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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4.16

세월호 2주기, 잊지 않았습니다

글 · 정희순 | 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 디자인 · 이지은

2016. 04. 19

세월호 사건이 2주기를 맞았다. 그날의 비극을 기억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한편으로 당시 사고 처리를 둘러싼 공방도 여전하다. 아직 우리 모두에게 끝나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는 세월호의 흔적.


4월 16일은 우리에게 참 가슴 아픈 날이다. 무려 3백4명의 안타까운 생명이 바닷 속에 잠든 ‘세월호의 비극’이 벌어진 날이기 때문이다. 그후 2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세월호 사건의 흔적은 여전히 곳곳에 남아 있다.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은 아직도 국회에 머물러 있고 정부는 사고 책임자를 상대로 피해자들에게 지급한 손해배상금 1천8백억원의 구상금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여전히 노란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서울시는 사고 석 달 후인 2014년 7월 14일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이곳에 머물던 유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천막을 설치했다. 이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희생자 가족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제는 천막을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애초 이곳은 시위나 집회 등이 금지돼 있으며 시민들의 문화 행사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 공간이다.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시민들이 애도를 표할 수 있도록 천막을 설치했지만 이제는 이 공간을 시민들에게 돌려줘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유가족의 아픔을 고려해 당장 철수하기보단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공부하던 교실

세월호 사고 당시 가까스로 생존한 단원고 학생들은 지난 1월 학교를 졸업했다. 당시 희생된 학생들도 ‘명예 졸업식’이라는 이름으로 졸업식을 치르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아직 돌아오지 못한 학생과 선생님들이 있는데, 명예 졸업식을 할 수 없다”는 유족 측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로 인해 당시 사고 학생들이 사용하던 교실 10칸은 여전히 비어 있는 상태다. 사람들은 이 교실을 ‘기억 교실’ ‘4 · 16 교실’로도 부르고 있으며, 교실 안 책상 위에는 아이들의 사진과 편지, 노란 리본, 꽃 등이 놓여 있다.

2014년 말 학교 신입생 선발을 앞두고 교실 문제가 논란이 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명예 졸업식 때까지 보존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생존 학생들이 졸업을 하면서 다시 해당 교실의 환원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지만, 유족 측의 거부로 또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현재 단원고 학생들은 교장실, PC실, 음악실, 특별실을 리모델링해 만든 교실을 사용하고 있으며 4·16 가족협의회와 단원고 학부모협의회, 단원고, 경기도교육청 등 6자 대표가 대책을 논의 중이다.




남은 자들의 한 걸음

사고 이후 유가족들의 달라진 활동도 눈길을 모은다. 2014년 7월에는 생전 디자이너를 꿈꿨던 고 박예슬 양의 전시회가 열렸다. 그녀의 아버지인 박종범 씨가 예슬양의 유작들을 모으고 서촌갤러리의 장영승 대표가 전시를 기획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화가를 꿈꿨던 단원고 2학년 고 빈하용 군의 유작을 모은 전시도 열렸다. 세월호 사건 1주기였던 작년 4월에는 미국 애틀랜타 조지아 테크 러브 빌딩에서 박양과 빈군의 작품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전시의 타이틀은 <세월호 아이들의 꿈>이었다.

세월호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업사이드 다운>도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개봉을 위해 소셜 펀딩 프로젝트를 통해 모금 활동을 벌인 점이 눈길을 모은다. <업사이드 다운>은 <다이빙벨><나쁜 나라>에 이어 세월호 사건을 소재로 한 세 번째 영화다.




희생자의 유가족 역시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는 중이다. ‘유민 아빠’로 알려진 김영오 씨가 라디오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나선 것. 김씨는 세월호 참사로 당시 단원고 2학년 10반에 재학 중이었던 큰딸 유민 양을 잃고 단식 투쟁을 벌여왔다. 그가 진행하는 방송은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민 참여 프로그램, tbs FM의 <가슴에 담아 온 작은 목소리>다.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40분부터 15분 동안 방송되는데, 김씨는 진행자 겸 현장 리포터로 참여해 사회 곳곳의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 그들이 겪었던 어려움과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일상을 소리로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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