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성동아 로고

Celeb #top #story

‘리틀 메시’ 이강인의 성장기

EDITOR 양종구 동아일보 기자

입력 2019.07.04 17:00:01

일곱 살 꼬마라고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현란한 발 기술과 골 결정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슛돌이’ 이강인이 이제 지구촌 축구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20세 이하 월드컵 골든볼의 주인공 이강인의 성장 스토리.
‘리틀 메시’ 이강인의 성장기
‘리틀 메시’ 이강인의 성장기
6월 16일 막을 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이 낳은 최고 스타는 대한민국의 이강인(18·발렌시아)이었다. 20세 형들이 있었지만 언제나 팀워크를 위하는 발언을 쏟아내 ‘막내 형’이라 불리며 현란한 드리블과 송곳 패스로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지구촌 팬들을 열광시켰다. 비록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에서 1-3으로 역전패했지만 이강인은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는 등 이번 대회에서 2골 4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이강인은 우승팀이 아닌데도 이례적으로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수여되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역대 이 대회에서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1979),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2005), 폴 포그바(프랑스·2013) 등 훗날 세계적인 스타가 된 선수들이 받았던 상이다. 

20세 이하 월드컵은 ‘스타 등용문’으로 통한다. ‘신의 손’ 마라도나와 ‘축구의 신’ 메시, ‘포르투갈 레전드’ 루이스 피구 등이 이 대회를 통해 두각을 나타낸 뒤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났다. 이번 대회에서 모든 경기를 지켜본 명문 구단 스카우터들은 단연 이강인의 플레이에 주목했다. 이강인이 이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명문 발렌시아에서 뛰고 있지만 가치가 있다면 큰돈을 주고 영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렌시아는 일찌감치 이강인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올 1월 계약할 때 바이아웃 조항(다른 구단에서 제시할 경우 소속팀의 동의 없이 이적할 수 있는 금액)을 걸었다. 무려 8천만 유로(약 1천73억원)다. 다른 구단이 이강인을 영입할 때 최소한 8천만 유로는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절대 다른 구단에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이강인이 ‘메시급’ 활약을 펼쳐 이 돈보다 더 주고 영입할 구단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17년부터 스페인 최고 구단인 레알 마드리드가 이강인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시티와 아스널,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 등도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여왔다. 이번 대회 중간에도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가 이강인을 원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에서 ‘제2의 메시’라는 평가를 받았다. 메시는 키가 170cm에 불과하지만 축구 재능과 감각을 타고났다. 173cm인 이강인도 메시처럼 즐기면서 경기를 자기 페이스로 끌고 간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이강인은 그간의 한국 선수들과 비교해 플레이 스타일은 물론 캐릭터와 결도 다르다. 우리는 그동안 한국에서 보지 못한 재능과 마주하고 있다. 벌써 메시와 비교하긴 그렇지만 충분히 메시급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이강인은 남미와 스페인 축구를 섞은 새로운 스타일의 플레이를 구사한다. 아직 메시급은 아니지만 그 정도까지 갈 수 있는 희망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강인은 2008년 KBS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의 한 코너였던 ‘날아라 슛돌이’를 통해 어릴 때부터 이미 축구 신동의 자질을 인정받았다. 당시 축구 유망주들을 지도하는 감독으로 나온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킥, 드리블 등 내가 가르치는 것을 스펀지처럼 흡수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유 감독과 아크 서클 부근에서 볼을 차 골대 크로스바 맞히기 내기를 했는데 이강인은 두 번 모두 성공하고 유 감독은 한 번만 성공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이강인은 태권도 사범으로 활동하던 축구광 아버지 이운성 씨의 조기교육과 탄탄한 스페인 유소년축구 시스템이 조화를 이뤄 탄생시킨 ‘명품’이다. 돌잡이 때 축구공을 두 손으로 들었다는 이강인은 걸음마를 시작할 무렵부터 마루에서 공을 차고 다녔다. 축구를 좋아하는 아버지는 태권도장에서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축구도 가르쳤는데 그 속에는 이강인도 끼어 있었다. 이강인은 만 3세 때부터 그렇게 놀았다. 도장에 다니는 초등학생 형들과 에어매트 위에서 매일 축구를 하며 어울렸다. 형들이 빠져나간 후엔 아버지를 상대로 연습을 거듭했다.




#날아라 슛돌이 #발렌시아의 명품 선수 #아버지는 태권도 사범

‘리틀 메시’ 이강인의 성장기
이강인은 2009년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유소년팀을 거쳐 2011년 발렌시아 유소년팀의 테스트를 받고 입단했다. 이강인의 부모는 아들이 축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아예 스페인 발렌시아로 이민을 갔다. 

프리메라리가 구단들은 7세부터 12세까지는 5개 그룹으로 나눠 7인제 축구를 가르친다. 프레벤하민(7〜8세), 벤하민 C·D(8〜9세), 벤하민 A·B(9〜10세), 알레빈 C·D(10〜11세), 알레빈 A·B(11〜12세). 각 그룹 수준별로 11명을 엔트리로 해 좁은 공간에서 볼을 다루고 패스하는 기술을 중점적으로 키운다. 12세부터는 그라운드 전체를 쓰는 11인제 축구를 본격적으로 가르친다. 인판틸 A·B(12〜14세), 카데테 A·B(14〜16세), 후베닐 B(16〜18세). 각 그룹 수준별로 20~21명이 엔트리다. 18세를 넘어가면 본격 프로가 된다. 16세부터 1군에서 뛰는 선수도 있다. 

프리메라리가 유소년팀에 입단했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매년 평가해 기대 이하인 선수는 가차 없이 솎아낸다. 2010년 13세의 나이로 바르셀로나팀에 입단해 성장한 백승호(22·지로나)와 현지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어머니 김미희 씨는 “승호 친구가 매년 8명 이상 바뀌었다”고 말했다. 좀 더 나은 선수를 스카우트하는 시스템을 통해 매년 새로운 유망주를 선발한다.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 있어도 1군 선수가 될 확률은 지극히 낮다. 2〜4년에 1명꼴로만 1군 선수가 나온다. 

유명환 한국유소년축구연맹 사무국장은 “이강인을 비롯해 백승호, 이승우 등이 스페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에서 기본적인 기술을 배운 뒤 스페인에서 ‘실전 감각’을 익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프리메라리가에서는 그라운드 상황에 따라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은 동물적인 감각을 훈련과 경기를 통해서 심어준다. 사실상 축구 유전자를 집어넣는 시스템이다. 1년마다 테스트해서 플레이 상황에 적절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다른 선수로 교체한다. ‘정글’이 따로 없다.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경기를 읽는 시야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아버지 손웅정 씨의 헌신적인 조기교육과 독일 분데스리가 유소년 시스템에서 성장했듯, 이강인도 아버지의 열정적인 조기교육과 프리메라리가 유소년 시스템의 조화 속에서 월드 스타로 도약했다.


기획 김명희 기자 사진 뉴스1 셔터스톡에디토리얼 디자인 김영화




여성동아 2019년 7월 667호
좋아요

Print Edition

How to be a woman

생각하는 여자가 읽는 매거진!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번호목차이번 호 구입하기

독자알림

더보기

Follow up on SNS

여성동아 에디터가 핫뉴스, 최신 트렌드와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전해 드립니다.

  • 여성동아 페이스북
  • 여성동아 인스타그램
  • 여성동아 유튜브
  • 여성동아 네이버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