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OPLE

focus

롯데백화점 식당가

이름에 담긴 비밀

editor 정희순

2016. 09. 06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으로 알려진 서미경 씨가 롯데백화점 식당가 등에서 ‘황금알’을 챙겨왔다는 풍문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35년간 베일에 싸여 지내던 서씨가 검찰 소환에 응할지가 관심사다.

롯데그룹의 경영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롯데그룹 일가의 비자금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은 신격호(94)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57) 씨다. 검찰은 서씨와 딸 신유미(33) 롯데호텔 고문이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6천억원대의 세금을 탈루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지금껏 적발된 재벌가의 증여·양도세 탈루액 중 최대 규모다.  

일곱 살 때 TBC어린이합창단으로 활동하다가 아역 배우로 연예계에 데뷔한 서미경 씨는 1977년 제1회 미스롯데로 선발되며 롯데그룹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껌이라면 역시 롯데껌’이라는 방송 광고의 첫 번째 모델이다. 각종 영화에 출연하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녀는 1980년대 초 일본 유학을 이유로 돌연 연예계 활동을 중단하고는 자취를 감췄다. 이후 서른일곱 살 연상인 신 총괄회장과의 사이에서 딸을 낳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그간 베일에 가려 있던 서씨의 모습이 최초로 카메라에 포착된 것은 지난 2014년. 〈스포츠서울닷컴〉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과 서씨 모녀가 이사로 등재된 유원실업 및 유기개발의 반포동 본사 건물 앞에서 서씨의 모습을 33년 만에 카메라에 담았다. 롱 패딩에 흰색 단화를 매치한 그녀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롯데백화점 내 식당 운영, 부동산은 처분 예정

서미경, 신유미 모녀가 이사로 등재된 유원실업과 유기개발은 롯데그룹이 제공한 특혜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 알짜 회사다. 유원실업은 지난 2013년 3월까지 시네마통상, 시네마푸드와 함께 롯데쇼핑 산하에 있는 롯데시네마의 매점 사업을 운영해왔다. 시네마통상과 시네마푸드는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현재 구속 중)이 최대 주주로 있는 회사다. 2013년 7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국세청은 세금 탈루에 2백억원, 일감 몰아주기에 4백억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2월 유원실업과의 계약을 해지했지만, 특혜 의혹은 여전하다.



롯데백화점에서 영업하는 비빔밥 전문점 유경, 냉면 전문점 유원정, 우동 전문점 향리, 커피 전문점 마가레트 등이 모두 이들 모녀와 관련된 식당이다. 롯데백화점 식당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입점로비가 치열한 것으로 유명하다. 대부분 신유미 고문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 식당가 점포들은 서씨 모녀가 이사로 등재된 유기개발이 운영권을 갖고 있다. 롯데의 식당가 담당 임직원이 바뀔 때마다 로열 패밀리 족보를 챙기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로 여겨져 왔다. 서씨의 오빠를 비롯해 둘째 형부와 셋째 형부 역시 롯데그룹의 특혜를 받으며 롯데그룹에 재직하거나 롯데그룹과 관련된 회사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서씨 모녀가 소유한 1천억원대 부동산이 매물로 나왔다. 먼저 시장에 나온 것은 서울 삼성동 테헤란로의 유기타워와 종로구 동숭동의 유니플렉스 건물이다. 시세 4백억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되는 유기타워는 서씨 모녀가 유기개발을 통해 소유하고 있는 빌딩이고, 3백50억원으로 추정되는 유니플렉스는 서씨 모녀가 유원실업을 통해 소유하고 있다. 시장에 나온 두 빌딩 외에도 서씨는 서울 방배동 고급 빌라 롯데캐슬 6채와 반포동 서래마을 미성빌딩 등을 보유 중이다. 일각에서는 서씨 모녀가 검찰 조사에 위기를 느끼고 부동산을 처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만간 다른 부동산들도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에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됨에 따라 서씨 모녀가 다시 한 번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서씨 측 변호인을 통해 검찰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해놓은 상황이지만, 서씨는 수사가 본격화되기 직전 일본으로 건너가 딸 부부와 함께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가 검찰 소환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서미경 씨 관련 부동산


사진 조영철 기자, 김도균
사진 제공 더팩트
디자인 조윤제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