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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백신연구소를 가다

‘백신, 아이들, 그리고 보다 나은 세상’

글·김명희 기자|사진·조영철 기자, 국제백신연구소 제공

2015. 01. 07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는 지금까지 6천6백여 명. 그러나 매년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아이들이 장티푸스, 콜레라 등 예방 가능한 감염성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개발도상국 아이들을 위해 백신을 연구, 보급하는 비영리 기구 국제백신연구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국제백신연구소를 가다
국제백신연구소를 가다

1 1IVI 직원이 인도 오디샤 지역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다. IVI는 오디샤에서 경구 콜레라 백신을 현장 접종,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2 IVI는 저렴하고 안전한 경구 콜레라 백신을 개발, 개도국 아이들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1년 총 6백90만 명의 5세 미만 아동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58%는 감염성 질병이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다시 말해 백신을 접종했더라면 수백만 명의 어린이들이 아까운 생명을 잃지 않았을 것이란 이야기다. 국제백신연구소(IVI)는 백신 개발과 예방 접종을 통해 개도국 어린이들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단체로, 우리나라에 본부를 둔 최초의 국제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서울시 관악구 서울대 연구공원 내에 자리 잡은 IVI본부에서는 세계 14개국에서 온 과학자와 직원들이 새로운 백신 개발과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에서도 드러났듯, 백신 개발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돈이다. 새로운 백신이 탄생하기까지는 천문학적인 비용 투자가 필요한데, 장티푸스·파라티푸스·콜레라 같은 질병들은 이미 선진국에서는 사라진 질병이기 때문에 경제성이 거의 없다. IVI는 그런 이유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해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저렴한 백신을 만들고, 이렇게 개발한 백신을 직접 현장에 찾아가 접종하기도 하며 WHO와 국제 의료 봉사 기구인 국경 없는 의사회, 파트너스인헬스(PIH)에 제공해 필요한 곳에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2010년 아이티 지진 당시 콜레라가 창궐해 5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을 때 PIH를 통해 콜레라 백신을 접종,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제약 회사들이 더 좋은 백신을 생산할 수 있도록 기술 이전을 하는 것 역시 IVI의 임무다.

안전하고 저렴한 백신 개발로 개도국 어린이들에게 건강을!

국제백신연구소를 가다

IVI는 매년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콘테스트를 열고 있다. 위 사진은 지난해 대상 수상작으로, 사탕수수 당밀 요리를 할 때 쓰는 커다란 냄비에서 필리핀 아이들이 수영을 하는 모습.

IVI가 이룩한 최고의 성과로는 2011년 WHO 사전 승인을 받은 경구용 콜레라 백신 ‘샨콜’ 개발을 들 수 있다. 기존 경구용 백신의 가격이 18~30달러에 달한 반면 샨콜은 1달러 남짓에 불과해 보다 많은 이들에게 백신을 공급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미국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따르면 2012년 아프리카 기니에서는 샨콜 접종을 받은 주민의 86%가 콜레라에 면역력이 생겼다고 발표했을 정도로 효과도 뛰어나다. 2013년에는 장티푸스와 파라티푸스를 모두 예방할 수 있는 백신 개발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 이외에도 IVI는 개도국 백신 관련 종사자들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 전 세계 주요 과학자들을 초청해 한국의 과학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석학 초빙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IVI의 재원은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 멜린다 게이츠가 설립한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기부금이 50% 이상을 차지하며 스웨덴 국제개발협력청과 우리나라 정부의 지원이 뒤를 잇는다. 사회 복지 활동을 하는 다른 NGO들에 비해 기업이나 개인 후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편인데, 이에 관해 IVI 정보커뮤니케이션실 김희정 실장은 “새로운 백신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기까지 길게는 몇 년 동안의 시차가 있다. 그러다 보니 후원 순위에서 후위로 밀리는 경향이 있는데, 멀리 보면 백신은 공중 보건에서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높은 수단이니만큼 국민들이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IVI 기부 릴레이 프로그램 기빙백(GIVING VAC)

1인의 기부자가 또 다른 1인의 기부자를 지명해 사랑을 이어가는 캠페인으로, 백신(vaccine)을 기부한다는 의미와 함께 과거 우리나라가 국제 사회에서 받은 도움을 돌려주자(Give back)는 뜻도 갖고 있다. 기빙백이 아니더라도 IVI 한국후원회(www. ivisupport.or.kr)를 통해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문의 IVI 02-881-1303 ivisupport@ivi.org

디자인·박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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