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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WHY

6의 저주 7의 배신

editor 정희순

2016. 11. 01

지난 10월 11일, 삼성전자가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갤럭시 노트7의 판매 중단에 따라 생산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8월 19일 출시 직후 국내외에서 잇단 발화 사태로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교환한 새 제품에서도 발화 사고가 계속되자 결국 ‘갤럭시 노트7’ 제품의 단종을 결정한 것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2016년 상반기에는 갤럭시 시리즈를, 하반기에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전략적으로 출시해왔다. 이번 갤럭시 노트7은 출시 초반 홍채 인식, 방수 기능 등의 첨단 기술을 탑재했을 뿐만 아니라 곡선 화면의 ‘엣지’ 디자인을 결합해 ‘삼성의 야심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발화 사건으로 결국 단종이 결정되자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명복을 빈다’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 삼성의 자존심에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채 성급하게 글로벌 1차 리콜을 단행했던 것이 오히려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내 규제 당국인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사고 조사 전문가 회의를 거쳐 갤럭시 노트7의 사고 원인 분석을 신속하게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삼성전자 역시 현재 발화 제품을 수거하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핵심 엔지니어를 총동원해 수원 본사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의 “패스트 팔로어식 전략(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을 빠르게 쫓아가는 경영 방식)이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과거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1위 업체인 노키아를 열심히 추격했고, 애플이 열어젖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후발 주자로 발을 들여 2012년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등극하는 반전의 드라마를 썼다. 이번 갤럭시 노트7의 출시와 관련해서도 삼성의 전략은 숨가쁘게 쫓아가는 것이었다. 애플의 아이폰7을 의식해 갤럭시 노트7의 출시를 일정보다 앞당겼을 뿐만 아니라 이번 제품이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여섯 번째 제품임에도 ‘7’이라는 숫자를 적용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6의 저주’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  

한편 갤럭시 노트7은 구매처에서 다른 제품과 교환이나 현금 환불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가급적 올해 말까지 해당 제품 전량을 수거한다는 계획이다. 갤럭시 노트7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의 블루 코럴 색상 출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기기의 성능 경쟁 시대는 끝났다. 기기 스펙보다는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개발에 힘 쓸 때’라고 지적한다. 이재용 부회장의 ‘뉴 삼성’이 삼성전자 최대의 위기를 발상 전환의 계기로 바꿔놓을 것인지가 이번 사태의 결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동아일보 사진DB파트
디자인 최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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