해까지 다섯 해 째 레이디 디올 백을 주제로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협업해온 ‘Dior Lady Art’ 컬렉션의 일부 작품을 이곳에서 전시한다니, 패션과 아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가슴 셀레는 이벤트임이 분명하다.

이번 레이디 디올 팝업 스토어는 더현대 서울 5층에 자리한 도심 속 정원 ‘사운즈 포레스트’에서 10월 3일까지 열린다. 정원의 무드를 충분히 살려 마치 레이디 디올의 정원을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 팝업 스토어 주변에 위치한 정원의 구조물에 디올의 로고를 더하고, 유럽의 보태니컬 가든에서 볼 법한 소품을 배치한 덕분이다. 중앙에 위치한 팝업 스토어에 대기 인원이 많다고 해도 사진을 찍으면서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하다. 만약 주말에 팝업 스토어를 방문한다면 대기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팝업 스토어 규모가 크지 않고, 관람객이 충분히 아트 피스를 관람하도록 입장 순서를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가가 재해석한 레이디 디올의 아트 컬렉션

팝업 스토어에 입장하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세계 각국의 아티스트들이 레이디 디올 백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선보인 11점의 아트 피스다. 한가운데에 놓여 시선을 사로잡는 바이올렛 컬러의 그러데이션 백은 지난해 ‘Dior Lady Art’ 컬렉션에 참여한 주디 시카고의 작품. 미국 페미니스트 예술 운동의 창시자인 그녀는 여성의 힘을 연상시키는 나선과 조개 모티프를 활용해 다채로우면서 관능적인 곡선미를 선보여왔다고 평가받는다. 이번 팝업 스토어에 등장한 그녀의 작품 레이디 디올 백은 오묘한 그러데이션 컬러와 곡선을 겹쳐 만들어낸 파동이 특히 인상적이다.

올해로 다섯 번째인 ‘Dior Lady Art’ 컬렉션의 아티스트 중 한 명인 조엘 안드리아노메아리소아는 깔끔한 블랙의 레이디 디올 백 위에 블랙 소재를 밀푀유처럼 겹겹이 쌓아 올린 2가지 버전의 아트 피스를 선보였다. 고동치는 심장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알려진 이 백은 각각 가죽과 라지미르 실크를 활용해 리듬감을 주었고, 참 장식에도 작가 특유의 폰트를 적용했다. 프랑스계 스위스 출신 아티스트인 마이 투 페레는 추상적인 기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자신만의 문자로 세라믹과 자수, 라탄 같은 수공예 작업을 하는 작가다. 그녀는 백의 몸체에는 태피스트리로 짜 넣은 시그니처 문자 체계를, 핸들과 참에는 직접 빚어 구운 세라믹 소재를 더해 블랙과 화이트의 2가지 컬러 백을 선보였다.

기하학적이고 구조적인 표현이 특징인 레이디 디올 백은 지난해 ‘Dior Lady Art’ 컬렉션에 참여한 멕시코 작가 에두아르도 테하자스의 작품이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로고와 전체 디자인을 공동 제작했던 그는 이번 협업에서도 자신의 강점인 조형미를 아낌없이 선보였다. 컬렉션 협업 당시 브랜드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선과 컬러를 조합해 완성한 3백여 가지 패턴 중 1974년에 그린 초기 디자인을 적용, 건물처럼 보이는 아트 피스를 완성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해 함께 참여했던 우리나라 작가 이지아의 작품도 전시 중인데, 질감을 살린 화이트 레더 위에 수선화 한 다발을 수놓은 가방이 한 폭의 그림 같은 느낌이다.



골드 컬러가 눈부신 2개의 레이디 디올 백은 2019년 ‘Dior Lady Art’ 컬렉션에서 협업한 콜롬비아 출신 작가 올가 드 아마랄의 작품이다.

남미 추상미술의 대표적인 작가인 그녀는 가죽과 골드, 실버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작업하는데, 이번 아트 피스에는 빛을 발산하는 데 탁월한 골드를 선택했다. 24K 금박으로 섬세하게 장식한 미디엄 사이즈 백에는 역시 수작업 공정으로 금박을 덧댄 참 장식을 매치했다. 또한 미니 사이즈 백은 골드 컬러로 염색한 송아지 가죽 위에 골드 컬러의 비즈 장식으로 화려함을 덧입혔다.

전시된 작품 중 가장 화려한 색채가 눈길을 끄는 퍼 소재의 레이디 디올 백은 2017년 첫 번째 ‘Dior Lady Art’ 컬렉션에서 선보인 것으로, 기니 출신의 스위스인 사진작가 남사 루바가 아프리카 은데벨레 부족에게서 영감을 얻어 탄생시켰다. 레드와 옐로, 그린 컬러 밍크 퍼를 믹스해 아프리카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동시에 에스닉한 무드를 완성했다.


나만의 레이디 디올을 찾아서

나만의 레이디 디올 백을 커스터마이징해볼 수 있는 공간.

나만의 레이디 디올 백을 커스터마이징해볼 수 있는 공간.

작품을 둘러본 후 다음으로 만나게 되는 두 번째 섹션은 나만의 레이디 디올 백을 커스터마이징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스크린 위에 나타나는 10여 가지 컬러와 패턴, 디자인을 선택한 후 자수 레터링으로 7자 내외의 이름이나 메시지 등을 새길 수 있다. 또한 자수에 사용되는 실의 컬러도 6가지 중에서 선택 가능해 자신만의 취향을 오롯이 담아낼 수 있다. 커스터마이징한 디자인은 QR코드를 통해 휴대전화로 전송받을 수도 있다.

이어지는 공간은 바로 레이디 디올 백을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이다. 가장 다양한 레이디 디올 백을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매장 측의 설명. 레이디 디올 백을 사랑하는 팬들의 발걸음이 한참 동안 머무는 곳이기도 하다.

가방의 모든 색상을 주문할 만큼 레이디 디올 백을 사랑한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빈.

가방의 모든 색상을 주문할 만큼 레이디 디올 백을 사랑한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빈.

레이디 디올 백은 1994년 처음 만들어진 후 프랑스어로 귀염둥이라는 뜻을 가진 ‘슈슈(Chouchou)’로 불리다가 1995년 당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베르나데트 시라크 여사로부터 이를 선물받은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착용한 것이 포착되면서 그 위상이 변모했다. 가방의 모든 색상을 주문할 만큼 레이디 디올 백을 사랑한 다이애나 왕세자빈을 일컫는 의미로 ‘레이디 디올’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을 정도. 이 가방을 탄생시킨 주인공은 1989년부터 1997년까지 디올을 이끌었던 디렉터 지안프랑코 페레. 그는 크리스찬 디올의 첫 번째 패션쇼에 등장했던 나폴레옹 3세의 의자에서 영감을 받아 카나주 스티치 모티프를 완성했다고 알려져 있다. 몇 년 후면 탄생 30년을 맞는 레이디 디올 백이 꾸준히 사랑받아온 이유는 정사각형의 클래식한 보디에 악센트를 더하는 둥근 핸들과 퀼팅 처리한 카나주 모티프를 가죽이나 패브릭, 페이턴트 등 다양한 소재로 변주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레이디 디올 백은 소재와 사이즈를 적절히 선택하기만 하면 일상적인 외출부터 특별한 이브닝 파티까지 다양한 TPO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전설의 아이템이다.

사진 이나래 
사진제공 디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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