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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관리 끝판왕, 전지현의 ‘킹덤’

글 정혜연 기자

2021. 07. 23

1997년 고등학생 시절 잡지 모델로 데뷔해 어느덧 두 아들의 엄마가 된 배우 전지현. 5년 전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을 끝으로 휴식을 취한 그녀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의 스페셜 에피소드 주연으로 돌아왔다.

배우 전지현(40)은 이름만으로 하나의 브랜드가 된 지 오래다. 20여 년간 톱스타로서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고, 지금도 여전히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활동 기간은 길지만 신중하게 작품을 고르는 까닭에 지금껏 출연한 작품은 드라마 4편, 영화 12편에 불과하다. 가장 최근작은 2016년부터 이듬해 초까지 방영한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이다. 이후 두 아들을 출산하고 육아에 전념하느라 한동안 작품에서 볼 수 없던 그녀의 복귀 소식이 최근에야 들려왔다. 2019년 1월 처음 선보인 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의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아신전’(이하 ‘아신전’) 주연을 맡은 것. ‘아신전’은 시즌3 방영 이전에 생사초의 기원과 조선에 생사역(좀비)이 들끓게 된 이유 등을 설명한 프리퀄 형식의 92분짜리 단편 에피소드다. 앞서 지난해 3월 공개된 ‘킹덤’ 시즌2의 마지막화 엔딩 장면에 전지현이 등장한 바 있어 일찌감치 기대감을 높였다.

‘킹덤’ 시리즈는 역병이 창궐한 조선에 생사역 떼가 출몰한 가운데 사람을 살리는 생사초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그린다. 시즌 1에서는 영의정 조학주(류승룡)가 생사역이 된 임금을 쇠사슬로 묶어두고 손자를 임금의 자리에 앉히려 한다. 백성들이 생사역으로 변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왕세자 이창(주지훈)은 생사초의 비밀을 추적하는 의녀 서비(배두나)와 힘을 합친다. 시즌 2에서는 조씨 가문이 왕권을 장악한 가운데 처단한 줄로만 알았던 생사역이 다시 나타나고, 이창은 안현대감(허준호)과 함께 조학주와 생사역에 맞선다.

‘킹덤’스페셜 에피소드 ‘아신전’의 전지현

‘킹덤’스페셜 에피소드 ‘아신전’의 전지현

‘아신전’에서는 생사초가 조선에 들어오게 된 배경과 베일에 싸인 북방 여인 아신(전지현)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압록강 지대 국경 인근에서 어떤 나라에도 속하지 않은 채 ‘성저야인(성의 아래에 모여 사는 야인)’으로 어린 시절을 보낸 아신은 병에 걸린 어머니를 위해 생사초를 찾아 나섰다가 계략에 휘말려 가족을 잃은 후 복수를 다짐한다. 전지현은 가족을 잃은 한을 품은 북방 여인의 서늘한 내면 연기는 물론, 험준한 땅을 누비며 활시위를 당기는 액션 연기까지 소화해냈다.

7월 23일 ‘아신전’ 공개를 사흘 앞두고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킹덤’ 시리즈를 집필한 김은희 작가는 처음부터 ‘아신’ 역할에 전지현을 염두에 두고 대본을 집필했을 정도로 그녀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고. 촬영 후 김 작가는 “전지현보다 더 이 역에 맞는 배우가 있을까”라고 평하며 완벽하게 아신으로 분한 전지현에게 찬사를 보냈다. 김은희 작가에게 전지현을 캐스팅한 배경에 대해 묻자 “평소 전지현 씨의 굉장한 팬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라고 불리지만 영화 ‘암살’ ‘베를린’에서 아픔을 간직한 캐릭터도 인상적이었다. 아신은 내면으로 아픔을 간직하고 있지만 겉모습은 위험해 보이는 무사로서의 이미지도 있다. 애초에 전지현 씨를 모티프로 아신을 그렸는데 막상 ‘캐스팅을 거절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지만 승낙해줘서 기뻤다”고 말했다.

‘킹덤’ 시리즈의 빅 팬이었던 전지현은 캐스팅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녀는 “‘킹덤’뿐 아니라 김은희 작가님의 작품을 평소 좋아했다. 작가님을 사석에서 만났을 때 우스개로 ‘킹덤에 좀비로라도 출연하고 싶어요’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렇게 큰 역할을 주셔서 영광”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지난해 ‘킹덤’ 시즌 2의 엔딩을 장식하며 이후 시리즈 출연을 예고한 바 있는 전지현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많은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담을 느끼는 듯했다. 그녀는 “(캐스팅 사실을 알리지 않아) 엔딩 신을 본 주변 지인들이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언니가 왜 나와?’라며 놀라워했다. 사실 저 역시 한 사람의 시청자로서 ‘킹덤’ 시리즈를 즐겼기 때문에 캐스팅 제의가 왔을 때 기뻤던 한편 굉장히 부담이 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이런 흐름에 누가 되지 않으려고 다소 긴장한 상태로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영화 ‘도둑들’을 비롯해 ‘암살’ ‘베를린’ 등에서 액션 장면을 선보인 바 있는 전지현은 이번 작품에서도 활을 쏘고 생사역을 처단하는 등 적지 않은 액션 신을 소화해냈다. 그녀는 “예전에 총을 쏘는 역할은 해봤지만 활 쏘는 역은 처음이었다. 아무래도 장비들이 있으면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기회가 많았던 것 같다. 처음 접하는 활쏘기 장비들이 요즘 것이 아닌 옛것이어서 굉장히 새로웠고 인상 깊었다. 생사역들과 몸으로 부딪치는 장면보다는 활로 한 방에 처단하는 장면이 많아서 보기보다 액션이 힘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평소 몸 관리를 꾸준히 하기로 유명한 전지현은 “ ‘아신전’ 촬영 전, 이미 체력을 단련해둔 상태였다”며 액션 장면에 대한 주변의 우려를 깔끔히 씻어줬다. 그녀가 이렇게 대답하자 곳곳에서 후일담에 쏟아졌다. 제작발표회 진행을 맡은 방송인 박경림은 “지인이 헬스장에 들어갔을 때 전지현 씨가 운동하는 걸 봤는데, 자기가 운동이 다 끝나고 씻고 밥까지 먹고 왔는데도 전지현 씨가 계속 운동을 하고 있어서 놀랐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출연한 배우 박병은은 “영화 ‘암살’ 촬영차 배우들과 중국에 머무르는데 전지현 씨가 호텔 피트니스 센터에서 홀로 러닝머신을 하는 모습을 보고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배우로서 꾸준한 관리는 기본, 한계 두지 않아”

10대에 데뷔했을 때부터 40대가 된 지금까지 한 치의 변화도 없이 완벽한 몸매를 유지하는 그녀만의 비결이 궁금했다. 전지현은 “사실 쉽지 않다. 나도 매일 눕고 싶고, 꼼짝하기 싫다. 촬영 현장에 나가는 것도 체력을 요하는 일인데, 작품에 대한 열정으로 몸을 움직이고 있다. 배우가 몸 관리를 하는 게 큰 자랑은 아니다.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배우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나이 60세, 70세가 넘어도 액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계를 두지 않는 편”이라고 답했다.

이에 곁에 있던 박병은은 “전지현 씨는 먹는 걸 조절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며 “‘아신전’ 촬영이 진행됐던 제주도에서 순댓국을 먹으면서 ‘맛있다’고 했더니 전지현 씨가 버선발로 뛰어와 먹더라”고 말했다. 그러자 전지현은 “사실 운동은, 먹는 걸 너무 좋아하다 보니 맛있는 걸 많이 먹으려고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남다른 관리를 해오며 톱스타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지현. 작품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하고, 역할에 성실히 임하려 애쓴 경험을 말하는 모습에서 완벽한 외모만큼이나 연기적으로도 완벽을 추구하는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그녀는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아신의 이야기가 시작부터 끝까지 펼쳐지니까 ‘이걸 내가 다 소화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글로 읽으면서 상상이 되지 않는, 내가 표현하기 너무 어려운 감정들이 많았다. 아직 최종본을 보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바가 크다”며 설레는 심경을 전했다.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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