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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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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연자 아닌가요?” ‘애로부부’의 명품 배우 4인

글 두경아

2021. 04. 09

채널A, SKY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의 애로드라마는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 덕분에 마치 내 이야기인 듯 극에 몰입하게 된다. 알고 보니 이들 모두 탄탄한 연기 내공의 소유자들이었다.



믿고 보는 불륜 남편! 임우철
“태어나서 처음 따귀 맞아 봤어요”

두 집 살림을 하다가 발각된 날 남편이 난감한 표정으로 두 여자에게 말한다. “그냥 우리 이렇게 그대로 살면 안 될까?” 남자가 대사를 내뱉는 순간, 스튜디오에 있던 패널들은 분노를 넘어 실소를 금치 못했다.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이하 애로부부)’ 13회 ‘주말의 여왕’ 편 이야기다. 본부인과는 주말부부, 내연녀와는 주중에 부부로 사는 남편의 스토리로, 친딸 보다 내연녀의 딸을 더 좋아하는 아빠로 등장해, 당당히 두 집 살림한다고 말한다. 그 말을 하는 남편의 얼굴이 너무나도 진심이라 더 복장이 터진다. 이 못난 남편을 연기한 배우는 임우철이다. 

“처음 불륜 피해자 남편으로 출연했던 6회 뒤로 더 경악할만한 캐릭터들이 줄줄이 방송됐지만, 제 기억 속에 정말 강하게 남는 충격적인 역할이었어요. 성인이 되서 처음 따귀도 맞아봤지요. 군대에서도 따귀는 안 맞아봤는데 말이에요(웃음).” 

그는 ‘주말의 여왕’에서처럼 답 없는 남편이나, 불륜 피해자로 당하는 불쌍한 남편 등 어느 역할이든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배우다. 이 덕분에 그가 출연하는 회차는 시청률이 꽤 높게 나온다. 

“‘애로부부’ 시청자들은 정말 실시간으로 몰입하고 감정이입해서 보시기 때문에 드라마 속 부부간의 사랑과 증오, 경멸 등 오고가는 감정이 어색하고 현실감이 떨어지면 바로 눈치 채실 것 같아요. 저는 상대 배우와 진짜 같은 감정을 주고받으려고 노력합니다. 상대역이 모두 연기파라서 카메라 앞에서 잘 듣고 보면서 도움을 많이 받아요. 또 짧은 시간 안에 기승전결이 있어야 하니 연기를 어느 정도 압축시켜야 하는지 늘 생각하지요.” 



임우철의 연기를 보면 그 접근 방식이 굉장히 디테일하게 느껴진다. 그의 이력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를 졸업한 뒤 연극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연기강사 활동도 병행해왔다. 영화 ‘마담 뺑덕’, ‘검은 사제들’, ‘시간 이탈자’ 등에도 출연했다. 

“예전에 연극배우 일을 하면서 운 좋게 대학에서 실기 강사로 연기를 가르칠 기회가 생겼어요. 중앙대 대학원에서는 영상연출가, 애니메이터, 사진작가들에게 연기를 가르쳤고, 엔씨소프트에서도 게임 애니메이터들에게 잠시 움직임 연기를 강의했지요. 5년 간 서울 서초동에서 연기학원을 운영하며 배우들의 연기 코치를 하기도 했고요. 코칭했던 배우 중 현재 주연급 남자 배우도 서너 명 있어요.” 

그는 ‘애로부부’에서 연기할 때 항상 ‘이 세상에는 상상 그 이상의 일들이 벌어진다’고 생각한단다. 특히 최근 27회 ‘욕망의 펜트하우스’ 편을 준비하고 연기하면서, ‘작가님이 내 사연을 알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고. 

“저는 이제까지 집을 소유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부모님께서 그 방송을 보시고 ‘너는 왜 드라마 속에서도 집을 안 사려하니?’ 그러시더라고요. 드라마 속 역할은 안 사려고 했지만, 실제 저는 능력이 안 돼서 못 산거죠. 집에 집착하는 아내, 또 그걸 살 기회를 놓쳐버린 남편, 두 사람의 안타까운 마음이 꼭 저와 같아서 너무나 아프게 공감했습니다.” 

임우철은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는 비결도 전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는 대사가 나오는 순간, “목에서 튀어나오는 단어를 통제하지 말고 시원하게 내뱉는는 게 중요하다”는 것. 그 이후에는 차분히 생각해보길 권한다고. 

“매일 아침 일어나면 속으로 말합니다. ‘9회말 2아웃이다. 칸 영화제로 가거나 게임 아웃이거나.’ 현재의 볼카운트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네요. 앞으로 가장 약하고, 소심하고, 자신감 없고, 평범하고, 착하고, 조용한,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옆집 아저씨, 대단할 것 없는 평범한 남자를 잘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말해놓고 보니 이 캐릭터 참 어렵겠네요(웃음).”

배우 임우철이 궁금하다면?!

“꼭 ‘애로부부’를 먼저 봐주시고, 제가 출연했던 ‘미아’와 ‘길’ 등 독립 장·단편 영화들도 봐주세요. 영화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받아서 시청할 수 있답니다. 제가 연기를 잘했던 작품들이어서가 아니라 못했던 연기가 발전해 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응원도 함께 해주시면 저는 게임 아웃이 되어도 행복할 것 같아요.”

‘애로부부’ 시청자들의 최애, 조한나
“하염없이 눈물 흘리며 연기해요”

‘애로부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회차는 지난해 9월 7일 방영된 7회 ‘들꽃 같은 여자’ 편이었다. 연변 출신 젊은 간병인은 들꽃 같이 강하고 밝은 기운으로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온 남편을 정성스럽게 돌본다. 그의 아내는 남편의 사업을 이어가느라 남편을 돌보지 않고 급기야는 실장과 바람까지 나버린다. 이 상황을 짐작한 남편은 더욱 간병인에게 의지하며 가까워지지만, 이내 간병인마저도 자신에게 돈을 목적으로 접근했음이 밝혀진다. ‘들꽃 같은 여자’ 편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상황을 제시하면서, 위기에 처했을 때 누가 내 곁에 있어줄 것인가 하는 지점을 건드려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특히 드라마 초반, 제목처럼 간병인의 밝고 긍정적인 태도가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이는 “실제 조선족 아니냐?”는 오해까지 샀던 배우 조한나의 열연 덕분이었다. 

“저 토종 한국인입니다(웃음). 조선족이냐는 말을 듣는데, 대전이 고향이에요. 제 평소 말투에 그런(억양) 게 있나 봐요. 그런데 연기는 너무 어려웠어요. 촬영을 앞두고, 대사 외우고 조선족 말투를 연습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어쩌면 그렇게 능청스럽게 연변 사투리를 구사하는지 물으니, 그는 “예전에 연극에서 조선족 역할을 해본 적이 있다”고 말한다. 

“연극을 시작으로 조선족이나 북한 사람 역할로 영화 오디션을 보면 최종까지 가곤 했어요. 오디션에서 잘 안 되더라도, 저를 인상 깊게 보시고 다음 번에 비슷한 역할 오디션이 있으면 또 불러주시기도 했죠.” 

중학교 때부터 배우의 꿈을 키워온 조한나는 예술고등학교와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거쳐 ‘완득이’, ‘수상한 흥신소’ 등으로 연극 무대에 올랐다. 2015년부터는 영화로 무대를 넓혀 ‘협녀, 칼의 기억’, ‘럭키’, ‘미옥’, ‘기억의 밤’, ‘증인’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려왔다. 특히 지난 2019년에는 주연을 맡은 단편영화 ‘모래’로 제76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오리종티(단편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바로 직전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고 돈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 상업 영화로는 후보에 올라간 작품이 없고, 유일하게 단편영화로 올라서 뿌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조한나의 연기는 ‘애로부부’에서도 반짝반짝 빛난다. 비록 미혼이지만, 역할을 맡을 때마다 깊이 공감하면서 실제 감정을 살려 연기하는 것이 비결이다. 

“‘들꽃 같은 여자’ 이외에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은 모두 안타깝고 안쓰러운 사연이에요. 그래서인지 연기하다 보면 대본에 ‘눈물을 흘린다’ 같은 지문이 없어도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요. 집에 가서도 감정이 남아 눈물이 나기도 했고요.” 

그가 꼽은 충격적인 회차는 14회 ‘씨집살이’편이었다. 시아버지의 재산을 노리고 결혼한 아이 과외교사 출신의 시어머니는 임신이 불발되자, 아픈 시아버지를 대신해 남편에게 비밀리에 정자를 기증받기로 한다. 

“남편이 시어머니에게 정자를 판다는 것도 놀라웠는데 시어머니가 아이의 머리를 툭툭 치면서 ‘너희 엄마아빠는 기생충이다’하는 장면은 정말 충격이었어요. 극중 연기라 따귀로 끝났지만 실제로는 진짜 가서 때리고 싶었죠. 학대 받는 아이를 보니까, 부부간의 갈등과는 또 다른 차원의 감정이 들었던 것 같아요.” 

‘애로부부’에 출연하면서 연락이 뜸했던 지인들에게까지 “방송 잘 보고 있다”는 인사를 듣고 있는 그는 SNS 메시지와 응원 댓글을 통해서도 인기를 실감 중이다. 

“솔직히 어떤 역할이든 주어지면 잘 하려고 노력하겠지만 하면 할수록 정답이 없고 어렵다는 걸 느껴요. 워낙 많은 캐릭터가 있지만 다양한 역할을 잘 소화해내면서 꾸준히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배우 조한나가 궁금하다면?!

“제가 출연했던 상업 영화는 이미 많이들 보셨을 것 같고, 단편영화 ‘모래’를 추천합니다. 이 영화로 베니스영화제에 다녀왔어요. 두 주인공이 강원도 거진으로 여행을 가며 벌어지는 일은 담은 작품으로, 영화를 본 뒤 더욱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거예요. 더불어 단편영화에 더욱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눈빛만으로도 희비극을 표현하는 박희경
“실제 사연자의 암담함을 공유하며, 진심으로 연기해요”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몰입력, 발성에서 풍겨오는 단단함. 박희경은 한 번을 등장해도 시청자를 몰입시키는 배우다. ‘애로부부’ 7회 ‘들꽃 같은 여자’ 편에서 하반신 불구인 남편을 두고 바람을 피우는 사업가 아내나, 33회 ‘남편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에서 바람난 남편을 둔 만삭의 아내 등 정반대의 역할을 연기하며 욕을 부르는 뻔뻔함과 애끓는 절절함을 감칠맛 나게 표현해냈다. 

“시청자들이 보실 때 ‘어떻게 하면 더 몰입하게 할 수 있을까?’, ‘공감가도록 할 수 있을까?’ 신경 쓰면서 연기하고 있어요. 특히 ‘애로부부’는 촬영감독님이나 모든 스태프들이 예쁘게 찍어주셔서 완성도가 높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박희경은 ‘애로부부’에서 가장 몰입하며 분노했던 이야기로, 최근에 출연했던 33회를 꼽았다. 

“회사 후배를 스토킹하는 남편을 둔 아내 역할이었어요. 남편이 바람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혼자만의 착각에 빠져 스토킹하는 내용이었죠. 제 역할은 이미 아이도 있을뿐더러, 뱃속에 둘째까지 가진 임신부였는데, 눈앞이 캄캄할 만큼 암담한 상황이었어요. 이혼할지, 용서할지 결정하기 어렵고 괴로운 사연이었죠. 저도 연기하면서 사연자분을 생각하게 됐는데, 그 고통이 느껴져 정말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어요.” 

박희경은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대학 졸업 후 2014년 ‘해를 품은 달’을 시작으로 ‘파리넬리’, ‘캣조르바’ 등의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했으며, 2017년부터는 연극과 드라마, 영화로 무대를 넓혀 드라마 ‘뷰티인사이드’와 ‘VIP’, 영화 ‘조선명탐정3’과 ‘창궐’ 등에 출연했다. 

“배우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직업이에요. 물론 재미있겠다고 생각은 했죠. 졸업 후 성악을 계속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무대에는 서고 싶은 마음에 뮤지컬 무대에서 앙상블을 하게 됐는데, 어느 순간 무대에서 말을 하고 싶더라고요. 그때부터 연기를 배우게 됐고, 감사하게도 배우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어요.” 

지금은 누구보다 몰입도가 높은 배우지만 “연기를 처음 했을 때는 많이 어색했다”고 회상한다. 음대 재학 시절 오페라 연기 수업을 들었다고 해도, 연기 무대는 오페라 아리아나 가곡을 부를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성악가로 무대에 설 때는 노래에 집중하니 움직임이 많지 않아요. 처음 연기할 때 무대에서 굳어 있던 생각이 나요. 무대에 서는 일은 생동감이 있고 관객의 반응을 바로 바로 느낄 수 있는 대신, 실수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요. 그런 긴장감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죠. 이와 비교해 영화나 방송은 무대보다는 훨씬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고, 시청자분들에게 전달되기 전까지 다듬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역시 ‘애로부부’ 출연으로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고,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즐거운 변화다. 박희경은 최근 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프로필 사진도 새롭게 찍었다. 연기자로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가서기 위해서다. 

“연락이 끊겼던 중·고등학교 친구들에게 ‘방송 잘 봤다’는 인사를 받아요. 10년 만에 연락이 온 경우도 있었고요. SNS는 팔로잉은 조금 늘었는데, 가끔 ‘잘 봤다’고 댓글을 남겨주시는 팬들이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어둡고 센 역할이나, 지적이고 바른 캐릭터, 엘리트 느낌이 나면서 강한 여자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연기 잘하는 배우로 오랫동안 연기하고 싶습니다. 또한 사람으로서도 성장하고 발전하며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배우 박희경이 궁금하다면?!

“저는 ‘애로부부’ 13회 ‘주말의 여왕’ 편을 꼭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불과 10분 거리에서 두 집 살림을 하며 내연녀를 상사의 내연녀라 속이고 돌봐주는 남편을 둔 아내로 나와요. 제 연기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합니다.”

청순과 치명, 그 사이 묘한 매력! 김서연
“드라마 한 편이 160부작 아침 드라마 스케일이에요”

단정한 외모와 뛰어난 요리 솜씨로 사랑받는 아내. 그러나 우연히 마주친 낯선 사람이 아내를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아내는 밤마다 누군가와 통화를 한다. 그러다 알게 된 사실은 바로 아내가 과거 모 기업 회장의 내연녀였다는 것. 아내가 회장님을 사로잡았던 비결은 바로 재벌가 애첩들의 쿠킹클래스에서 전수 받았다는 된장찌개였다. 드라마는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이 아내가 차린 밥상을 더 이상 맛있게 먹을 수 없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애로부부’ 6회 ‘밥 잘해 주는 여자’ 이야기다. 김서연은 이 회에서 아내로 출연해 일명 ‘된장찌개녀’로 불렸다. 그만큼 그의 연기는 인상적이었는데, 짧은 드라마 속에서 지고지순한 현모양처와 정반대인 치명적인 상간녀 사이를 오가는 넓은 연기 폭을 보여줬다. 

“‘애로드라마는 20~30분 분량의 짧은 드라마라 그 시간 안에 감정의 극과 극을 표현해야 해요. 시청자들이 더 쉽게 감정에 이입할 수 있도록 얄미운 부분은 더 얄밉게, 슬픈 부분은 한 없이 슬프게 연기해야 공감을 얻을 수 있죠.” 

그런가 하면 16회 ‘거머리가 사는 법’에서는 대박집 노예 며느리로 살다가 이혼을 당하고 쫓겨난 불쌍한 며느리 역할도 소화했다. 

“남편과 시어머니의 모함으로 쫓겨난 뒤 새로운 남자를 만나 재혼하고 음식점을 개업해 성공신화를 이뤄냈는데, 전 남편과 시어머니가 아이를 앞세워 찾아와 괴롭히는 내용이었어요. 아마 20부작 드라마, 아니 아침드라마였다면 160부작으로도 갈 수 있는 내용이었죠(웃음). 드라마 한 편을 찍을 때마다 쏟는 에너지가 어마어마해요.” 

김서연을 보고 방송가 뉴 페이스라고 생각했다면 오해다. 그는 1999년 영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로 데뷔해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기간을 제외하면 거의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해 왔다. 2018년 방영됐던 tvN ‘라이브’에서는 폭행당한 여자로, 지난해 방송됐던 드라마 ‘하이에나’에서는 비서로 출연한 바 있다. 이외에도 드라마 ‘변혁의 사랑’, ‘뱀파이어 탐정’ ‘38사기동대’ 등에서 연기를 선보였다. 

“고등학교 때 ‘키키’, ‘쎄씨’ 등 패션잡지 모델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어요. ‘여고괴담’ 이후에도 활동은 꾸준히 해왔고요.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진학했으나 회사(소속사)에는 들어가지 않고 혼자서 광고모델로 활동했어요. 광고를 찍을 때는 엄마 역할을 많이 했는데, 웬만한 잘 나가는 아역배우와 다 작업했던 것 같아요.” 

본격적으로 연기자로 활동하게 된 건, 어학연수를 다녀온 2015년부터다. 혼자 프로필을 돌리고 오디션을 봐서 배우로서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애로부부’에 출연한 모습을 보고, 주변 배우분들이 제 용기에 박수를 쳐주시더라고요. 친구는 ‘너는 애로부부에 최적화된 얼굴이다. 어떤 역할이든 다 어울린다. 눈빛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말해주고요. 앞으로 배우로서 입지를 공고히 한다면 ‘애로부부’ 덕이 크다고 생각해요.” 

김서연은 청순한 외모와 달리 “앞으로 공포와 스릴러 등 장르물에서 고생하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면서, “어딘가에서 쫓겨 도망쳐 나오는 역할이라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현재 주중에는 병원 컨설팅 회사에서 사무직 보조로 일하며, 주말이나 일이 있을 때만 배우로 활동하며 꿈을 이어나가고 있다. 

“회사에서 너무나 감사하게도 촬영이 있을 때는 일을 빼주세요. 앞으로도 계속 연기자로 살면서 어떤 역할이든 시청자와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연기로,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배우 김서연이 궁금하다면?!

“tvN 드라마 ‘라이브’ 16화에서 성폭력 피해자로 출연했어요. 성폭행은 가까스로 면하고, 얼굴이 얻어터진 역할이었죠. 극중에서 저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신부인데, 경찰(정유미)에게 울먹이며, ‘남자친구에게 말하지 말아 달라. 나를 더럽다고 생각할거다’라고 말해요. 그러고 보니 그동안 죽거나 협박당하는 역할을 많이 해왔네요(웃음).”

사진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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