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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70세, 누구나 죽어야 하는 사망법안 가결

EDITOR 김명희 기자

2018. 11. 12

‘이 나라 국적을 지닌 자는 누구나 70세가 되는 생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반드시 죽어야 한다.’ 

소설은 70세가 되면 누구나 죽어야 하는 법안이 2020년 일본에서 통과돼 2년 후인 2022년부터 실행된다는 매우 황당한 상황을 전제로 시작된다. 모든 국민이 법안을 반대할 것 같지만 청년 실업, 연금 고갈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10~20대의 과반수가 이 법안에 찬성했다. 

이 법안의 가결로 13년째 시어머니의 병수발을 들고 있는 50대 주부 도요코의 일상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남편 시즈오는 12년간의 여생을 즐기기 위해 회사에 사표를 낸 뒤 세계여행을 떠나고 집안의 자랑이던 아들 마사키는 인생의 의미를 찾지 못한 채 은둔형 외톨이가 된다. 도요코는 가족 모두가 외면하는 현실에 분노해 가출을 감행한다. 도요코가 ‘나 자신’을 찾아가는 동안, 남은 가족들은 이제 스스로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들은 어쩔 수 없이 방 밖으로 나오고, 남편은 여행에서 돌아온다. 며느리 부재를 맞이한 노모 역시 자기 일은 가능한 한 스스로 하려 한다. 

그럼 ‘70세 사망법안’은 어떻게 됐을까. 연금을 반납하고 사회에 공헌을 하면 사망하지 않을 수 있는 ‘이면법안’이 존재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연금을 반납하고 재산을 기부하고 교육이나 자원봉사 등 사회 공헌을 하는 노인들이 늘어난다. 정부는 극단적 법안 대신 증세를 통해 복지사회를 실현하고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임금 인상 등을 약속한다. 

책은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에서 많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글 가키야 미우, 옮긴이 김난주/왼쪽주머니/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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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

자기 계발서 ‘완벽한 공부법’ ‘일취월장’의 두 저자가 소셜 미디어에서 관찰한 수천 개의 게시물 중 행복, 후회, 나쁜 상사, 꿈, 갑질, 차별, 미움, 조직 생활, 오해, 결혼, 관계, 노력, 실패 등 꼭 이야기해주고 싶었던 주제를 뽑아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건넨다. 멘탈 강한 사람들의 특징, 소통의 달인이 되는 비결, 후회를 최소화하는 선택, 꼰대에 대처하는 자세, 회사에서 미움 받을 용기 등 인간관계와 조직 생활을 해나가는 데 있어서 유용한 정보가 담겼다. 글 신영준·고영성/로크미디어/ 1만5천8백원

일본, 국수에 탐닉하다

온천, 쇼핑 등 일본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게 식도락이다.
각기 다른 역사와 개성을 지닌 소멘과 우동·소바·라멘을, 각각의 면으로 이름난 지역을 찾아다니며 소개한다. 소멘의 발상지로 알려진 나라현 사쿠라이 시, 일본 3대 우동으로 꼽히는 이나니와 우동·미즈사와 우동·사누키 우동, 일본 소바의 상징 나가노의 신슈 소바 등 유명한 지역이 망라되며 한국인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개성 있는 면 요리를 내놓는 곳도 소개한다. 글 이기중/따비/1만6천2백원

산책주의자의 사생활

서양화가 황주리의 그림 에세이. ‘사람, 사랑, 삶의 모든 골목길에서 쓰고 그리다’라는 부제처럼, 저자가 사랑한 사람, 가슴에 아로새긴 이야기를 담았다. 사업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딸에게는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주었던 아버지, 어머니가 직접 설계한 건물 작업실에 얽힌 추억, 한창 일할 나이에 ‘내가 우려하던 모든 일이 일어났다’라는 글을 남기고 황망히 세상을 떠난 남동생까지 그녀의 삶의 굴곡과 내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글·그림 황주리/파람북/1만5천5백원

골목 인문학

홍익대 건축학과 동기인 건축가 부부가 날 때부터 익숙한 서울의 골목과 여행했던 여러 지역의 아름다운 골목들의 풍경 및 역사를 되짚는다. 우리 근현대사의 흔적이 오롯이 남겨진 서울 북아현동의 골목, 시인 이상의 복잡한 심경을 닮은 듯한 통인동 골목, 실향민의 서러움과 여정이 느껴지는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 골목 등 국내외 골목골목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개인의 역사이자 도시의 기억이기도 한 골목들이 품고 있는 따뜻한 삶의 온도를 느낄 수 있다. 글 임형남·노은주/인물과사상사/ 1만7천원

사진 홍중식 기자 디자인 최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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