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GREEN TALK

친환경 농산물, 이렇게 고르세요

박성직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 회장

글·김지은 자유기고가 | 사진·조영철 기자,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 제공

2015. 01. 15

가족의 건강을 위해 친환경 농산물을 집어 들었다가도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싶어 구입을 망설이게 된다. 사단법인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 박성직 회장이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할 때 알아두어야 할 사항을 들려주었다.

친환경 농산물, 이렇게 고르세요
“유기농 인증마크까지 달았는데 알고 보니 농약과 비료를 모두 사용했대!”

“농약도 안 치고 비료도 안 썼으니 유기농 아냐?”

친환경 농산물은 인간과 자연을 살리는 보약이다. 하지만 친환경 농산물 인증 농산물의 잔류 농약 파문에 이어 가수 이효리가 직접 농사지은 콩을 장터에서 ‘유기농’으로 표기해 판매했다가 해당 기관의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친환경의 기준이 과연 무엇인지 혼란스러워 하는 이들이 많다. 사단법인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 박성직(63) 회장은 그 기준을 이렇게 설명했다.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았다 해도 ‘유기농’ ‘친환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려면 정부로부터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친환경 농산물에는 화학비료와 농약을 기준치의 ½만 사용한 저농약 농산물부터 토양과 수질 검사를 통해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았음을 인증받은 무농약 농산물, 3~4년간 무농약 재배를 통해 토양을 충분히 정화한 토지에서 재배한 유기농산물 등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저농약 농산물은 2015년부터 친환경 농산물에서 제외됩니다. 소량이라도 농약과 비료를 사용한 농산물에 ‘친환경’이란 단어를 붙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는 친환경 농업을 경쟁력 있는 부가가치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 전국의 농협과 농업 단체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친환경 농업 단체다. 박성직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된 친환경 농산물 잔류 농약 파동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농약을 치고 비료를 사용하면 100포기의 배추를 키울 수 있는 땅에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지으면 채 50포기도 수확할 수 없어요. 농약과 비료의 도움 없이 농사를 지으려니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맛이 좋고 영양도 풍부합니다. 당연히 좋은 가격에 잘 팔려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막상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농약과 비료를 많이 써서 겉보기에만 크고 번드르르한 농산물이 더 좋은 값에 팔리거든요. 그러니 농민들이 농약의 유혹에 흔들릴 수밖에 없죠.”

소비자들이 친환경 농산물 생산자들에게 힘 실어주길

친환경 농산물, 이렇게 고르세요

학생들과 함께 농사 체험을 하고 있는 박성직 회장. 그는 농산물을 가까이서 접해 봐야 좋은 것을 선택하는 안목도 생긴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는 농산물품질관리원을 비롯해 정부에서 인허가한 70여 개의 유기농 인증 기관이 있다. 이들 검사기관의 인허가를 받은 농가에서 재배된 농산물은 샘플 검사를 통해 다시 한 번 인증 절차를 거친다. 문제는 이러한 인증 절차가 완료된 농산물을 유통업자가 살짝 바꿔치기 한다거나 농약을 친 농산물을 섞어 파는 경우에 발생한다. 그는 소수의 비양심적 행태로 인해 피땀 흘려 친환경으로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이러한 일을 막기 위해서는 소비자들도 친환경 농산물 소비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인이 육안으로 친환경 농산물을 가려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직접 농사를 지어봐야 어떤 것이 좋은 농산물인지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지요. 강동구에는 서울시와 강동농협이 협력해서 조성한 상일동 친환경농업 테마농원이 있습니다. 어린이와 학생들을 위한 체험학습장 형태로 건립됐는데 어린이가 있는 가족이나 귀농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께는 주말농장 형태로 무료 분양합니다.”

박 회장이 조합장으로 일하는 서울 강동농협에서는 매년 봄, 3개월 과정의 유기농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아카데미에서는 농산물의 생산과 가공, 유통에 이르는 전반에 대한 교육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그는 도시농업을 통해 생산한 로컬푸드를 직거래할 수 있는 친환경 농산물 전문매장 건립도 준비 중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친환경 농산물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생산자와 소비자, 유통업자가 서로 신뢰를 회복하고 건강한 먹거리의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디자인·박경옥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