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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다이어트 주사 체험기

EDITOR 한정은

2019. 11. 12

강남 여자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다이어트 주사를 에디터가 직접 체험해봤다.

확실한 감량 효과로 화제인 다이어트 주사

1년 3백65일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에디터의 경험에 의하면 적게 먹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만큼 효과적이고 정직한 다이어트는 없다. 하지만 세상에는 맛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고, 운동할 시간은 부족하다. 그래서 자꾸 살이 찌고, 그러다 벼락 다이어트를 하는 루틴을 무한 반복한다. 에디터 또한 마찬가지다. 핫하다는 다이어트는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 그런 에디터는 작년 초쯤 솔깃한 정보를 입수했다. 홍보녀 A가 두 달 남짓한 기간에 몰라보게 날씬해졌다는 것. 앞서 A는 에디터도 해본 적 있는 hcg 호르몬 다이어트를 했는데, 다이어트가 끝난 후 심각한 요요 현상을 겪었던 터라 그녀의 변신은 더욱 화제가 되었다. 그녀에게 슬쩍 비결을 묻자 강남 여자들 사이에 핫하다는 다이어트 주사 덕분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매일매일 다이어트 주사를 자가로 놓는데, 이 주사를 맞으면 신기하게도 식욕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렇다. 다이어트는 식욕과의 전쟁이다. 식욕만 사라진다면 살을 못 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에디터는 식욕 억제제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역시 믿을 만한 에디터 B의 권유로 식욕 억제 효과가 있다는 알약을 먹었는데, 먹자마자 메스꺼움과 두통, 몽롱함 등 두 번 다시 겪기 싫은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섣불리 도전하지 않고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그러는 사이 다이어트 주사에 대한 입소문은 점점 퍼져갔다. 마침내 용기를 내 다이어트 주사를 처방받았다.

다이어트 주사, 과연 뭐길래?

병원을 방문하면 먼저 인바디 체크를 하고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한다. 그러고 나서 펜같이 생긴 주사를 받는다. 이 주사는 인체 내에서 생성되는 식욕 억제 호르몬인 GLP-1의 유사체를 함유해 포만감을 높여 식욕을 조절해주는 원리다. 덴마크의 제약사에서 당뇨 치료제를 개발하던 중 해당 치료제에 체중 감소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비만 치료제로 개발하면서 탄생했으며,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거쳐 2015년에 출시됐다. 사람들이 이 주사에 열광하는 이유는 확실한 감량 효과 때문. 

한 달에 5~6kg을 감량했다는 후기를 포털 사이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존 식욕 억제제가 가지고 있던 불면증, 무기력증 같은 부작용이 없다는 점과, 1일 1회 직접 주사를 놓기만 하면 된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주사펜 끝에 멸균 주사침을 끼우고 투여할 용량만큼 다이얼을 돌린 뒤 아랫배에 주사를 놓으면 된다. 뒷부분을 딸깍 하고 누르면 3~5초간 제재가 흡수된다. 수지침처럼 따끔한 정도이기 때문에 자가주사라고 해서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 매일 아침 일정한 시간에 주사를 놓으면 12~13시간 동안 식욕이 억제되는 효과가 있다. 보통 0.6mg으로 시작해서 1.2mg, 1.8mg으로 용량을 늘려나가며, 3.0mg을 초과하지 않는다. 2주 정도 투여했는데 아무 효과가 없거나, 12주간 투여 후 체중의 5% 이상 감량되지 않는다면 중단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결과는?

처음 며칠 동안은 주사를 맞고 나면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견딜 만한 정도이고, 병원에서도 괜찮다는 답을 받았기에 체험을 이어갔다. 신기하게도 주사를 맞으니 배가 고프다거나 무언가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소화가 잘되지 않는 것 같아 평소의 절반가량 먹으면 숟가락을 내려놓게 됐고, 적게 먹으니 이왕이면 양질의 단백질을 먹자는 생각에 삶은 달걀이나 쇠고기, 우유 등을 먹으려 노력했다. 초반에는 매일 200~300g씩 감량됐으며 한 달 만에 3kg이 감량됐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가 문제였다. 다이어트 의지가 샘솟는 초반에는 탄수화물 대신 단백질 위주로 먹으면서 식단 조절을 했지만 다이어트 기간이 길어질수록 의지가 흐려지면서 평소처럼 탄수화물을 가리지 않고 먹게 됐고, 이 때문인지 체중이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했다. 보통 1~2주의 적응 기간을 거친 뒤 투여 용량을 1.2mg으로 늘리면 효과가 배가된다고 하는데, 에디터는 2주 뒤 인바디를 체크했을 때 체중이 많이 감량되긴 했지만 그렇지 않아도 적은 근육이 같이 손실되어 투여 용량을 늘리지 않기로 했다. 주사액에 적응했는지 소화가 안 되는 느낌도 처음보다 덜해지면서 폭식을 하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업 & 다운을 심하게 겪은 두 번째 달에도 1kg이 감량됐다. 체험하는 두 달 동안 총 4kg의 감량 효과를 본 셈이다. 식이요법이나 운동을 병행하지 않은 것치고는 꽤 좋은 결과다. 하지만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체지방과 동시에 근육도 빠졌는데, 이는 다이어트 주사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에디터도 알고, 의사 선생님도 계속 권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한 체험 기간 중 깜박 잊고 주사를 맞지 못한 날이 있었는데, 심각한 배고픔이 느껴졌다. 과연 주사를 끊은 뒤 다시 몰려오는 배고픔과 식욕을 극복할 수 있을지, 아니 과연 주사를 끊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진 김도균 디자인 박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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