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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강연으로 지식 나눔 실천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

글 | 권이지 객원기자 사진 | 이기욱 기자

2012. 07. 06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로 공정 사회에 대한 화두를 던졌던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가 이번에는 신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로 한국을 찾았다. 샌델 교수는 한국 독자들에 대한 감사 겸 재능 기부의 일환으로 무료 강연을 해 더 큰 호응을 얻었다.

무료 강연으로 지식 나눔 실천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


6월 2일 늦은 저녁 열린 SBS 지식나눔콘서트 ‘아이러브人’ 공개 녹화 현장.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의 줄은 세계 석학과의 만남을 기대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 한눈에 보여줄 만큼 길었다. 2010년 발간돼 1백50만 부 이상 팔렸으며 현재까지도 베스트셀러 순위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59) 교수를 만나기 위한 자리였다.
샌델 교수는 현재 미국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이자 미국 예술 및 과학 아카데미의 특별 연구원으로 강연 및 저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존 롤스의 ‘정의론’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명성을 얻었으며, 20년 동안 하버드대에서 ‘정의(Justice)’라는 제목의 강의를 맡고 있다. 이 강의는 하버드대에서 가장 많은 학생들이 수강한 과목으로 꼽힌다. 샌델 교수는 하버드 강의와 전작 ‘정의란 무엇인가’를 통해 자신이 주장하는 공동체주의, 즉 “인간은 사회 공동체 내에서 비로소 하나의 개인으로 형성된다”를 이끌어내기 위해 토론식 강의를 즐겨 한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강연도 마찬가지.
샌델 교수는 이날 “한류 스타! 군 복무 기간만큼의 수입을 나라에 내고 군대 안 가도 되나?” “자격 미달 학생이 공익 목적의 기부금 내고 명문대에 입학해도 되나?” “거액 주고 위험한 신약 임상시험을 인간에게 해도 되나?” “월드컵 4강 재현을 위해 메시 같은 선수들을 돈 주고 사와 국가대표 시켜도 되나?” 등 사회적 이슈가 될 만한 질문들을 청중에게 던졌다.
청중들도 이에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며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강연을 마친 뒤 마이클 샌델 교수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바쁜 스케줄 탓에 피로한 기색이었지만 시종일관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다음은 샌델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 이번 한국 방문과 강연의 계기는 무엇인가?
지식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출간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 수록된 다양한 주제 ‘비시장적 가치’ ‘공동체’ ‘교육’ ‘시민 권리’ 등으로 토론을 진행하고 싶었다.

▼ 강연료를 받지 않았다고 들었다.
프로그램(지식나눔콘서트 아이러브人) 자체가 ‘재능 기부’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제작진에게) 이전 강연들을 보고 받아 확인했다. 취지가 좋은 것 같아 많은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방송 출연을 결정했다. (제작진은 그의 TV 강연료가 평균 7만~8만 달러 선이며, TV에서 무료 강연을 한 것은 최초라고 말했다.)

▼ 한국인들에게 ‘정의란 무엇인가’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국에서의 강연 소감은?
더욱 겸손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의 강연 및 토론 기회도 자주 주어졌다. 한국인들을 만날수록 정의, 공공의 이익 등의 주제에 대해 더 많이 토론하길 원하는 열망을 느꼈다.



▼ 주로 토론식 강연을 한다. 한국인들은 토론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는 평이 있다. 다른 나라에서의 강연 뒤 한국에 오니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한국에 오기 전 미국, 영국, 일본에서 토론 및 강연회를 열어 ‘돈과 사회에 대한 이슈’에 대해 이야기했다.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진행해봤지만, 한국 청중들은 열의를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줬다. 나이를 불문하고 각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며 열띤 토론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마지막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돈과 시장에 대한 토론은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 사회에서 돈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또 우리가 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토론을 통해 더 많은 논의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무료 강연으로 지식 나눔 실천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신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시장 논리가 사회 모든 영역을 지배하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제시하며 시장만능주의의 자화상을 다룬다. 샌델 교수는 시장의 무한한 확장에 속절없이 당할 것이 아니라 공적 토론을 통해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 이번 책에서 문답식 토론과 도발적 문제 제기를 통해 돈으로 사고팔 때 원래의 가치와 목적이 훼손되는 재화는 시장에 맡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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