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YLE

Men’s Talk

“저도 이 옷 참 싫어하는데요”

남성지 에디터들이 말하는 남자들은 싫어하고 여자들은 열광하는 패션 스타일링 4

기획·안미은

2014. 07. 08

패션에 무지몽매한 남자들도 “도저히 못 봐주겠다” “무섭다”고 말하는 여자들의 패션이 있다. 귀여운 버섯머리와 엉덩이, 허벅지 라인이 드러나는 레깅스, 지구를 으스러뜨릴 것 같은 통굽 등등! 여성들의 ‘머스트 해브’가 상당히 많은 남자들에게는 ‘비호감’과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 알고 계신지? ‘뭐, 어때’라는 우리의 답을 내놓기 전에 일단 그들의 의견을 경청해보자. 패션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포용력을 가진, 잘 생긴 세 남자를 통해서.

“저도 이 옷 참 싫어하는데요”
“저도 이 옷 참 싫어하는데요”
남자 에디터에게 묻다

Short cut Bang (일명 버섯머리)

1 남자의 시선 2 내 여친이라면? 3 에피소드

O

유지성(‘지큐코리아’ 에디터)



1 날렵한 턱 선과 쭉 뻗은 목선은 자랑이다. 숨기지 말고 맘껏 드러내라. 2 긴 생머리보다 단발머리를 선호하는 편. 단발에서 조금 짧은 길이일 뿐이다. 머리는 금방 자랄 테니 괜찮다. 긴 생머리를 단발로 자르라고 설득하는 인고의 시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3 목 뒤에 난 잔털까지 꼼꼼하게 정리하던 매력적인 친구가 떠올랐다.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X

오성윤(‘맨즈헬스’ 에디터)

1 어울리면 괜찮다. 문제는 아직 어울리는 여자를 본 기억이 없다는 거다. 그래도 지구 어딘가에 쇼트커트 뱅이 어울리는 여자가 한 명쯤은 있겠지? 2 헤어스타일은 개인의 자유다. 다른 사람이 나서서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 단, 헤어로 인해 여자친구로부터 마음이 멀어지는 건 나도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이다. 3 쇼트커트를 하고 와서 마주치는 사람마다 미용사 탓을 하는 여자 후배가 있었다. 누가 물어봤나! 나는 아직도 미용사의 무고함을 주장한다.

조진혁(‘아레나옴므플러스’ 에디터)

1 얼굴의 완성은 머리! 하지만 쇼트커트 뱅은 어떤 얼굴이든 미완성으로 보이게 한다. 2 그녀 모르게 일단 한숨을. 그리고 다음 날 깍두기 머리를 하고 와 응수하겠다. 그럼 우리는 시골 밥상 같은 커플이 되겠지. 3 군대를 전역하고 대학에 막 복학했을 때, 공교롭게도 쇼트커트 뱅이 유행했다. 학교가 마치 거대한 러시안룰렛 같았다. 그 시기 나의 연애는 매번 실패로 돌아갔다.

Leopard (일명 호피)

1 남자의 시선 2 레오퍼드 보디컨셔스 원피스라면? 3 에피소드

“저도 이 옷 참 싫어하는데요”
O

유지성(‘지큐코리아’ 에디터)

1 잘 어울린다면 좋다. ‘남자들은 레오퍼드를 싫어해’라는 말이 교리처럼 받들어지는 정서가 불편하다. 이를테면 ‘여자들은 수염을 싫어해’와 같은 이치랄까. 3년째 수염을 기르고 있지만 여자들은 결코 싫어하지 않았다. 2 짧은 길이보다 치파오처럼 발목까지 오는 긴 길이가 더 좋다. 너무 짧으면 우아하지 않을 듯. 3 레오퍼드 힐을 신은 여자의 뒷모습만 보고 끌린 적 있다. 안경과 가방 같은 작은 면적의 액세서리가 몇 배는 더 위력적인 듯.



조진혁(‘아레나옴므플러스’ 에디터)

1 확실한 섹시 포인트. 단, 포인트로 사용할 때다. 포인트로 도배를 해버리면 정신만 사납다. 2 딱 붙는 원피스만으로도 매력적일 텐데, 무늬가 뭐가 중요한가. 3 고양이과 동물을 사랑한다. 흰색 셔츠를 입은 누나와 커피를 마셨는데, 누나가 고개를 숙일 때마다 셔츠 단추 사이로 레오퍼드 무늬 브라가 보였다. 솔직히 쓰다듬고 싶었다. 정말 고양이과 동물이 좋아서다. 오해는 마시길.

오성윤(‘맨즈헬스’ 에디터)

1 다른 남자들처럼 지독히도 레오퍼드에서 섹슈얼 판타지를 찾지 못하는 편이다. 차라리 다채로운 무늬와 유려한 빛깔을 가진 에스닉 패턴에 마음이 설렌다. 2 아름답다고 느낀다. 일단 부드러운 몸의 곡선이 전부 드러날 테니까. 적당한 근육에 좋은 골격을 가진 여성을 떠올리며 답했다. 3 내게는 그저 패턴의 일종일 뿐이다.

Platform Shoes (일명 통굽)

1 남자의 시선 2 플랫폼 슈즈 vs. 하이힐 3 에피소드

“저도 이 옷 참 싫어하는데요”
X

조진혁(‘아레나옴므플러스’ 에디터)

1 어떻게 보아도 아름답지 않다. 한마디로 괴상하다. 제대로 걸을 수 있을지 실용성도 의심스럽다. 그래서 진정한 하이패션인 건가? 2 많은 남자들이 하이힐의 마법에 걸려 있다. 키 큰 여자도 작은 여자도, 다리가 굵은 여자도 얇은 여자도 하이힐만 신으면 무조건 예뻐 보인다. 여자들의 고충은 나중의 얘기다. 3 소개팅에 나온 그녀가 무시무시한 통굽 신발을 신고 있었다. 나는 밥을 먹고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실 때까지도 그녀의 얘기에 하나도 집중하지 못했다. 지금까지도 그녀의 얼굴보다 신발이 더 강하게 뇌리에 남아 있다. 대체 왜?

오성윤(‘맨즈헬스’ 에디터)

1 슈즈에 대한 명칭을 오늘 처음 알았다면 할 말 다했다. 코스프레 소품처럼 키치한 분위기다. 이걸 정말 신고 걷는다고? 2 싸움을 잘못 붙였다. 남자들에게 여자의 하이힐은 언제나 옳다. 3 없다. 1분 정도 구글 사이트로 이미지를 검색해본 게 나와 플랫폼 슈즈 사이의 전부다.

유지성(‘지큐코리아’ 에디터)

1 겨울은 그래도 낫다. 많이 양보해서 부츠처럼 봐줄 수 있으니까. 문제는 여름. 왜 그렇게 플랫폼 형태 샌들이 쏟아지는지. 남자로서 애석할 따름이다. 트렌드를 좇는 게 아닌 펑크 록을 진심으로 사랑해서 신는 거라면 이해하겠다. 2 단연 하이힐! 하이힐 중에서도 에나멜 소재에 미끈한 앞코를 가진 정갈한 디자인. 발목을 감싸는 스트랩 힐은 나도 모르게 보호본능이 인다. 3 컬렉션 사진으로 확인한 게 다다. 굳이 신어야 한다면, 런웨이 모델처럼 완벽한 콘셉트로 날 설득해주길 바란다.

Leggings (일명 쫄쫄이)

1 남자의 시선 2 레깅스 vs. 스타킹 3 에피소드

“저도 이 옷 참 싫어하는데요”


조진혁(‘아레나옴므플러스’ 에디터)

1 멋과 기능성을 모두 고려할 때 반드시 고평가돼야 할 아이템. 나는 가끔 유니폼이나 교복이 레깅스였다면, 지금과 같은 억울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2 어떤 옷을 입었느냐가 중요한데, 할리우드 셀렙처럼 짧은 셔츠를 입었다면 레깅스에 한 표를 던진다. 3 나 역시 한겨울이 되면 바지 안에 레깅스를 입는다. 레깅스는 국경도 없고 성별도 없는 좋은 친구다. 여자친구와 어느 브랜드 제품이 우수한지 고급 정보를 나누고 싶다. 하지만 끝까지 비밀로 해야겠지?



유지성(‘지큐코리아’ 에디터)

1 하의로 레깅스만 입는다면 환영. 뭔가를 억지로 덧입으려고 하면 레깅스가 섹시함을 잃고 답답해진다. 애티튜드도 한몫한다. 방어하듯 자꾸만 티셔츠를 아래로 잡아당기는 행동은 보기 불편하다. 2 검은 색으로 한정 짓는다면 스타킹! 하지만 흰색과 커피색 같은 애매한 색상의 스타킹보다는 레깅스가 백배 낫다. 3 얼마 전 좌식 바에서 고리 레깅스를 입은 여자를 봤는데 끔직했다. 무용 공연이 아니니까.

오성윤(‘맨즈헬스’ 에디터)

1 깡마른 몸매보다 육감적인 몸매에 더 잘 어울린다. 이제는 눈에 익어 그런지 별달리 부정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2 광택감 있는 레깅스. 다시 강조하지만 근육이 적당히 올라붙은 다리여야 한다. 3 기왕 하의 실종 패션에 도전할 거 좀 더 과감하면 좋겠다. 민망하다며 무릎길이 치마나 원피스로 다리를 덮는 여자들이 있는데, 그게 더 이상하다. 회는 못 먹는다며 스시에서 밥만 골라 먹는 사람을 보는 기분이랄까.

Tanning (일명 마이콜 피부)

1 남자의 시선 2 하얀 피부 vs. 까만 피부 3 에피소드

“저도 이 옷 참 싫어하는데요”
O

유지성(‘지큐코리아’ 에디터)

1 누군가 이상형을 물을 때 간단히 “교포”라고 대답한다. 까맣게 그을린 피부에 잘 웃는 여자. 결국 외모에는 그 사람의 성향과 생활방식이 녹아 있다. 2 까만 피부. 여자들은 흰 피부에 집착하는 남자를 의심해야 한다. 그 흰 피부에 대체 무슨 짓을 하려고? 3 여자들 역시 흰 피부에 만만찮게 집착한다. 단순히 피부색이 예뻐 “태닝하셨어요?”하고 물으면 당혹스러워하는 경우가 꽤 있다. 까만 피부에 콤플렉스를 가지지 않았으면.

X

조진혁(‘아레나옴므플러스’ 에디터)

1 흰 피부?갈색 피부?노란 피부 순. 가벼운 태닝 정도는 좋으나, 여성들이여! 제발 얼굴만은 태우지 말아주오. 2 흰 피부에 대한 남자들의 열망은 태초부터 시작된, 뿌리 깊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건 지금도 유효하다. 미백 제품이 괜히 인기를 끄는 게 아니다. 3 해변가에서 선베드에 누워 태닝을 즐기던 여자들이 생각난다. 그녀들과의 한여름 미팅은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어쩌면 추억이라 아름답게 느껴지는지도.



오성윤(‘맨즈헬스’ 에디터)

1 건강하고 탄력 있어 보인다. 그게 다인 게 흠이다. 2 굳이 꼽자면 전자지만, 근육질인데 하얀 여자는 이상하다. 통통한데 까만 여자도 마찬가지. 각자 자기에게 맞는 피부색이 있다. 3 가끔 옥상에서 오일을 바르고 일광욕 겸 태닝을 한다. 어떤 여자는 그건 진정한 태닝이 아니라고 한다. 여자들의 머릿속에 있는 ‘태닝’이란 태닝 숍에서 기계로 태우는 것만 해당되나 보다.

일러스트·송다혜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