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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newzealand #edu

뉴질랜드 조기 유학 현장을 가다

미래 지향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나라 1위

EDITOR 한여진 기자

2019. 06. 03

‘묻지마’ 해외 조기 유학 열풍이 한풀 꺾이고, ‘이유 있는’ 유학이 늘고 있다. 뉴질랜드도 다양한 이유로 각광받고 있는 조기 유학지 중 하나. 아이와 부모 모두 만족도 높다고 알려진 뉴질랜드 교육 현장을 기자가 직접 찾아가보았다. 엄마의 마음으로 꼼꼼하게 체크했으니 참고하시길.

자유롭게 앉아 도시락을 먹고 있는 타우랑가 필란스 포인트 학교 학생들.

자유롭게 앉아 도시락을 먹고 있는 타우랑가 필란스 포인트 학교 학생들.

뉴질랜드에서는 카약, 골프, 승마 등을 저렴한 비용으로 배울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카약, 골프, 승마 등을 저렴한 비용으로 배울 수 있다.

최근 해외 유학 열풍이 사그라지면서 꼭 필요한 학생만 가는 실용 유학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외교부가 발표한 ‘2017년 재외동포 현황’에 의하면, 2016년 유학생 수는 26만2백84명으로 2014년보다 1만6천5백50명이 줄었다. 2010년에 32만9천5백79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 감소 추세인 것. 특히 조기 유학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영어유치원, 국제학교, 영재학교 등이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교육이 다른 나라에 비해 뒤지지 않다는 인식과, 유학 후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한 사례, 유학 중 발생하는 사고나 부적응 문제도 조기 유학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이제는 우리 아이에게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 곳을 찾아 떠나는 ‘이유 있는’ 유학이 대세다.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 뉴질랜드 교육 시스템

웰링턴 명문 사립 남학교 스콧 칼리지의 전경.

웰링턴 명문 사립 남학교 스콧 칼리지의 전경.

 뉴질랜드 원주민 마우리족 전통 춤과 노래를 배우고 있는 뉴질랜드 학생들.

뉴질랜드 원주민 마우리족 전통 춤과 노래를 배우고 있는 뉴질랜드 학생들.

뉴질랜드는 맞춤형 교육을 잘하는 나라 중 하나다. 뉴질랜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OECD 국가 중 상위를 차지한다. 뉴질랜드 소재 대학 모두 2019년도 세계 대학 랭킹에서 최상위 3%에 포함되었으며, 32개 전공은 세계 Top 50에 포함됐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조사에 따르면 뉴질랜드가 미래 지향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나라 1위로 선정되었다. 우리나라처럼 실업계나 영재학교, 외국어학교 등으로 나눠져 있지 않고 국공립과 사립만 존재하지만 학교에서 각각의 아이에게 맞는 교육이 이뤄진다. 무엇보다 과학, 건축, 엔지니어링, 영화, 애니메이션, 디자인 등 기술과 창의성을 결합한 뛰어난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골프, 승마, 카약 등 다양한 예체능 활동을 저렴한 비용으로 할 수 있으며, 명문 대학에 진학해 공부를 계속하고자 하는 아이는 그에 맞는 아카데미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것. 이민자의 나라답게 외국 학생이나 문화에 관대하며, 미세먼지 없는 청정 자연도 뉴질랜드가 조기 유학지로 인기 있는 요인 중 하나다. 또한 학생들 보호가 엄격해 안전하다는 것도 뉴질랜드 교육의 매력으로 꼽힌다. 

뉴질랜드 교육 시스템은 초등학교(Primary School, 만 5~10세) 1~6학년, 중학교(Intermediate School, 만 11~12세) 7~8학년, 고등학교(College/High School, 만 13~17세) 9~13학년, 대학교(University, 18세 이상) 3년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나라처럼 초·중·고등학교가 명확하게 구분돼 있는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에서 8학년까지 교육하거나 9학년부터 시작하는 고등학교도 많다. 뉴질랜드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 유학생은 2015년 7천3백38명, 2016년 7천3백40명, 2017년 7천5백12명으로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중 초·중·고교에 다니는 조기 유학생은 2016년 2천1백4명, 2017년 2천1백58명, 2018년 2천2백67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뉴질랜드로 조기 유학을 떠나는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제1의 도시 오클랜드에서 벗어나 웰링턴, 네이피어, 타우랑가 등으로 유학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오클랜드는 우리나라와 직항으로 오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그만큼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 있어 아이의 영어 실력이 잘 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수준 높은 아카데미 교육과 문화 
웰링턴 Wellington

웰링턴은 뉴질랜드 수도로 수준 높은 아카데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스콧 칼리지를 비롯해 다양한 사립학교가 있다. 또한 박물관, 미술관뿐 아니라 쇼핑타운도 곳곳에 있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 단, 우리나라에서 직항이 없어 오클랜드에서 경유해야하는 것이 단점이다.



스콧 칼리지(Scots College)

웰링턴의 명문 사립학교 스콧 칼리지는 1~13학년의 남학생을 위한 남학교로, 세계적 수준의 교육으로 명성이 높다. 학문뿐 아니라 스포츠, 음악, 디자인,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받는다. 세계적인 명문 대학교 진학을 목표로 한 아이들을 위해 IB시험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Mini Interview

“초등학교 6학년 때 뉴질랜드로 유학 와서 3년 동안 공부하고 있어요. 유학원에서 운영하는 호스텔에서 지내고 있는데, 생활은 물론 학업 관리까지 해줘 편하게 지내고 있어요. 뉴질랜드 학교 대부분 국제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는 ‘이솔 클래스’가 있어 프리 토킹이 안 되는 영어 수준으로 뉴질랜드에 왔지만,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었어요. IB시험을 잘 준비해서 영국이나 미국 명문 대학교로 진학할 예정입니다.” 이원석(스콧 칼리지 10학년)

유해 환경 없는 아늑한 항구 도시
네이피어 Napier

북섬 동쪽의 혹스베이 지방에 위치한 네이피어. 뉴질랜드 와인 산지로 유명하며, 사과·배 등 과일 재배지이기도 하다. 네이피어는 냉동 고기, 양모, 펄프 등을 주로 수출하는 항구 도시이며, ‘아르데코 거리’가 유명하다. 조용한 항구 도시 느낌으로 유해 환경이 전혀 없고, 한국 유학생이 많지 않다.

타라데일 고등학교(Taradale High School)

1970년에 설립, 9~13학년 학생 1천여 명이 재학 중인 공립 중고등학교다. 33명의 국제학생 중 한국 학생은 9명. 특히 한국 학생이 국제학생회장을 2년 연속 맡을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며, 한국인 수학 선생님이 있어 한국 유학생들이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강점이다.

Mini Interview

“한국과 달리 실습과 실기 위주 교과 과정이 많아 공부를 진취적으로 할 수 있어요. 일대일로 선생님과 소통하면서 자율적으로 학습 계획을 세우는 시스템이 마음에 들고요. 11학년부터는 자신의 학습 계획을 직접 짤 수 있어요. 수학 중심으로 수업을 짜거나 디자인을 선택할 수도 있죠. 선택한 과목을 공부하다가 다른 분야에 관심이 생겨 과목을 바꿀 수도 있고요. 한국에서 강조하는 자기 주도 학습을 뉴질랜드에서는 모든 학생이 하고 있답니다.” 배단비(타라데일 고등학교 13학년)

유학생을 배려하는 교육 시스템 
타우랑가 Tauranga

타우랑가는 뉴질랜드 북섬의 동부 해안가에 위치하며, 5번째 규모의 대도시로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힌다. 1년 내내 따뜻하고 온화한 날씨와 뛰어난 자연환경, 오클랜드까지 자동차로 2시간 30분, 비행기로 30분 거리의 편리한 지리적 위치도 매력 포인트다. 25개의 초등학교, 4개의 인터미디어트, 8개의 중고교가 있으며, 모든 학교에 전체 국제학생 정원을 관리하는 제도가 있어 학급당 한국 학생 1명만 입학이 허용된다. 뉴질랜드 학생들과 어울려 영어 학습 속도를 높이고 빨리 적응시키기 위한 배려다.

필란스 포인트 스쿨(Pillans Point School)

필란스 포인트 스쿨은 0~6학년 약 5백 명의 학생이 학습하고 있는 공립 초등학교. 유학생이 학교에 빨리 적응하도록 버디(buddy) 친구를 배정하고, 일주일에 4번, 45분씩 영어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영어 수업을 진행한다.

타우랑가 인터미디어트 스쿨(Tauranga Intermediate School)

7~8학년 1천3백 명 이상의 학생이 재학 중인 뉴질랜드 최대 규모 중학교. 영어 독해와 쓰기, 수학을 가르치며, 독립적인 사고와 탐구를 중점으로 학습한다. 뉴질랜드 청소년 체육 올림픽인 AIMS Games(뉴질랜드 청소년 체전)을 시작한 학교로도 유명하다. 영어 캠프와 체전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실력에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EDITOR’s 전지적 참견

살 아이를 둔 엄마로 사심 가득 품고 뉴질랜드 교육 현장을 취재했다. 뉴질랜드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유해 환경이 적고 미세먼지 없는 청정 자연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는 것. 또한 고학년으로 갈수록 아이의 적성에 맞는 교육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취재 내내 가장 궁금한 점은 ‘몇 살에 유학을 보내야 할지’와 ‘얼마나 유학하면 좋은가’ 였다. 

뉴질랜드 물가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다. 뉴질랜드 국적 학생은 학비가 무료지만 유학생은 공립학교의 경우 1년 1만2천~1만6천 뉴질랜드 달러(약 1천만~1천3백만원), 사립학교는 2만~3만5천 뉴질랜드 달러(1천6백만~ 2천8백만원) 정도 학비를 낸다. 만 10세 이하 아이의 경우 부모 중 한 명이 반드시 가디언으로 함께 가야 하므로 집 렌트비와 생활비가 추가되며, 10세 이상 아이는 기숙사비와 용돈이 추가된다. 렌트비는 타우랑가 기준 주당 5백 뉴질랜드달러 정도로 2인 가족 기준 4백만원 정도 생활비가 드는 것. 가성비를 따질 수밖에 없는데, 단순히 아이 영어 능력을 높이고 싶은 마음이라면 가족 모두 고생하며 뉴질랜드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싶다. 차라리 그 돈으로 좋은 영어유치원에 보내는 것도 방법이니까. 반면 취학 전 청정 지역에서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며 다양한 문화를 접하게 하고 싶은 생각이라면 추천한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이상 어쩔 수 없이 이 땅이 기반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한글을 습득할 시기에 유학을 가면 국어 수준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라면 초등학교 고학년 때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중학교 때는 피하고 차라리 고등학교 올라가기 전에 유학을 가는 것도 방법이다. 기억할 점은 아이가 클수록 생활 적응과 영어 습득 속도가 떨어진다는 것.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해서 내 아이에게 맞는 시기를 찾는 것이 첫 번째다. 또한 사교육을 피해 조기 유학을 간다고 하지만, 뉴질랜드도 사교육이 존재한다는 것을 명심할 것. 실제로 우리나라 유학생들은 유학원에서 운영하는 사교육을 하고 있으며, 해외 명문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한국 고등학생처럼 예체능 수업을 선택하지 않고 빡빡하게 주요 과목 위주의 입시 공부를 하고 있다. 여기에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서 영어도 완벽하게 마스터해야 하니 한국 학생들에 비해 공부 양이 결코 적지 않다. 

뉴질랜드에서 만난 한국 유학생들은 대부분 학습 능력이 뛰어나고 자존감이 높으며, 하고자 하는 의욕도 충만했다. 한국 교육 수준이 높아 뉴질랜드에서는 조금만 열심히 해도 좋은 성과를 받을 수 있다는 학생도 있었다. 뉴질랜드 교육 시스템이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는 환경임은 분명한 것 같다. 선택은 부모의 몫이다.

디자인 박경옥
제작지원 & 사진제공 뉴질랜드교육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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