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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서비스 문턱 높인 신세계백화점

글 정혜연 기자

2021. 02. 24

코로나19에도 선방한 신세계백화점이 VIP 선정 기준과 방식을 조정, 사실상 진입 장벽을 높였다.

백화점은 소비자들이 1년 동안 사용한 금액을 기준으로 VIP 고객을 선정해 이듬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오프라인 방문 고객이 대폭 줄어든 탓에 롯데·현대·갤러리아 등 빅 3 백화점은 매출이 줄었다. 이에 따라 VIP 혜택을 늘리는 방식으로 고객맞이에 나섰다.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매출이 소폭 하락했으나 지난해 서울과 부산 등 주요 도시에서 백화점 업계 매출 1위를 유지했고, 강남점·센텀시티점·광주점의 대형 점포는 전년보다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강남점은 국내 백화점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 2조원의 벽을 지켜냈다. 이런 가운데 신세계백화점이 VIP 고객 혜택을 조정하고 내년도 선정 방식도 변경, VIP 진입 장벽을 높여 일부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VIP 클럽은 총 6개 등급으로 나뉜다. 연간 구매 금액에 따라 4백만원 이상 레드, 8백만원·1천5백만원 이상 블랙, 2천만원·3천만원 이상 골드, 4천만원·5천만원 이상 플래티넘, 6천만원·1억원 이상 다이아몬드, 최상위 9백99명이 트리니티다. 등급에 따라 특별 할인(세일리지) 한도가 다르게 생성되고 백화점 입점 브랜드(고가 명품 제외)에서 상시 7~10% 할인받을 수 있다. 기본 3시간 무료 주차도 가능하다. 

골드 등급부터는 다양한 특별 서비스도 제공된다. 골드 등급은 1개점 발레 주차 및 VIP 라운지 서비스가, 플래티넘 및 다이아몬드 등급은 전지점 전용 주차와 퍼스트·VIP 라운지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9백99명의 트리니티 등급에는 전지점 전용 주차 서비스와 전지점 전용 라운지 및 분더샵 청담 라운지 이용 서비스를 비롯해 명절·기념일 특별 선물, 퍼스널 쇼핑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신세계백화점 VIP 클럽 혜택은 1월부터 12월까지 사용한 금액을 기준으로 이듬해 2월 1일부터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올해 VIP 서비스 정책 변경으로 강남점을 주로 이용하는 골드 등급 고객들은 타격을 받았다. 백화점 측에서 당초 골드 등급에 제공되는 발레 주차 서비스 기준을 2천5백만원으로 올려버린 것.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거주하는 40대 워킹맘 최 모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백화점을 자주 가지 못했지만 전자제품과 명품 주얼리를 살 일이 있어 2천3백만원가량을 썼다. 그런데 지난해까지 잘 이용했던 발레 주차 서비스를 갑자기 제공하지 못한다고 해서 불쾌했다. 미리 공지를 챙기지 못한 내 잘못도 있지만 2백만원 차이로 발레 주차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다고 하니 그간 쓴 돈이 아까워졌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강남점 VIP 클럽 담당자는 “지난해 하반기 VIP 클럽 고객을 대상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 공지했고,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서도 공지한 바 있다”고 말했다. 기준 상향 조치에 대해서는 “강남점의 경우 VIP 고객이 지속적으로 늘어 발레 주차 서비스 대기 시간이 길어졌고 고객 불만도 늘었다. 우수 회원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기준을 소폭 상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남점만 기준이 상향됐기 때문에 골드 고객의 경우 본점이나 영등포점 등 1개 점포를 선택해 발레 주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부터는 신세계백화점 VIP 되기가 더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지난해까지는 결제 방식에 관계없이 전액 VIP 실적으로 잡혔지만 올해부터는 신세계 제휴카드 혹은 현금으로 구매한 금액만 100% 산정되는 것으로 바뀌었기 때문. 신세계상품권, 타사 카드로 결제할 경우 50%만 인정된다. 또한 기존에 실적으로 인정됐던 신세계백화점 임대 매장, 엔터테인먼트 매장을 비롯해 강남점 파미에스테이션 매장 등에서 구매한 금액은 제외된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신세계백화점 측은 “백화점 입점 매장을 백화점 제휴카드로 이용하는 충성도가 높은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현재와 동일한 수준의 VIP 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구매 금액을 늘릴 수밖에 없다.

사진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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