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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york #trend

Eggless Egg

닭이 낳은 달걀이 아니라고요?

EDITOR 오영제

2019. 07. 25

뉴요커들은 푸드테크로 탄생한 식물성 고기를 먹는다.

고기 맛이 나지만 고기가 아니고, 달걀처럼 보이지만 달걀이 아닌 것은?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만큼이나 아리송한 이 질문의 대답은 미국의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찾을 수 있다. 지구를 통틀어 가장 많은 고기 마니아들이 살고 있는 전 세계 1위 육류 소비국 미국이지만 요즘은 진짜 고기가 아닌 대체 고기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 동네 마트마다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소시지, 초리조, 햄버거 패티 등을 갖추고 있고, 동물성 성분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비건 마요네즈,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달걀, 치즈 등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이는 실리콘밸리의 최대 관심사이기도 하다. 식품(Food)과 과학기술(Technology)을 접목한 푸드테크(Food-Tech)는 지난해부터 연이어 푸드 트렌드로 꼽는 키워드 중 하나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푸드테크 분야에 투자된 금액은 20억 달러(약 2조3천7백억원)가량이라고 한다. 덕분에 식물로 만든 고기, 녹두에서 추출한 달걀, 해조류로 만든 생선 등에 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된 회사들에 빌 게이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도 투자했다고 알려져 또 한 번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미래 음식으로 각광받는 대체 육류

건강식에 관심이 높은 뉴욕에서 베지테리언을 위한 음식을 선택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의 움직임은 기존의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보통 베지테리언을 위해 제공되던 퍽퍽한 질감의 ‘콩고기’는 상당 부분 맛의 즐거움을 포기해야 했다. 요즘 ‘식물성 고기’는 베어 물었을 때 흐르는 풍부한 육즙, 씹을 때 퍼지는 진한 풍미까지 기존 고기의 맛을 그대로 재현해낸다. 이는 채식주의자뿐 아니라 건강을 생각하는 육식주의자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맛과 향은 실제 고기와 매우 닮았지만 칼로리와 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덜어낸 고기라니. 게다가 영양 성분은 높고 환경에도 이로운 식품이라니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대체 고기는 채식주의자뿐 아니라 칼로리와 건강을 걱정하는 고기 마니아들 역시 끌어당긴다.

뉴욕에서 만나는 대체 육류 제품 일렬 비교

임파서블푸드는 대체 육류 인기의 시작을 이끈 선두 브랜드 중 하나다. 고기 맛을 내는 핵심 헴(Heme) 분자를 연구해 이를 식물에서 추출해냈다. 임파서블푸드에서 만든 고기 패티는 식감은 물론 불 맛까지 실제 고기와 거의 흡사하다. 아직은 레스토랑으로만 납품되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직접 요리할 수는 없지만 뉴욕 곳곳에 체인을 두고 있는 우마미버거, 베어버거 등에서 맛볼 수 있다. 반면 비욘드미트는 마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브랜드다. 고기 다짐육과 패티, 소시지 등 다양한 형태로 판매해 여러 요리에 두루 활용하기 좋다. 요즘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달걀 없는 달걀(Eggless egg)’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저스트 에그(Just Egg). 햄튼크릭이라는 스타트업에서 개발한 이 달걀은 녹두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다. 모양부터 질감까지 영락없는 달걀이지만 콜레스테롤이 전혀 들어 있지 않아 마음껏 먹어도 된다.

오영제의뉴욕 트렌드 리포트


리빙 매거진에서 10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뉴욕에서 요리학교 졸업 후 글을 쓰면서, 건강하게 요리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게으른 플렉시테리언(때에 따라 고기도 먹는 베지테리언)으로 살고 있다.





기획 한여진 기자 디자인 이지은 사진제공 저스트에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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