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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구 기자의 캐치 업

렌털, 어디까지 해봤니?

글·구희언 기자 | 사진·REX 제공

2014. 07. 09

큰돈 들여 사기는 부담스럽지만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 금전적 부담을 덜기 위해 찾는 렌털 서비스. 요즘에는 렌털 가능한 서비스의 범위가 광대역으로 넓어지고 있다.

렌털, 어디까지 해봤니?
렌털 서비스를 한 번도 이용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이용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난해 시장조사 전문 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명 중 1명(48%)이 렌털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고, 응답자의 70.4%가 렌털 서비스를 찾는 사람이 앞으로 점점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에는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어도 ‘새로운 물건을 쓰고 싶은 욕구’ 때문에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느는 추세다.

필요하지만, 제값을 주고 사기엔 부담스러운 제품을 상대적으로 부담 없는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렌털 서비스의 인기 요인이다. 목돈을 쓰는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에, 한번 맛 들이면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다. 렌터카처럼 일회성으로 빌리는 경우도 있지만, 정수기나 비데, 제습기, 냉온수기 같은 생활용품 렌털 서비스를 비롯해 냉장고, 세탁기, TV 외에도 매트리스, 헬스 기구, 캠핑·아웃도어 장비, 안마기, 보청기 등 우리가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대부분의 제품을 단기·장기적으로 빌려 쓸 수 있다. 지속적인 관리를 받고자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정수기 필터를 정기적으로 교체하거나 밥솥을 소독하는 등 바쁜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 역시 렌털 서비스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렌털, 어디까지 해봤니?
명품 대여는 ‘신상’ 원하는 골드미스에게 인기

외제 차와 명품 자전거를 비롯해 구두·시계·가방 등 다양한 명품을 대여해주는 업체들도 인기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소비 능력이 충분하고 물건을 보는 안목도 있으나 소유하는 것보다는 그때그때 ‘신상’을 접하는 행위에 기쁨을 느끼는 골드미스들이 주요 고객이라고. 동창회나 결혼식 같은 행사용 의상은 한번은 빛나지만 두 번 입기에는 질리는 디자인이 많다. 이런 행사용 원피스나 코트를 빌려주는 곳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같은 목걸이를 차는 게 싫증 난다면 입회비를 내고 1년간 주얼리를 자유롭게 렌털·반납할 수 있는 주얼리 렌털 서비스를 활용하면 된다.

이제 렌털 서비스는 단순히 물건을 빌려주는 수준을 넘어서 생활 깊숙이 자리 잡았다. 물질로 채울 수 없는 그 무엇을 채우기 위해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2009년 설립돼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친구를 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렌트어프렌드(rentafriend.com). 회비를 내면 세계 각국의 현지 친구를 임대할 수 있는 곳으로, 레스토랑·파티·이벤트에 함께 가거나 영화·스포츠 경기를 같이 관람할 친구를 빌릴 수 있다. 언어나 춤, 운동을 가르쳐줄 친구를 빌릴 수도 있다. 사는 곳과 원하는 연령대, 이성애자 남성·여성부터 동성애자, 양성애자까지 만나고 싶은 친구의 스타일을 입력하면 그 지역의 ‘이용 가능 친구’를 볼 수 있는데, 가격은 시간당 10달러에서 시작하며 구체적인 활동이나 미리 정해진 시간에 따라 ‘친구’가 정한다. 단 ‘섹스 파트너’를 구할 불순한 목적의 회원은 사절이라는 것이 사이트 측의 주장. 아무리 ‘무엇이든 렌털 시대’라지만, 친구까지 돈을 주고 빌릴 수 있다는 건 조금은 슬픈 일이다. 사이트 옆 ‘가입자 수 50만’ 배너가 외로운 현대인의 초상을 반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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