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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WHY

그는 왜 자수성가한 Mr. Pizza에서 폭행 CEO가 됐나

글 · 김지영 기자 | 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뉴스1 | 디자인 · 김영화

2016. 05. 18

건물 경비원이 최근 자신의 직무를 다하다 어이없는 폭행을 당했다. 가해자는 피자 브랜드 미스터피자를 체인화해 큰 성공을 거둔 MPK그룹 정우현 회장. 외식업계의 신화적 존재로 선망을 받던 정 회장이 ‘갑질 CEO’로 지탄받게 된 이유는 뭘까.

피자 체인인 미스터피자를 비롯해 여러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MPK그룹 정우현(68) 회장이 폭행 사건으로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정 회장은 4월 2일 밤,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에 있는 건물의 경비원 황모(58) 씨를 폭행하고 감금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데 이어 4월 15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 건물에는 MPK그룹의 한 브랜드 매장이 새로 입점해 있다. 정 회장은 사건 당일 이 매장에서 술을 마시며 식사를 했는데, 자신이 안에 있는 것을 확인하지 않고 건물 출입문을 잠갔다는 이유로 발끈해 경비원을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4월 5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 에 출연한 황씨는 사건 당시의 정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 건물은 통상적으로 오후 10시에 문을 닫는다. 그날도 오후 10시 10분에서 20분쯤 문을 닫고 경비실로 돌아갔다. 그런데 직원 2명이 회장님이 안에 계시다고 해 얼른 가서 건물 문을 열어드렸다. 그러고 나서 매장 안으로 들어가 회장님에게 ‘죄송합니다’라고 사죄했는데, (회장이) 악수를 청하는 척하면서 내 손을 잡더니 갑자기 턱 부위를 주먹으로 쳤다. 턱을 맞은 후 도망가려 하자 도망을 못 가게 멱살을 잡았고 같은 부위를 또 한 차례 가격했다. 또 나를 매장 안에서 5~10분쯤 못 나가게 했다. 무방비 상태라 도망갈 상황이 아니었다.”



가맹점주들 ‘자서전 강매’ 주장 

폭행 혐의를 부인하던 정 회장도 4월 5일 회사 홈페이지에 ‘피해를 입은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번 일의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한다’는 내용의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경찰이 CCTV를 통해 정 회장이 황씨의 목과 턱 사이를 두 차례 가격하는 장면을 확인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이 사건으로 피해를 본 건 황씨뿐이 아니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회사 이미지가 실추돼 매장 운영에 타격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정 회장이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비싼 치즈를 쓰게 해 폭리를 취하고, 폭언을 한 적도 있으며, 자신의 자서전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어야 한다며 수백여 권씩 강매하는 등 ‘갑질’을 일삼아왔다”고 주장했다.

MPK그룹 홍보팀은 이에 대해 “가맹점주들의 일방적 주장일 뿐 사실과 다르다”면서 “회장님은 자서전을 강매한 적이 없으며, 치즈 등의 원가 절감을 위해서도 계속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정 회장이 4월 9일 경찰에 출두해 폭행 혐의를 인정했으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다만 황씨가 주장하는 감금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의 홍보팀 관계자는 “회장님이 최근 피해자를 직접 만나 사과하고 원만한 합의를 위해 애쓰고 있다”며 “

이번 사건으로 가맹점주들에게 피해를 끼친 데 대해서도 직접 만나 사과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MPK그룹과 미국법인이 4월 1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사기 등의 혐의로 피소돼 정 회장은 국내외에서 모두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MPK그룹은 지난해 1천2백억원의 매출을 올린 코스닥 상장기업. 정 회장의 사유재산은 4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외식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74년부터 동대문시장에서 천일상사라는 섬유 도매업체를 운영하다 1990년 서울 이화여대 앞에 미스터피자 1호점을 내며 외식업에 뛰어들었고, 이후 21년 만에 피자업계 1위로 올라섰다. 꾸준한 메뉴 개발과 진취적인 경영 방식으로 자수성가의 꿈을 이뤘지만 가맹점의 고충을 살피는 포용력과 더불어 성장하려는 상생 리더십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가 가맹점을 을이 아닌 파트너로 존중해야 함께 성장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맹점주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이제는 정 회장이 경청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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