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STYLE

hot

돌싱 아모레 서민정 후계 구도 적신호

글 이현준 기자

2021. 07. 08

이혼의 아픔에 이어, 경영 승계 재원 마련의 어려움까지. 공사 양면으로 시련을 맞이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장녀이자 경영 승계 1순위 서민정 씨의 후계 구도에 관한 논란을 조명했다.

지난 5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 서민정(30) 씨가 파경을 알렸다. 10월 19일 결혼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상대는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홍정환(36) 보광창업투자 투자심사총괄이다. 둘은 교제 때부터 ‘세기의 만남’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화제를 모았다. 화장품업계 재벌 아모레퍼시픽 가문과 범삼성가로 분류되는 보광그룹 자제이기에 단순한 남녀의 연애 이상의 의미가 있었던 까닭이다.

두 사람의 이혼 사유는 뚜렷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모레가 홍정환 씨의 집안인 보광 및 삼성으로 연결되는 혼맥을 잃게 됐음은 분명하다.


서민정이 최대 주주인 비상장 3사 실적 부진 늪에 빠져

설상가상으로 이혼이라는 개인적인 아픔에 이어 후계 구도에도 어려움이 닥쳤다. 그동안 업계에선 민정 씨가 일찌감치 후계자로 낙점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민정 씨는 착실히 경영권 승계를 준비해왔다.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 앤드 컴퍼니에서 근무하다 2017년 1월 경력사원으로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했고, 6월에 퇴사했다. 이어 중국 장강상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친 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기업 징동닷컴에서 일했다. 2019년 10월 아모레퍼시픽으로 돌아와 뷰티영업전략팀 과장으로 일하다 올해 2월 지주사인 아모레G 전략실로 옮겨 경영 수업에 매진하고 있다.
그런데 승계를 위한 재원 마련에 빨간불이 켜졌다. 서민정 씨가 2대 주주로 있는 에뛰드, 이니스프리, 에스쁘아 등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로드 숍 계열사 3사의 실적이 부진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니스프리는 2019~2020년 중국에서 1백40개 매장이 문을 닫았다. 올해 말까지 미국, 캐나다 매장 등 1백70여 개도 추가로 폐점할 계획이다. 에뛰드는 지난해 매출이 1천1백13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백80억원, 당기순손실은 2백34억원에 달했다. 에스쁘아는 지난해 매출 4백16억원으로 11%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적자를 기록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재원 마련에 계열사의 지분을 이용하는 경향을 고려하면 3사의 부진은 서민정 씨의 경영 승계에 어려움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모레G(2.93%), 에뛰드(19.52%), 이니스프리(18.18%), 에스쁘아(19.52%) 등 서 씨가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2천1백억원에 이르지만 약 1조원으로 추정되는 승계 재원 마련엔 한참 부족한 실정이다.



배당, 상장, 매각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수밖에 없는데, 이니스프리가 2019년 실적 부진에도 1천2억원의 중간 배당을 시행해 민정 씨에게 1백82억원의 배당금을 안겨줘 논란이 됐던 것 또한 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니스프리는 이후 배당을 하지 않았으며 에뛰드도 2018년부터 배당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에스쁘아 역시 2019년 반짝 흑자를 기록했을 뿐 이내 적자로 돌아서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후계 구도엔 아직 지장 없어… 재원 마련은 차차

이에 이러한 상황과 최근의 이혼을 결부해 일각에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후계 구도에 타격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재원 마련의 어려움은 물론 삼성가와의 혼맥이 깨져 후계 구도의 안정성을 잃었다는 것. 하지만 후계 구도 자체의 변화까지 논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정연승 한국유통학회장(단국대 경영경제대 교수)은 “아직 승계 구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서민정 씨가 경영에 있어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른 것이 아닌 데다 이혼 문제 역시 사생활의 영역으로 사업 영역과는 분리해서 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계열사 3사의 부진이 누적될 경우 그룹에서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측은 후계 구도에 대한 논란엔 선을 긋는 모양새다.

그룹 관계자는 “서경배 회장께서 아직 젊으신데 벌써부터 후계 구도에 대해 말이 나오는 건 적절하지 않다. 그룹 내부적으론 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 계열사 3사의 부진에 대해서도 민정 씨와는 관련이 없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 관계자는 “로드 숍의 부진은 업계에 나타난 전반적인 현상이다. 또 서민정 씨가 계열사 3사의 2대 주주인 것은 사실이나 지분만 많이 가지고 있을 뿐 전략 수립이나 콘셉트 설정 등의 경영 활동과는 관련이 없기에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묻는 건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온라인 판매 확대로 수익을 개선해나가는 데 집중할 것”이라 밝혔다.

사진 동아 DB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