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OPLE

creator

영앤리치 보스 키즈 크리에이터 헤이지니

EDITOR 윤혜진

2020. 05. 28

KBS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를 통해 어린이 대통령 헤이지니의 사무실과 남편이 공개돼 화제다. 사장님으로 만난 헤이지니에게선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KBS ‘TV 유치원’ 메인 MC이자 키즈 콘텐츠계 아이돌로 맹활약 중인 헤이지니(31·본명 강혜진)의 수식어에 최근 한 가지가 더 추가됐다. 바로 ‘영앤리치 보스(Young & Rich Boss)’다. 그는 요즘 KBS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당나귀 귀’)에 최연소 보스로 출연하고 있다. 

2017년부터 오빠 럭키강이(본명 강민석)와 함께 이끌어가고 있는 ‘키즈웍스’는 헤이지니를 포함해 평균 연령 30세의 젊은 직원 13명이 일하는 작은 기업이지만 5월 15일 기준 ‘헤이지니 Hey Jini’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만 2백34만 명에 이른다. 여기에 헤이지니 글로벌 채널 48만 명, 지난해 11월 개설한 ‘JINI YUM’ 69만 명, ‘럭키강이 LuckyKang i’ 채널 2백20만 명까지 합하면 키즈웍스 전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약 5백71만 명이다. 

헤이지니를 만나러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사무실로 향한 날은 주 5일 근무하는 직장인이 가장 지친다는 수요일, 그것도 퇴근 시간이었다. 그런데 휴게실에서 시끌벅적 웃는 소리가 들렸다. 핫도그 파티가 열린 모양이었다. 이 중 2명은 인터뷰 후 헤이지니와 게임을 하기로 해서 기다린다고 했다. ‘칼퇴’를 아쉬워하지 않는 직원들 사이로 ‘텐션 끝판왕’ 헤이지니가 등장했다. 최근 방송을 통해 헤이지니의 남편으로 공개된 듀드(박충혁) 이사가 헤이지니를 눈으로 쫓으며 “오늘 컨펌할 일을 다 끝내지 못해 조금 정신이 없다”고 귀띔해줬다. 모든 것이 TV 속에서 본 모습 그대로였다.

방송 보면서 조조 영화 회식, 퇴근 후 게임 회식에서 놀랐어요. 회사 자랑 좀 해주세요. 

일단 이번 ‘당나귀 귀’ 출연 후 제 SNS에 ‘딸이 열심히 TV를 시청하고 있다’는 시청자 댓글이 달려 기뻤어요. 좋게 봐줘서 감사하더라고요. 우리 회사는 직원들끼리 허물없이 지내는 편이고요. 저도 직원이었을 때를 되돌아보면서 직원들이 누릴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누리게끔 해요. 또 자랑할 점은 다들 젊은 친구들이다 보니 생각이나 일하는 방식이 유연한 편이에요. 



그런 부분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게 회의 시간 같아요. 깔깔깔 웃는 회의가 이색적이었습니다.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직원들이) 퇴사한다고 하니까 조심해야죠(웃음). 저희 직원들이 굉장히 능력자예요. 저는 어디 가든 직원 자랑을 많이 해요. 반대로 외부에서 우리 직원 칭찬도 많이 듣고요. 그러다 보니 일 잘하고 열심히 하는 직원들을 믿고 풀어주는 편이에요. 실제로 워낙 손발이 잘 맞춰져 있어서 회의를 하다가 급하게 촬영이 결정되더라도 척척 잘합니다. 

이런 게 키즈웍스 성공의 비결일까요. 

글쎄요. 뭘까요? (헤이지니가 동석한 듀드 이사를 바라보자 그는 “일이라는 게 결국은 ‘사람’이 하는 거니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서 좋은 결과물을 얻는 것 같다”며 지원사격을 했다.) 아, 좋은 결과물을 얻기 위한 기본 원칙은 있어요. 직원들이 크리에이터를 사랑해야 영상이 잘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제가 영상을 재밌게 촬영해도 직원들이 애정 없이 편집한다면 그게 영상에 반영이 되겠죠. 

그럼 ‘나는 좋은 보스’라고 생각하나요. 

아뇨. 안 그래도 제가 궁금해서 주기적으로 직원들에게 회사에 대한 생각과맡은 업무는 어떤지, 불만은 없는지 물어보곤 해요. 회사를 운영하면서 고르게 관심을 가져주는 형평성이 중요하단 걸 느꼈거든요. 조직 자체가 어리다 보니 자유롭되 그 안에서 규칙은 명확하게 있어야 서로가 힘들지 않겠더라고요. 예를 들어 월차나 휴가, 조직원들 사이 소통하는 방법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는 있어요. 이번에도 여름휴가를 정리해서 미리 알려줬더니 모두들 행복해하더라고요. 저는 영상만 제때 올라가면 그 외 세세한 직원들 스케줄은 관여 안 해요. 

좋은 회사네요. 월차 한번 쓰려고 해도 눈치 보이는 직장이 얼마나 많은데요. 

하지만 정작 우리 직원들은 이 회사가 좋은 줄을 잘 몰라요. 하하하.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팀에서 촬영 오면 우리 직원들에게 진짜 복 받은 줄 알라고 얘기해주는데 우리 직원들은 “이게 왜요?” 그래요. 직원들이 첫 직장인 경우가 많다 보니 비교할 대상이 없어요. 

헤이지니는 활동 초 회사 생활을 해봐서 알겠네요. 

회사를 다니면서 억지로 일하는 건 너무 불행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직원들과의 관계에 엄청 신경 쓰는 편이에요. 직원 한 명을 뽑을 때 4개월은 찾아봅니다. 항상 신입이 들어올 때마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잘하는 친구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고 말해줘요. 그래서 지금 우리 팀은 어벤저스급이에요. 


회사 창립 멤버와 2018년 결혼, 24시간 함께 보내

헤이지니는 방송을 통해 남편 박충혁 이사를 처음 공개했다.

헤이지니는 방송을 통해 남편 박충혁 이사를 처음 공개했다.

최근 심영순 한식 요리연구가와의 합동 방송 에피소드가 화제였어요. 듀드 이사의 정체가 공개됐을 때 순간 최고 시청률 7.7%를 기록했더라고요. 

예전부터 결혼이나 수입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요. 지니와 직원들의 노력이 그런 부분에 가려질까 봐 되도록 언급을 피했어요. 또 듀드 님이 일반인이라 꺼려지는 것도 있었고요. 저는 방송에 나오는 사람이라 안 좋은 시선을 감내할 수 있지만 남편은 아니잖아요. 솔직히 이번에도 심영순 선생님이 질문을 하셔서 대답한 거예요. 당시는 정말 당황했는데 생각해보면 프로그램 내 최고 어른이 자연스럽게 공개해주셔서 결과적으론 잘된 것 같아요. 일단은 공개되어서 불편한 점은 없는데 앞으로 장단점이 있겠죠. 

장단점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일과 사랑이야말로 한꺼번에 하면 장단점이 있지 않나요. 

제 경우 단점은 없었어요. 지금도 100% 만족해요. 단 한 번도 후회해본 적 없고요. 같이 붙어 다니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워낙 듀드 님이 비즈니스를 잘하는 사람이라 같이 일하면 시너지 효과가 크거든요. 그래서 주변 크리에이터들에게도 비즈니스 잘하는 사람을 옆에 두라고 조언해요. 

사내 연애를 권장하는 건가요. 

직원들의 공개 사내 연애는 안 되고요, 결혼할 거면 가능해요(웃음). 결혼 안 할 거면 헤어졌을 때 당사자는 물론 팀원 모두가 불편해지잖아요. 그래서 지금 우리 회사에서 만약 사귀는 커플이 있다면 그 사실을 결혼식 당일 알았으면 좋겠어요. 

사내 연애 오래 하신 걸로 아는데 그럼 듀드 이사를 언제 처음 만났나요. 첫인상은요. 

2015년쯤? 결혼은 사귄 지 딱 3년 정도 됐을 때 했어요. 첫인상은 사실 좋지 않았어요(웃음). 당시 듀드 님이 지금보다 살이 많이 빠진 상태여서 남자인데 좀 예쁘장하고 여릿여릿한 느낌이라 제 이상형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연애를 시작했나요. 

만난 지 얼마 안 됐을 때 듀드 님이 자기 주변 사람들을 다 소개시켜줬어요. “내가 ‘나 좋은 사람’이라고 말해봤자 믿음이 가지 않을 테니까 내 친구, 내 가족을 보고 판단하라”면서요. 그렇다고 해서 듀드 님이 저와 결혼 생각이 있는 건 아니었어요. 듀드 님은 만약 결혼을 한다면 늦게 하겠다는 주의였고, 저는 아예 생각이 없었어요. 

그래서 결혼식도 후딱 해치운 느낌이었군요. 2018년 11월 11일 결혼식 앞뒤로 엄청 바빴더라고요. 결혼식 이틀 전 KBS 예능 ‘1박 2일’을 촬영하고, 12일 대구에서 헤이니지 채널 ‘아쿠아리움에서 산다면’을 촬영하고, ‘지니가 결혼했어요’ 영상까지 업로드했잖아요. 

제 인생에서 후회되는 부분 중 하나긴 해요. 소속사에서 좋은 호텔을 잡아줬는데 4시간 자고 조식을 5분 만에 먹고 아침에 촬영하러 대구 내려갔어요. 사실 둘 다 결혼에 대한 환상이 없어서 괜찮긴 했어요. 신혼집도 이사 간 날 처음 봤고, 웨딩드레스도 숍 한 군데 둘러보고 골랐어요. 예식장도 수원 시댁 근처 딱 한 번 가보고 결정하고요. 가전제품도 친정 엄마가 다 골라줬어요. 크리에이터 헤이지니로 일하면서 드레스를 자주 입어보고 꾸미는 것도 워낙 많이 해봐서 결혼식 자체에 대한 로망은 별로 없었어요. 친구들 보니까 TV 장만 같은 걸로도 싸우던데, 둘 다 이런 게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가사 분담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누가 집안일을 시작하면 서로 눈치껏 같이 하는 편이죠. 요리는 거의 못 해요. 퇴근을 저녁 8시, 9시쯤 같이 하니까 집에선 가끔 야식이나 시켜 먹는 정도죠. 

평소 먹는 게 궁금했어요. 워낙 젤리 먹는 모습을 많이 봐서요. 지난해 11월에는 헤이지니의 두 번째 채널 ‘지니얌’도 개설했는데 거기서도 온갖 음식을 드시더라고요. 

‘헤이지니’ 채널을 하면서 어른 팬들도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헤이지니를 많이 벗어나지 않은 선에서 어른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죠. 소재, 수익성, 헤이지니스러움, 시청층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그게 바로 지금의 먹방 콘텐츠였죠. 원래 ‘지니얌’은 영어로만 하는 글로벌 채널이었는데 한국 친구들이 제발 한국어로도 말해달라고 해서 영어와 한국어를 섞었더니 B급 감성의 더 재미있는 방송이 됐어요. 

구글에서 어린이용 유튜브 콘텐츠 광고와 댓글을 제한한 것도 영향을 미쳤나요. 

정책이 바뀐 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죠. 럭키강이 님도 워낙 키즈 콘텐츠를 좋아하고 직원들도 잘하기 때문에 지금 이 회사를 이어가는 거지 사실 수익만 봐선 벌써 오래전에 회사 문 닫았어야 해요(웃음). 키즈 콘텐츠 하나로 회사를 운영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거든요. 의류 사업이나 뮤지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죠. 올 하반기에는 아동 의류를 판매하는 자사 몰을 오픈할 예정이에요. 

워낙 충성스러운 팬들이 있어서 잘될 것 같아요. 

24시간 의류 사업만 고민하는 분들을 금방 따라잡을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할 거면 제대로 해야죠. 1월부터 준비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덕분에 좋은 파트너를 만났어요. 뭐든 하려면 잘해야지 벌여놓기만 하고 못하면 의미가 없잖아요. 신경 많이 쓰고 있습니다. 


5월 16일이면 유튜브 ‘헤이지니’ 채널 개설 3주년이네요.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진짜 채널 개설하고 2년 동안은 시간이 엄청 빨리 지나갔어요. 이렇게 직원들이 들어오고 체계가 잡히기까지 저랑 럭키강이 님, 팀장님이 고생 많이 했어요. 하루 24시간에서 자는 4시간 빼곤 일에만 매달렸는데 그렇게 고생한 보람이 지금 나타나는 듯해 기뻐요. 좋은 직원들이 들어와서 복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본업을 잘해나가면서 외적으로 도전하는 일도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지금 이야기는 보스로서의 계획이었고 이제 강혜진으로서의 인생 계획도 궁금해요. 

저는 헤이니지 캐릭터의 수명에 대한 걱정을 해본 적이 없어요. 올라가면 내려오기 마련이죠. 그래서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그게 스트레스라면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낙천적인 성격입니다. 또 이 일이 아니어도 워낙 하고 싶은 게 많기도 하고요. 꽃을 파는 카페를 해보는 것도 바람 중 하나예요. 직원들이랑 “우리 5년 후엔 다 같이 원두 볶고, 옆에선 강아지 수제 간식 만들자” 그런 농담을 종종 해요. 

가족 유튜브 채널을 해보는 건 어떠세요. 많은 구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아이가 성장하는 것도 의미 있잖아요. 

아직까지는 자녀 계획을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헤이지니가 하고 싶은 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헤이지니라기보단 강혜진으로서 예능, 연기 등 방송 활동을 좀 더 하려는 계획도 있거든요. 물론 다 열려 있어요. 그때 가면 달라질 수도 있겠죠.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어린이들이 정말 많은데 조언 좀 해주세요. 

많은 경험을 해봐야 해요. 헤이지니라는 지금의 캐릭터가 완성되기까지 다방면으로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MC, 피팅 모델, 더빙도 해보고 방송연예과도 다니고 장난감도 정말 많이 가지고 놀아봤어요.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고, 그 경험들이 모여서 결국은 자기 자신을 만드는 거라고 믿어요. 크리에이터는 본인이 가진 매력, 할 수 있는 게 많아야 여러 영역들을 이뤄나갈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친정 엄마도 제게 많은 지원을 해줬고요. 

친정 엄마가 어떤 것들을 서포트해줬나요. 

저 진짜 어릴 때 이것저것 많이 해봤어요. 판소리, 합창단, 발레, 현대무용, 한국무용, 스포츠 댄스, 에어로빅, 걸스카우트 단장도 해봤어요. 반장, 부반장은 고등학교 때까지 계속했어요. 생각나는 것만 이 정도인데, 이런 게 엄마의 지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들이잖아요. 

요즘은 아이가 잘하는 걸 밀어주려는 열린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듀드 님하고도 아이가 태어나면 그렇게 키우고 싶다 종종 얘기해요. 듀드 님이 자주 하는 얘기 중에 “서울대, 연·고대 갈 사람이 아니라 서울대, 연·고대 졸업생을 부리는 사람이 되라”가 있어요. 저는 그게 와 닿더라고요.(칭찬을 들은 듀드 이사는 “아이가 사업가가 됐으면 좋겠어요. 사업이 망하더라도 알아서 처리할 줄 아는 아이로 강하게 키울 거예요”라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놀이 장인의 사무실에 놀러 왔으니 우리 SNS에서 유행하는 ‘아무놀이챌린지’에 도전해볼까요. 오늘의 놀이 종목은 ‘5자로 말해요’입니다. 

일주일에 촬영은 몇 개? 기본 아홉 개. 

오늘 먹은 점심 메뉴는? 샌드위치다. (지니가 생각나지 않아 “오늘 뭐 먹었죠?” 물어보자 듀드 이사가 옆에서 “서브웨이다”라고 말해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그 많은 젤리 다 먹는데 날씬한 비결? 만날 채소다. (평소 샐러드, 달걀, 고구마를 즐겨 먹는다. 이걸 다이어트라고 생각하지 않고 워낙 좋아하는 것들이라 맛있게 먹는다고.) 

최근 장만한 장난감은? 사실 잘 몰라. 

오늘 퇴근 후 일정은? 직원과 게임. 하하하!

사실 헤이지니와 듀드 이사는 부부가 함께 나서는 건 부담스럽다며 동반 인터뷰를 정중히 거절해왔다. 하지만 바쁜 헤이지니를 대신해 사무실을 소개시켜주고,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아내가 고민에 빠지면 구원투수로 나선 듀드 이사가 없었다면 2% 아쉬운 만남이 될 뻔했다. 덕분에 늦은 저녁 톰과 제리, 펭수와 매니저 같은 두 사람의 배웅을 받으며 사무실을 나서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기획 정혜연 기자 사진 조영철 기자 디자인 김영화
사진제공 방송 화면 캡처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