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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All about ‘별그대’ 궁극의 배우 전지현·김수현 & 가슴 뛰는 흥행의 공식 ②

우먼동아일보

2014. 02. 21

남의 목소리가 들리는 고등학생과 풋풋한 재벌 상속자, 친남매처럼 지내다 남편이 된 쓰레기 오빠에게 끌린 지 얼마나 됐다고 이제는 외계인에게까지 설레는가. 이왕 이렇게 된 거, 외계인 좇는 NASA 연구원의 심정으로 살펴본 ‘별에서 온 그대’만의 ‘어마무시한’ 인기 비결.


김수현 못지않은 매력 3인방

All about ‘별그대’ 궁극의 배우 전지현·김수현 & 가슴 뛰는 흥행의 공식 ②

‘별그대’의 숨은 한류 프린스 박해진
방 송 전부터 중국에 한국 드라마 사상 최고가로 팔린 ‘별그대’의 중국 다운로드 횟수가 일주일 만에 2억7천만 건을 넘어섰다. 여기에는 중국 활동 당시 인기 드라마 ‘첸더더의 결혼기’ ‘또 다른 찬란한 인생’ ‘애상사자좌’ 등에 출연해 한류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진 이휘경 역의 박해진(31)의 인기가 한몫했다. 2011년 중국 포털 사이트 QQ닷컴을 통해 43만 중국 팬과 채팅하고, 2012년 일본 투어 콘서트 전 좌석을 매진시킨 박해진은 1월 17일 열린 2014 아시아 모델 시상식에서 ‘아시아 특별상’을 받았다. 우월한 키 덕에 한국인 최초로 일본 유명 패션쇼 TGC(도쿄걸즈컬렉션)의 3회 연속 메인 모델로 발탁될 정도라고. ‘별그대’ 이후에도 이종석과 함께 출연하는 SBS 월화드라마 ‘닥터 이방인’을 비롯해 다수의 한국·중국 드라마에 등장할 예정이다.


All about ‘별그대’ 궁극의 배우 전지현·김수현 & 가슴 뛰는 흥행의 공식 ②

소시오패스 연기의 정점 신성록
살 인 충동이 들 때마다 반지를 만지작거려 ‘재승사자’ ‘반지작 반지작’ 등의 별명이 붙은 이재경 역의 신성록(32)은 2003년 드라마 ‘별을 쏘다’로 데뷔한 이후 영화와 뮤지컬에서 내공을 쌓았다. 2013년 8월 소집 해제 이후 연극 ‘클로저’와 뮤지컬 ‘카르멘’ 등에 출연했으며, 드라마는 2010년 ‘이웃집 웬수’이후 4년 만이다. 그는 ‘별그대’의 이재경 역에 대해 “영화 ‘추적자’에 나온 하정우의 사이코패스 연기를 보면서 섬뜩하고 소름이 끼쳤다. 그걸 참고해 소시오패스 연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스로 꼽은 인상적인 장면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재경이 CCTV를 쳐다보는 장면. 그는 “내가 그렇게 생긴 줄 몰랐다”며 웃었다. 그의 반지는 못을 구부러뜨린 모양을 형상화한 것으로 ‘소시오패스 링’이란 이름으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All about ‘별그대’ 궁극의 배우 전지현·김수현 & 가슴 뛰는 흥행의 공식 ②

어쩐지 모델 출신 안재현
이 작품이 정극 데뷔작인 천윤재 역의 안재현(27)은 이종석, 김우빈, 김영광 등의 바통을 이어받은 모델 출신 배우다. 평범한 경영학도이던 그는 ‘키가 크니까 모델을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모델에 도전한 것을 계기로 패션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9년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에서 신인상을 받았고 곧 디자이너 최범석, 정두영, 김선호 등의 패션쇼와 화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모델이 됐다. 팬들 사이에서는 책 많이 읽고 생각 깊은 ‘멘탈 미남’으로 소문나 있다. JTBC ‘이수근 김병만의 상류사회’ 택배맨, ‘베가 레이서’ CF 등으로 시청자에게 얼굴을 알렸다. ‘별그대’에서 무심해 보이지만 누나의 입원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오고, 누나 기사에 악성 댓글을 달던 고등학생을 두들겨 패는 ‘김첨지’급 누나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별그대’, 흥행할 수 밖에 없는 5가지 공식  글·황효진 ize 기자

All about ‘별그대’ 궁극의 배우 전지현·김수현 & 가슴 뛰는 흥행의 공식 ②

1. ‘히트작 제조기’ 박지은 작가
제 작진의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갖게 하는 작품들이 있다. ‘별그대’ 역시 전지현과 김수현의 캐스팅에 앞서, 박지은 작가가 집필한다는 사실 자체로 주목을 받았다. SBS ‘칼잡이 오수정’으로 장편 드라마에 데뷔해 MBC ‘내조의 여왕’과 ‘역전의 여왕’,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쓴 그의 별명은 ‘히트작 제조기’다. 김은숙 작가만큼 트렌디한 스타일의 로맨틱 코미디를 쓰거나, 김수현 작가만큼 인생 전반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을 쓰는 건 아니다. 다만, 결혼과 직장, 시집살이 등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에서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사랑에 대해 가볍지만 얕지 않은 담론을 던져왔다. 그의 작품이 젊은 층부터 중년층까지 대중적으로 소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토리는 탄탄하고, 대사는 과장하지 않되 핵심만을 전달한다. 전지현은 제작발표회에서 “박지은 작가의 대본을 보면 볼수록 왜 그동안 만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말하자면, 시청률이나 작품의 완성도에 있어서 현재 모두가 믿고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가 중 한 명인 것이다.

2. 전지현과 김수현의 ‘케미’
‘도 둑들’을 본 사람들이라면, 전지현과 김수현의 ‘투샷’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둘의 키스신은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별그대’는 영화에서 발견한 둘의 ‘케미스트리(화학 작용이라는 뜻. 주로 두 사람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를 설명하는 단어로 사용된다.)’를 극대화했을 뿐 아니라, 전지현과 김수현이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연기의 장점만을 영리하게 쏙 골라 캐릭터를 꼼꼼하게 빚어놓았다. 전지현이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보여주었던 발랄하고 엉뚱한 느낌에 ‘도둑들’에서 ‘예니콜’로 보여준 털털하고 뻔뻔한 이미지를 더하면 톱스타 천송이가 된다. 김수현 역시 ‘해를 품은 달’에서 선보였던 갓과 도포 차림,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냉혹한 인간 병기 ‘리해진’의 분위기를 결합시켜 외계인 도민준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비주얼적으로도 우월한 두 사람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무한대의 ‘케미’를 만들어낸다. 15초 동안 천송이를 바라보던 도민준이 갑자기 키스를 하는 순간, 과연 설레지 않았던 시청자가 있었을까.

3. 우주적 훈남 도민준의 캐릭터
도 민준은 KMT18405 별에서 날아와 4백 년 전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살아왔으며, 모든 감각이 지구인보다 일곱 배나 뛰어난 외계인이다. 이 설정은 ‘별그대’를 때론 코믹하게, 때론 로맨틱하게 이끌어가는 중심축이다. 젊어 보여도 배호의 노래와 달걀 띄운 쌍화차를 좋아하고, 시시한 만화책보다 ‘구운몽’을 최고의 책으로 꼽으며, 조선시대부터 모아온 도자기들을 아끼는 등 할아버지 같은 민준의 취향은 매번 웃음을 준다. 특히 “병자년에 방죽을 부리는군” “밤중에 버티고개에 가서 앉을 놈들” 등의 ‘조선욕’은 작품의 큰 재미 요소다. 그러나 1분 동안 시간을 멈추고, 2300m 반경으로 언제든지 공간 이동을 할 수 있는 그의 능력만큼은 주로 천송이를 구하는 데 발휘된다. 선상 결혼식에서 술에 취한 천송이가 강물로 떨어질 뻔할 때, 재경의 음모로 천송이의 차가 절벽에서 추락하려 할 때 금세 나타나 그녀를 구하고 홀연히 사라짐으로써 도민준은 일종의 히어로 판타지를 자극한다. 외계인, 애늙은이, 초능력자, 영웅, 로맨티스트의 매력을 모두 가진 남자라니. 가히 역대 최고의 남자 주인공이라 할 만하다.

4. 천송이-도민준-이휘경의 삼각관계
판 타지로 무장한 이 작품에는 또 하나의 강력한 판타지가 존재한다. 바로 첫사랑이다. ‘별그대’의 인물들은 모두 첫사랑의 순애보를 간직하고 있다. 도민준은 조선시대에 자신이 지켜주지 못했던 소녀 이화(김현수)를 잊지 못해 그녀의 환생이라 할 수 있는 송이에게 더욱 끌리며, 송이는 12년 전 자신을 교통사고에서 구해준 남자를 마음속에 품고 살아간다. 늘 천송이 옆에서 맴도는 친구 휘경(박해진)도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그녀를 짝사랑하고 있다. 그래서 세 사람의 사랑은 각자 간절할 수밖에 없다. 이들의 삼각관계가 더욱 흥미로운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도민준은 위기에서 매번 천송이를 구해주고, 인조 속눈썹까지 대신 사다 줄 정도로 ‘도 매니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휘경 역시 천송이를 위해 놀이공원을 통째로 빌릴 만큼 그녀에게 최선을 다한다. 그런 두 사람이 “천송이 걔, 내 여자니까”(이휘경), “내 여자라는 거, 합의된 건가?”(도민준) 등의 말을 주고받으며 질투를 느끼는 장면은 보는 이들마저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한다. 물론, 한낱 쓸모없는 고민이겠지만 말이다.

5. 한유라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
톱 스타 한유라(유인영)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삽입함으로써 스릴러 드라마와도 같은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물론 그녀를 살해한 장본인이 결혼 상대였던 S&C그룹 후계자, 이재경(신성록)이라는 사실은 이미 드러났다. 그러나 그가 어떤 방법으로 범죄를 저질렀는지는 사건을 조사 중인 검사 유석(오상진)과 박 형사(김희원)를 통해 서서히 풀려가는 중이다. USB에 담긴 영상에서 한유라를 향해 극도의 두려움을 고백하는 정체 모를 여자의 모습이나, 한유라의 유서가 실은 임종 체험관에서 작성된 가짜 유서라는 증거 등은 새로운 국면으로의 전환점이 된다. 더불어 소시오패스인 재경이 자신과 한유라의 관계를 알고 있는 천송이를 제거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오싹하게 만든다. 그의 정체가 언제쯤 탄로날 것인지, 그에게 숨겨진 치명적인 비밀은 무엇인지 마음을 졸이며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천송이 집, 도민준 강의실... 어디서 촬영할까?

All about ‘별그대’ 궁극의 배우 전지현·김수현 & 가슴 뛰는 흥행의 공식 ②

<font color="#000000"><b>1</b></font> 동·서양이 공존하는 도민준의 서재. <font color="#000000"><b>2</b></font> 여배우의 화려함이 느껴지는 천송이의 거실. <font color="#000000"><b>3</b></font> 도민준 집의 황금 벽시계는 3천만원을 호가한다.<br>



극 중 천송이와 도민준이 사는 고급 주상복합건물은 서울 목동에서도 가장 집값이 높다는 삼성 트라팰리스. 전경과 로비를 제외하고는 세트장 촬영이다. 건물 1층은 호텔 로비처럼 이뤄져 있고 보안 카드를 찍어야 위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구조. 드라마에 나온 것처럼 기자들이 진을 치고 앉아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건 불가능하다. 한편 제작진이 로비와 엘리베이터 통로 신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입주민의 동선을 막아 실랑이가 붙어 사과문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이는 해프닝도 있었다.
고급 펜트하우스 같은 내부는 SBS 디자인팀이 경기 탄현 SBS센터에 10억원가량을 투입해 지은 세트다. 톱스타 천송이의 집은 명품 가구와 실내 장식, 소품으로 그만의 개성을 표현했다. 만화책과 천송이의 사진이 담긴 액자를 곳곳에 배치해 톱스타의 집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도민준의 집은 화이트와 블랙 톤으로 꾸몄으며 희귀한 골동품과 고풍스러운 실내 장식으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느낌을 살렸다. 내부에 작은 연못을 마련해 풀과 화초를 심고, 천장에는 우주선을 형상화한 등을 달았다. 서재에는 실제 인간문화재의 작품과 개화기시대 물품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우리나라에 3대뿐이라는 황금 벽시계는 한국 최고 기업 오너가 소유한 것과 같은 물건으로 3천만원을 호가한다.  
도 민준과 서이화, 그리고 도민준과 천송이가 운명적으로 만나고 헤어지는 장소이자 작품의 ‘복선’이 되는 절벽 장면은 인천에서 촬영됐다. 제작진은 시놉시스 단계부터 장면에 어울릴 만한 장소를 수소문하다 인천 연수구의 한 채석장을 택했다. 이외에도 4백 년 전 천송이의 전생인 서이화가 도민준에게 정표로 건넨 비녀가 전시된 박물관은 인천광역시립박물관, 도민준이 열띤 강의를 펼쳤던 강의실은 인천대학교 송도캠퍼스 강의실이다.


도민준이 읽은 ‘그 책’이 궁금해

동화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미 국 작가 케이트 디카밀로의 작품으로 2006년 보스턴 글로브 혼 북 상 수상작. 도민준이 잠자리에 들기 전 읽는 동화책이다. 도자기로 만들어진 토끼가 자신이 사랑한 어린 여자아이가 죽어가는 걸 지켜보다 ‘다시는 사랑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장면이 조선시대 천송이의 전생인 서이화가 도민준에게 고백하는 장면과 오버랩되며 책 내용이 ‘복선’임을 암시했다. 그렇다면 동화책 속 에드워드의 사랑은 어떻게 끝날까. 첫 주인인 에블린에게 사랑받지만 사랑할 줄 모르던 에드워드는 바다 한가운데 버려지고, 긴 여행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며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다. 수십 년이 지나 에드워드는 에블린을 다시 만나 옛사랑의 빚을 갚는다.


‘별그대’ 궁금증 연구소

에필로그 드라마 말미 시청자에게 ‘깨알’ 재미를 주는 에필로그는 박지은 작가의 아이디어. 구성과 스토리 전개상 도민준의 과거와 능력에 대한 내용을 설명할 필요가 있었지만, 극중에 넣으면 넘칠 수 있으니 에필로그를 활용했는데 이제는 ‘별그대’를 다른 드라마와 차별화하는 요소가 됐다.

베란다 천송이와 도민준이 사랑을 꽃피우는 장소인 베란다는 실제 건물이 아닌 세트장. 발밑에 펼쳐진 야경은 강남의 한 건물 옥상에서 촬영해 CG로 합성한 것. 대신 ‘세상은 나로 인해 아름답다’는 카피가 큼직하게 쓰인 천송이 광고판은 진짜다. SBS 일산제작센터 운동장에 가로 20m, 세로 15m의 조형물을 세워 현수막을 걸고 찍은 영상을 베란다 장면과 합성했다.

절벽 천송이와 도민준이 결정적인 순간을 맞았던 장소이자 사건 발생의 주요 배경. 이 절벽은 첫 회에 지구에 도착한 도민준이 천송이의 전생인 이화와 만난 곳이다. 당시 도민준은 절벽으로 떨어지는 가마를 붙잡아 이화를 구해줬다. 도민준 덕에 목숨을 부지한 이화가 죽음을 맞은 곳도, 도민준이 브레이크가 고장난 차 안에서 두려움에 떠는 천송이를 지켜낸 곳도 이곳이었다. 이 때문에 네티즌들은 이곳이 새드 엔딩의 장소가 되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역사 고증 드라마의 주인공이 초능력을 쓰는 외계인이라는 이질적 존재. 제작진은 시청자가 이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획 단계부터 공을 들였다. 전문가들에게 외계인에 대한 자문을 받고, 4백여 년간 지구에 살아온 존재로 납득시키고자 여러 역사적 사실을 녹였다. 한 예로 정은표가 카메오로 나와 연기한 조선시대 집주름 윤성동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실존 인물이다. 또한 “조선시대 첫눈 내리는 날은 왕에게도 거짓말이 허용되었다”는 이화의 대사 역시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첫눈과 거짓말에 대한 기록을 반영한 것이다.



글·구희언 기자 | 사진·동아일보 출판사진팀 동아일보 사진DB파트 뉴시스 HB엔터테인먼트 클립서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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