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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medical #pregnancy

다이어트가 임신에 도움이 되나요?

‘난임 멘토’ 이성구 원장의 아이 만드는 난임 치료 Q&A

EDITOR 최호열 기자

2019. 08. 05

최근 잡코리아가 직장인 2천3백6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 5명 중 3명은 체중 관리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체중 관리는 균형 잡힌 몸매 관리와 건강 유지, 성인병 예방을 위해 중요하지만 임신을 원한다면 특히 더 중요하다. 난임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체중(저체중·비만)도 상당 부분 연관성이 있어서다. 체중과 난임의 상관관계에 대해 7만 사례 이상 IVF(시험관아기 시술)를 한 대표적인 난임 전문의 대구마리아의원 이성구 원장에게 들어봤다.

체중 변화가 생식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체중 변화는 단순히 살이 찌고 빠지고를 떠나 호르몬 분비 불균형과 인슐린 저항성 변동, 불규칙한 생리 주기 유발, 대사증후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비만뿐 아니라 저체중, 체중 감량을 위한 무리한 다이어트도 가임력에 제동을 거는 요인이 됩니다.

여성의 몸에 체지방이 늘어나면 난임이 되나요.

체중이 늘어나면 호르몬 변화에 상당 부분 영향을 줍니다. 갑작스러운 체지방 증가로 인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E2)이 늘어나면서 호르몬 균형이 깨질 수 있습니다. 인슐린 효율성 저하, 배란 장애, 무월경, 희발월경, 다낭성난소증후군, 남성호르몬 과다, 나팔관 손상, 난자 질 저하, 혈액순환 장애, 대사증후군, 장 기능 저하 등으로 임신을 방해합니다. 비만 여성은 임신 후에도 정상 체중에 비해 자연유산율이 높고, 임신중독증 등 합병증 발병 위험도 증가합니다.

남성에게도 비만이 생식력 저하를 가져오나요.

살이 찌면 혈압이 올라가고, 지방의 혈중치가 늘어나며, 혈당 수치 또한 높아집니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저하하고, 정자 수가 감소하고, 정자 활동성이 정상 이하 상태가 될 수 있고, 사정 능력도 약해집니다. 체질량지수가 높고 허리둘레가 두꺼울수록 정자의 수가 적고 사정 능력이 약해집니다. 허리둘레가 40인치 이상인 경우는 37인치 이하인 남성에 비해 정자의 수가 22% 적었다는 보고(2013년 스탠퍼드대학 의대 연구팀)가 있습니다. 남성의 몸에 지방세포가 증가하면 활성산소로 인한 정자의 DNA 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늘어난 지방 조직엔 아로마타아제라는 효소가 있어서 남성호르몬을 여성호르몬으로 전환시켜버립니다. 남성의 몸에서 남성호르몬보다 여성호르몬 양이 증가하면 어떻게 될까요. 성호르몬 불균형은 임신 능력을 떨어뜨리고 리비도(성욕)를 약화시켜 발기부전과 가임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여성이 갑작스럽게 체중이 증가하면 호르몬 분비에 어떠한 문제점이 생길 수 있나요.

체중이 일주일에 1kg 이상 빠르게 증가하면 성호르몬 균형 체계가 깨지고 생식 기능이 마비될 수 있습니다. 여성은 체내 호르몬 불균형 자체가 임신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여성의 생식 체계에서 내분비계는 임신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급격한 체중 변화는 배란을 관장하는 뇌 시상하부의 기능을 떨어뜨려 호르몬 균형을 깨지게 만듭니다. 또한 지방세포가 늘어나고 혈액 속에 과당과 포도당 수치가 높으면 고인슐린증을 유발해 생식호르몬이 불균형 상태에 빠지는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남성호르몬이 여성호르몬보다 더 많이 분비되면 배란 장애가 발생합니다. 



체중 감량을 위해 무리한 운동을 하면 임신을 방해하나요. 

과체중이거나 비만일 때 자신의 체중에서 5~6kg만 감량해도 생식력이 30~40%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적정 체중임에도 더 날씬한 몸매를 위해 무리하게 운동하면 오히려 호르몬 불균형과 배란 장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심한 운동과 무조건 굶는 방식의 다이어트로 인해 무배란, 무월경이 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몸이 지칠 정도로 과하게 운동을 하면 인체가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베타엔도르핀을 분비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배란을 관장하는 시상하부 사령부에서 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할 수 있습니다. 임신을 원한다면 조깅은 좋지만 마라톤은 곤란합니다. 일주일에 80km 이상을 달리면 무월경 상태가 올 수 있습니다. 적당한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촉진시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은 건강 유지와 가임력 증가를 위해 꾸준히 해야겠지요. 

운동은 근육을 수축시키거나 확장시키는 활동입니다. 혈관도 수축과 확장이 이뤄지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튼튼해집니다. 운동을 통해 체온이 올라가면 지방을 비롯해 혈액 내 잉여물과 노폐물의 연소가 촉진됩니다. 몸에 혈액순환이 잘되면 난자의 질도 좋아지고 착상도 잘됩니다. 나아가 몸의 신진대사가 좋아지고, 우울증과 신경 증상이 사라지며, 뼈의 밀도를 높이고 심폐 기능을 향상시킵니다. 걷기, 적당히 뛰기, 에어로빅, 스트레칭, 요가, 절 운동 등을 적극 추천합니다.

다이어트 약제도 임신을 방해하나요. 

다이어트 약물 장기 복용으로 불면증과 불안감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식욕 억제제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불면입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 떨림을 호소하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엉덩이둘레, 체질량지수(BMI) 감소를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다가 설사와 복통으로 고생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특히 의사 처방전 없이 인터넷 혹은 개인 간 거래로 다이어트 약을 사서 복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간헐적 단식도 직업군에 따라 안 좋을 수 있습니다. 불안감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임신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남성들이 근육 키우기 위해 마시는 단백질 보충제는 정자 생산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저체중도 임신을 방해하나요. 

체지방이 너무 없으면 난소와 자궁내막으로 영양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게 됩니다. 심한 다이어트로 영양 공급이 안 되면 몸은 비상 상태로 돌입합니다. 가능하면 에너지를 덜 소비하려는 반응을 보이지요. 체온이 낮아지고 심장에서 내보내는 혈액의 양이 줄어들어서 저혈압이 될 수 있고, 저혈압이 되면 배란을 관장하는 뇌의 시상하부 기능이 떨어져 배란을 조절하지 못하게 됩니다.

저체중의 기준과 원인은. 

저체중은 정상 체중보다 15~20% 적게 나가는 상태입니다. 체질량 지수 18.5㎏/㎡ 미만이면 저체중입니다. 일반적으로 저체중은 영양 부족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운동과 식이조절을 하지 않았는데 갑작스럽게 체중이 줄었다면 각종 질환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심각한 저체중 여성은 면역 기능이 떨어지거나 단백질·칼슘·비타민 D 등 영양소 섭취가 제대로 안 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평소 영양 공급이 부족하면 감기, 결핵 등 감염성 질환에 취약한 몸이 됩니다. 실제로 저체중인 사람의 폐결핵 발생 위험이 정상 체중보다 2.4배에 달합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당뇨병, 부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호르몬과 프로락틴의 이상 등에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한편, 마른 체형(저체중)이면서 다낭성난소증후군인 경우가 있으니 희발월경, 무월경이라면 산부인과를 방문해 초음파 검사, 각종 호르몬 검사 등을 통해 난소 기능과 생식력 등을 체크해봐야 합니다. 미국 매사추세츠대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체중 여성은 정상 체중군에 비해 조기 폐경 위험이 18세는 50% 이상, 35세는 60% 이상 높았습니다. 평균적으로 저체중 여성이 정상 체중에 비해 조기 폐경 확률이 1.61배 더 높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임신을 위해 권장하는 생활 방식과 식습관이 있다면.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입니다. 폭음과 과식은 금물입니다. 지방 음식을 전혀 먹지 않고 저칼로리 채식만 고집하면 배란 장애가 올 수 있습니다. 지방은 성호르몬을 만드는 재료입니다. 콜레스테롤이라는 게 결국 세포막의 주성분이며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주재료입니다. 임신을 원하면 좋은 지방을 골라서 섭취해야 합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단백질 섭취가 부족할 경우 정자의 DNA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트랜스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과 과당 음료를 많이 먹으면 정자의 활동성과 정상 형태를 지닌 정자 비율이 낮아진다고 합니다. 또한 피자나 햄버거 같은 정크 푸드를 먹는 남성은 정자 수가 급격히 줄어든답니다. 남녀 모두 매일 운동하는 습관과 식이 조절을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하루 30분 걷기, 매일 햇볕 쬐기(비타민 D 흡수), 잠 푹 자기, 균형 잡힌 식단, 유산소 운동 등을 실천해서 임신이 잘되는 몸이 되길 바랍니다.


이성구 대구마리아의원 원장. 서울대 의대 및 대학원 졸업. 국내 최다 시험관아기 시술(2017년 12월 7만 사례 돌파). 2014년부터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퀴스 후스후(Marquis Who’s Who) 등재.




사진 셔터스톡 디자인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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