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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korea #scandal #entertainer

촛불 든 스타 vs. 떨고 있는 스타

editor 정지혜

2016. 11. 24

최순실 게이트는 연예계에서 강렬하게 폭발했다. 일명 ‘최순실 라인’이 떠도는 가운데 스타들의 적극적 참여로 시위는 축제 같은 성격을 갖게 됐다. 건국 이래 초유의 현상이다.

05 연예계의 슈퍼태풍 ‘최순실 라인’

11월 3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민석 의원이 이른바 ‘최순실 라인’을 언급함으로써 연예계에도 최순실 게이트의 태풍이 불어닥쳤다. 안 의원은 “최순실 씨의 언니인 최순득 씨와 조카인 장시호 씨가 연예계에 ‘최순실 라인’을 형성해놨으며 연예인 축구단인 ‘회오리축구단’도 그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억울함 호소한 이승철, 제시카


최순실 씨가 비호한 연예기획사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며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가장 먼저 입방아에 올랐다. YG 소속 가수 싸이가 회오리축구단 멤버라는 소문이 돌고, 〈디스패치〉에서 11월 5일 YG가 박근혜 정부의 문화융성사업과 관련해 가장 ‘열일’한 연예기획사임을 보여주는 여러 근거를 제시하면서 특혜 의혹에 휩싸인 것. 네티즌들은 2010년 YG 소속 그룹 ‘2NE1’ 멤버 박봄의 마약 밀수 혐의와 2011년 ‘빅뱅’ 멤버 지드래곤의 대마초 흡연 혐의가 검찰에서 각각 ‘입건유예’와 ‘기소유예’로 사실상 아무 처벌 없이 종결된 것도, 지난 8월 빅뱅이 최순실 씨의 측근 차은택 씨가 사업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홍보대사가 된 것도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지난 11월 10일 SBS 예능 프로그램 〈K팝스타 시즌6〉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양현석은 시중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차은택 씨를 못 본 지 10년이 다 돼간다”며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성은 0%”라고 밝혔다.

이어 “얼마 전 부적절한 내용이 담긴 지라시(증권가 정보지)에 싸이가 언급됐다는 보도를 접하고 진상을 파악해보니, 행사 중심으로 활동하는 ‘싸제’라는 가수를 싸이로 오인한 것이었다”는 해명도 덧붙였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인터넷상에서 특혜 의혹을 받은 가수 이승철과 제시카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배우 박해진도 최순실 씨의 측근 고영태 씨와 함께 포즈를 취한 사진이 유포돼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박해진 소속사 대표는 “고씨와는 아무런 친분도 없고 전혀 모른다. 악성 루머 유포자에 법적인 처벌로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11월 10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다시 출연해 “계속 거짓말을 하는 연예인이 있다. 곧 실명을 밝히겠다”고 공언했으며, 이튿날 다른 방송을 통해 “최순실 라인 연예인이 싸이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싸이는 자신의 SNS에 ‘웃픔’(웃기지만 슬프다는 뜻)이라는 말을 남겨 이번 논란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우울한 현실, ‘참여’로 박수 받은 스타들




‘최순실 라인’설이 나돌기 전인 10월 12일에는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실제 존재했음이 밝혀져 큰 충격을 던진 바 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이 블랙리스트에는 배우 송강호, 김혜수, 정우성, 백윤식, 박해일, 김태우, 문소리, 윤진서, 하지원 등과 영화감독 박찬욱, 류승완, 김지운, 양우석, 정지영, 이창동, 김기덕 등 모두 9천4백73명의 이름이 올랐다. 이 가운데 의외의 인물로 첫손에 꼽힌 정우성은 11월 3일 영국 런던한국영화제에서 블랙리스트 논란에 대해 “이해의 충돌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기득권 세력의 요구에 저항하면 리스트에 올랐다. 하고 싶은 말은 하면서 사는 게 제일 좋지 않나”라고 소신을 밝힌 데 이어 시사회에서 “박근혜, 앞으로 나와”라는 영화 대사 패러디로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었다. 네티즌들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또 하지원은 2012년 문재인 야당 대선 후보 지지 서명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랐는데,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피부과 병원에서 대리 처방을 받을 때 사용한 가명이 ‘길라임’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현빈의 사랑을 독차지한 길라임 역을 연기한 ‘괘씸죄’로 미움을 샀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블랙리스트 파문 와중에 최순실 게이트가 폭발하자 많은 연예인들이 ‘표현의 자유’를 외치며 다양한 방법으로 현 사태를 꼬집고 있다. 가수 이승환은 11월 1일 자신의 소속사 드림 팩토리 건물에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후 이 현수막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철거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승환은 11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법하게 거치했다’는 글과 함께 현수막 사진을 다시 올려 페친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그는 또 이효리, 전인권과 함께 부른 노래 ‘길가에 버려지다’ 음원을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현 사태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이 노래는 가수들의 재능 기부로 만들어진 국민 위로송이다. 11월 12일에 열린 ‘100만 촛불집회’에서 이승환은 자신의 히트곡 ‘덩크슛’의 노랫말을 바꿔 ‘하야하라 박근혜’를 주문했다. 이날 방송인 김제동은 집회 전 〈만민 공동회〉 콘서트의 진행을 맡았고, 함께 무대에 오른 방송인 김미화는 ‘오늘 이 촛불이 다음 세대에 등불이 되기를’이라는 소감 글과 함께 김용옥 선생과 찍은 사진을 SNS에 게재했다. 록 밴드 크라잉넛과 가수 조PD 등은 성난 민심을 위로하는 무대를 펼쳐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배우 이엘, 신현준 등도 시위 참석 인증샷을 SNS에 올렸다. 시위에 참석하지 못한 연예인들은 SNS를 통해 소신을 밝혔다. 가수 솔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촛불 그림과 함께 현 세태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담았고 배우 고소영, 김유정, 서신애 등은 “시위에 참여하지 못하는 대신 ‘항의의 전등 끄기 캠페인’에 동참하자”며 네티즌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방송인 손미나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스페인 출장 중 몬세라트 수도원에서 초를 밝혔다. 몸은 스페인에 있지만 마음은 광화문에’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또 배우 이기우는 두 손등 위에 각각 ‘노란 리본’ 그림과 ‘TURE’라는 글자를 그린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세월호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11일 19일 열린 광화문 촛불집회의 압권은 ‘행진’을 열창한 전인권의 무대였다. 배우 유아인과 이준도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

기획 여성동아
사진제공 동아일보 사진DB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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