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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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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 + SUN + ME

송선미, 행복이라 읽는 나의 이름

2016. 05. 26

결혼 9년 만에 얻은 딸 아리 이야기를 할 때면 아이처럼 두 눈을 반짝였다. “예쁘다”는 칭찬에 “녹음해서 남편에게 들려주겠다”며 수줍게 웃었다. 1년 차 엄마, 10년 차 아내, 20년 차 배우 송선미를 만났다.

배우 송선미(42)를 만난 건 그녀가 출연한 tvN 드라마 〈기억〉의 종방연 바로 다음 날. 작년 4월 딸을 출산한 후 배우로서의 첫 복귀작이었으니 그녀에겐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아이를 낳고 1년 가까이는 오롯이 ‘엄마’로만 지낸 것 같아요. 호르몬의 변화 때문인지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이런 게 ‘모성’이라는 건가 봐요. 전에는 제게 이런 모습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의외였죠. 이번 드라마 촬영은 지금껏 겪었던 어느 현장보다 편안했어요. 꼭 제 육아를 위해 모든 제작진이 배려해주신 것처럼 느껴졌죠.”



그녀의 딸 아리는 얼마 전 첫돌을 맞았다. 2006년 결혼해 꼬박 9년 만에 얻은 귀한 딸이다. 돌잔치를 대신해 치른 식사 자리에서 가족들이 입을 모아 ‘너무 극성스러운 엄마인 것 같다’며 그녀를 걱정할 정도로 육아에서 대단한 전투력을 발휘하고 있다.

“얼마 전까진 이유식을 했는데 지금은 밥을 먹여야 할 시기가 왔어요. 틈틈이 블로그를 찾아보면 육아의 고수들이 정말 많으시더라고요. 하루 세 끼를 마치 고급 레스토랑의 요리처럼  차려내는 엄마들이 얼마나 대단해 보이는지. 저는 그런 육아 팁을 어깨너머로 보고 따라 하는 수준이죠. 뛰어난 능력을 가진 엄마는 못 되더라도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TV 속 차갑고 도도한 모습은 없었다. 그저 엄마가 된 기쁨을 한창 만끽하고 있는 여자 송선미만 존재했다.


그녀는 자신이 엄마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결혼 후에도 ‘지금도 행복한데 굳이 왜?’라는 생각이 강했다. 영화미술 감독 출신의 설치미술가인 남편 고우석(45) 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엄마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남편의 동생 부부도 저희 부부와 마찬가지로 아이 생각이 별로 없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가족 행사에서 동서가 아이를 가졌다고 하는 거예요. 그때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나 혼자 아이가 없잖아?’ 하면서 뭔가 초조한 마음이 들었죠(웃음). 그날 바로 남편에게 아이를 낳고 싶다고 이야기했어요. 남편은 적잖이 놀란 눈치더라고요. 제가 마음을 굳게 먹은 걸 알고는 동의해줬어요.”

꽤 늦은 나이에 가진 첫아이. 제아무리 배짱이 두둑한 여배우라 해도 분명 큰 부담이다. 하지만 송선미는 담담했다. 아이를 처음 만나는 길이 낯설긴 했지만 설레는 마음에 두려움도 떨쳐냈다고 했다.

“제가 원래 긍정적인 편이에요. 아리를 낳는 장면을 남편이 동영상으로 촬영했는데, 분만실에 들어가면서 제가 ‘나 다녀올게!’하며 카메라를 보고 웃었을 정도예요(웃음). 간호사 선생님이 ‘이런 표정으로 들어가는 산모는 처음 본다’면서 깜짝 놀랐죠.”

아리가 태어나니 언제 시큰둥했냐는 듯 남편의 행동도 180도로 바뀌었다. 과묵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콧소리를 내며 딸의 이름을 부르는 모습은 영락없는 딸 바보다. 그녀는 “내가 알던 그 남자가 맞나 싶다”며 웃었다.

“요즘은 남편과의 대화 내용 절반 이상이 아리에 관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어제 아리가 뭘 했고, 오늘은 뭘 했으며, 주말엔 함께 뭘 하자는 내용이죠.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남편이 요즘에는 둘째를 갖자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도 해요(웃음).”


행복한 가정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녀에게 “꼭 신혼 같다”고 하자 그녀는 “올해가 결혼 10주년인데 깨가 쏟아진다고 하면 사람들이 비웃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얼마 전엔 영화 채널에서 마침 제가 출연했던 옛날 작품이 나오는 거예요. 얼굴이 얼마나 화끈거리는지. 남편이 ‘저 땐 정말 연기 못했구나?’ 하고 놀리더라고요. 결혼 10년 차에 ‘어머, 여보. 오늘 너무 멋지네요’ ‘당신도 너무 예뻐요’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부부가 어디 있나요? 실제로는 ‘살 좀 빼’ 하며 서로 놀리기 일쑤죠.”

배우 경력은 20년이지만 엄마로서는 이제 막 데뷔식을 치른 신인이나 다름없다. 그녀보다 5개월 먼저 아이를 출산한 동료배우 박진희는 그녀의 육아 선배다. 박진희가 깨알 같은 육아 팁을 알려주면 새내기 엄마 송선미가 따라 하는 식. 한 달 전엔 박진희가 추천한 아쿠아리움으로 가족 나들이를 다녀오기도 했다.

“아는 감독님 말씀이, 딸이 아빠를 닮으면 부부가 10년 더 해로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리는 남편을 똑 닮았어요. 요즘 남편은 마치 연애할 때의 모습으로 돌아온 느낌이에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아빠가 되니 더 애틋한가 봐요. 저나 남편이나 혹시라도 아리가 나중에 친구들에게 놀림이라도 받을까 봐 ‘젊게 살자’며 으쌰으쌰 하는 것도 있고요.” 



송선미의 행복은 현재 진행형 

배우 내공 20년의 그녀지만 여전히 연기는 어렵다. 이번 작품을 모니터링하면서도 내내 아쉬움이 남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게 연기의 매력이라는 걸 안다. 배우는 세상에 없는 캐릭터를 자신이 생각하는 최선의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으니까. 나중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건 촬영을 하는 동안 배우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쩌면 제 내공이 부족해서 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배우만큼 좋은 직업은 없는 것 같다는 거예요. 제가 지금까지 그만두지 않고 계속하는 이유기도 하죠. 나중에 아리가 커서 배우가 하고 싶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어요. 제가 그 시절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도 해주면서 저보다 훨씬 나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 같아요.”

그녀는 자신의 대표작으로 홍상수 감독의 영화 〈북촌방향〉을 꼽았다. 기존의 충무로식 상업 영화의 틀을 벗어나 2011년 전국 25개관에서만 개봉해 4만 관객을 돌파한 아트버스터(대중적으로 성공을 거둔 예술 영화)다. 2011년 칸 영화제에 ‘주목할 만한 시선’ 경쟁 부문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송선미는 영화를 찍는 내내 자신이 배우임을 절절히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저는 예전부터 사람들이 ‘목표가 뭐예요?’ 하고 물으면 ‘행복해지고 싶어요’라고 대답했어요. 어찌 보면 참 생뚱맞은 대답이죠. 작은 역할은 있어도 작은 배우는 없다고들 하잖아요.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을 뿐 톱스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건강하게, 오래, 성실하게. 이순재 선생님을 보며 깨달은 좋은 배우의 조건이에요. 저도 이렇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출산 후 첫 복귀작을 성공적으로 마친 송선미는 현재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훗날 아리에게 엄마가 이 작품을 찍으며 이렇게나 행복했노라고 자신 있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그녀의 바람이다. 배우 송선미와 마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남은 것은 인간 송선미였다. 그리고 분명해졌다. 그녀의 목표는 이미 완성형이다.

글 · 정희순
화보 진행 · 안미은 기자 
사진 · 목나정
디자인 · 김영화
헤어 · 변송화(스틸앤스톤)
헤어웨어 · SSecretWoman 
메이크업 · 민정(스틸앤스톤)
스타일리스트 · 장지연



10분 만에 20대로 돌아간 송선미 뱅스타일 헤어웨어의 비밀

2016 SSecret Woman Hair Trend

누군가는 머리를 볶아 폭탄처럼 부풀리고, 누군가는 정든 긴 머리를 싹둑싹둑 자른다. 매 작품마다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여배우들의 헤어는 정말 바람 잘 날 없다. 캐릭터의 진가는 바로 헤어스타일에서 드러나니 변신은 필수! 화보 촬영을 위해 명품 헤어웨어 브랜드 ‘씨크릿 우먼(SSecret Woman)’의 아틱-2를 착용한 송선미는 첩보물의 ‘팜파탈’을 상상하게 했다. “뱅 스타일은 20대 이후로 오랜만에 해보는데, 색다른 기분이 드네요.” 그의 헤어를 담당한 스틸앤스톤 변송화 원장은 “송선미 씨는 굉장히 여린 선을 가졌어요. 길고 가는 목 라인이 드러나도록 보브 헤어를 연출했죠. 앞머리를 뱅 스타일로 잘라 드라이어로 차분하게 정돈한 뒤 레드 립스틱을 살짝 바르면 드라마틱한 스타일로 기분 전환이 가능하죠.” 화이트 드레스를 입고 카메라 셔터 소리에 맞춰 몸을 유연하게 움직이는 송선미는 청순과 섹시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팔색조 같은 매력을 드러냈다. 그는 “도전하는 데 두려움은 없어요. 작품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변신할 준비가 돼 있죠. 직업의 특성상 가발 쓸 일이 자주 있는데, 씨크릿 우먼 헤어웨어는 가볍고 부드러워 오랜 촬영에도 부담이 없네요”라며 헤어웨어의 장점을 전했다. 씨크릿 우먼은 두상 성형 기술인 BS존을 활용해 볼륨감 있고 입체적인 헤어스타일을 선사한다. 헤어핀으로 고정하는 간편한 방식으로 머리 손질에 재주가 없는 사람도 혼자 입고 벗기 편하며, 통풍이 잘돼 답답한 느낌이 없다. 헤어웨어는 ‘쓰는’ 것이 아닌 머리에 ‘입는’ 옷이라고 말하는 송선미. 그날의 기분에 따라, 스타일에 따라, 그처럼 색다른 변신을 시도해볼 것.

How to Wear
1 헤어웨어는 착용자의 모발이나 눈썹과 가장 비슷한 톤을 선택한다.
2 빗으로 손질한 다음 착용자와 헤어웨어의 가르마를 맞춰 핀으로 고정한다.
3 헤어롤이나 고데기를 사용해 스타일에 맞게 연출한다.


사랑스런 그대, 로맨틱 & 휴
앞머리가 긴 보브 헤어 디자인. 자연스럽게 웨이브 지는 컬이 사랑스런 매력을 배가시킨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연출해볼 것. 하늘하늘한 원피스와도 잘 어울린다.



1 클래식한 멋, 램프리스
황후처럼 우아한 멋을 내는 램프리스 디자인. 뒤통수가 납작하게 눌린 두상에 추천하는 스타일이다. 정수리 볼륨을 살리면 얼굴은 작게, 목은 길고 가늘게 연출할 수 있다.

2 커리어우먼의 선택, 아틱앤휴
세련되고 지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는 디자인. 머리숱이 없거나 헤어 볼륨이 살지 않아 아침마다 스타일링에 애를 먹는 여성들에게 추천한다. 옆 가르마를 타고 고데기로 컬을 살짝 넣으면 우아해 보인다.

기획 · 안미은 기자 | 사진 · 목나정
디자인 · 김영화 | 헤어 · 변송화(스틸앤스톤)
메이크업 · 민정(스틸앤스톤)
타일리스트 · 장지연
의상협찬 · 루비나(02-561-8747)
사진제공&문의 · 씨크릿우먼(1599-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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