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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사라져도 괜찮아

editor 정희순

작성일 | 2017.09.14

결혼 생활에 대한 불만을 그저 참으면서 살기에는 남은 인생이 너무 길어졌다. 단순히 이혼이나 불륜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혼인 관계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결혼의 진화일까, 결혼의 종말일까. 21세기 사랑법을 소개한다.

Keyword 1 졸혼

결혼, 사라져도 괜찮아
‘결혼을 졸업한다’는 의미의 신조어. 부부가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별거하되 혼인 관계는 유지한다는 점에서 이혼과는 다른 개념으로, 일본 소설 〈졸혼을 권함〉(2004)에서 처음 등장했다. 올해 초 방영된 KBS 〈살림하는 남자들2〉에는 중견 배우 백일섭이 출연해 현재 ‘졸혼’한 상태임을 밝혀 화제를 모았다. 당시 백일섭은 40년 동안 살았던 집을 아내에게 선물하고 혼자 따로 나와 살고 있다고 밝히며 “아내와 안 본 지 1년이 넘었다.

서로 예의를 지켜가며 정답게 같이 살면 좋지만 나는 성격상 그럴 수가 없다. 이제 다시 돌이킬 수도 없다”며 졸혼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프로그램에서의 이미지가 부각되며 백일섭이 ‘졸혼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긴 했지만, 졸혼의 원조로는 ‘신성일·엄앵란’ 부부를 꼽을 수 있다. 최근 폐암 3기 투병 중이라는 뉴스로 안타까움을 자아낸 원로 배우 신성일은 과거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해 “호적상 부부인데 따로 사는 것이 졸혼이라면 1978년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졸혼은 최근 드라마의 주된 소재로 등장하기도 했다.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차규택(강석우)은 “하나도 맞는 것이 없다”며 38년을 함께한 아내 오복녀(송옥숙)에게 졸혼을 요구했고, 변호사 며느리인 변혜영(이유리)이 시부모의 졸혼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결혼, 사라져도 괜찮아

Keyword 2 폴리아모리

결혼, 사라져도 괜찮아
‘폴리아모리(polyamory)’는 두 사람 이상을 동시에 사랑하는, 다자간의 사랑을 뜻하는 말. ‘많은’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폴리(Poly)’와 ‘사랑’이라는 뜻의 라틴어 ‘아모르(Amor)’의 변형태인 ‘아모리(amory)’의 합성어다. 상대방의 동의 하에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점에서 불륜이나 스와핑과는 다른 개념. 2006년 처음으로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추가됐다. 폴리아모리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전통적인 혼인 관계에 집착하지 않고, 한 사람에 얽매이지 않는 연애 생활을 추구한다. 일부일처제가 본성에 맞지 않는 결혼 제도라 생각해 이를 비판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여러 파트너와 다양한 관계를 통해 삶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 미국에서는 폴리아모리를 주제로 한 책들도 여럿 출간됐다.

폴리아모리라는 용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진 않았지만, 국내에서도 이 소재가 자주 다뤄져왔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08년 개봉한 손예진, 김주혁 주연의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다. 극 중 덕훈은 매력적인 여자 주인아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녀를 독점하고 싶은 마음에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자유로운 영혼인 아내는 “다른 사람도 사랑하게 됐다”고 선언해 남편 덕훈을 혼란에 빠트린다. 폴리아모리를 다룬 드라마도 많다. 지난 2013년 방영한 드라마 〈오로라 공주〉에서는 세 남녀가 삼각관계에 빠지는 모습이 그려진다.

두 남자 사이에 끼어 있던 여자 주인공 설설희가 “우리 그냥 셋이 같이 살자”고 제안해 ‘막장’ 논란을 낳았지만, 사실 이것이 폴리아모리의 구체적인 형태다. 지난해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질투의 화신〉도 마찬가지. 삼각관계에 빠진 여자 주인공 표나리는 둘 모두를 사랑하지만, 누구를 향한 마음이 더 큰지 알고 싶다며 “셋이 같이 살자”고 제안한다. 표나리의 이 같은 행동은 ‘동시에 여럿을 사랑하는 것’을 화두로 던지며 시청자의 ‘묘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결혼, 사라져도 괜찮아

Keyword 3 솔로고미

결혼, 사라져도 괜찮아
실제로는 싱글이지만, 자기 자신과 결혼하는 것을 ‘솔로고미(Sologomy)’라 한다. 다른 말로는 ‘독신혼(Self-marriage)’이라 부르기도 한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솔로고미를 ‘자기 자신과 깊고 의미 있는 관계에 헌신하겠다는 표현’이라고 설명하며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웨딩 반지를 끼고 혼자 서 있는 장면으로 그려진다’고 덧붙였다.

최근 솔로고미가 이슈가 된 것은 미국의 유명 슈퍼 모델 아드리아나 리마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때문. 그녀는 웨딩 반지를 끼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스스로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늘어가는 솔로고미족을 증명하듯 웹사이트 ‘IMarriedMe.com’에서는 나 홀로 결혼을 원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웨딩 반지 및 기념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다.

솔로고미는 과거 국내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다. jtbc 〈비정상회담〉에 미국 대표로 출연한 마크는 “페미니즘 운동의 일환으로, 결혼이라는 제도 또한 남성 중심의 시스템으로 생각해 거부하는 운동이다”라고 솔로고미를 소개했다.

사진 동아일보 사진DB파트 뉴스1 사진제공 KBS SBS 디자인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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