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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LET’S GO!

아이 손 잡고 궁궐 투어

요즘 새롭게 뜨는 나들이 코스

기획 | 한여진 기자 진행·일러스트 | 김민경 프리랜서 사진 | 이기욱 기자

2012. 04. 03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보고 궁궐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는 이들이 많다. 궁궐은 왕이 생활하는 ‘궁’과 정사를 돌보는 ‘궐(궁을 수호하기 위해 쌓은 성을 의미하기도 함)’의 공간을 말하며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이 있다. 궁궐은 한 나라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소로 당대 최고의 규모와 기술로 지은 가치 높은 문화유산이다. 자연과의 어울림을 중시해 자연을 만끽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장소다. 궁궐 매표소에서 통합관람권을 구입하면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과 종묘를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권은 구입일로부터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다. 각 궁궐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함께 궁궐을 돌아볼 수 있는 관람 코스가 정기적으로 하루 수 차례 진행된다. 주말에는 자원봉사 단체가 경복궁 무료 해설을 하는데 우리궁궐지킴이(www.rekor.or.kr)를 통해 인터넷 예약을 하거나 우리궁궐길라잡이(www.palaceguide.or.kr)를 통해 이메일, 전화 예약을 하면 된다. 서울의 4대 궁궐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창덕궁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소개하고, 궁궐 안에 숨겨진 역사 이야기와 주변 먹을거리·볼거리도 알아봤다.
아이 손 잡고 궁궐 투어


조선 궁궐 생활 알 수 있는 경복궁
조선을 대표하는 궁궐인 경복궁은 조선을 세운 태조가 나라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세운 궁으로 역사가 깊고 규모도 크다. 궁궐 문인 광화문과 근정전, 사정전, 강녕전은 남북을 축으로 일직선상에 놓여 있고, 부속 전각들이 각 영역 안에서 좌우 대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의 경복궁은 임진왜란 후 2백73년 동안 빈터로 남아 있던 것을 흥선대원군이 중건해 3백30여 동의 전각을 다시 지은 것. 강녕전, 교태전, 자선당, 흥례문, 광화문 등은 최근에 복원됐다. 경복궁의 정문은 광화문이다. 임진왜란 때 전소되고 6·25 전쟁 때 문루가 소실되는 등 수난을 겪다가 2010년 8월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광화문과 흥례문을 지나면 근정전이 나온다. 근정전은 외국 사신 접견, 즉위, 책봉, 혼례 같은 나라의 주요 행사를 치르던 곳. 마당 가운데로 난 길은 왕이 걷는 어도, 양편에는 신하들이 걷는 신도가 따로 있다. 근정전 뒤편의 사정전은 왕이 나랏일을 돌보던 곳으로 ‘깊이 생각하여 나랏일에 임하다’는 뜻이 담겨 있다. 세종대왕 때 한글 창제가 이뤄진 집현전 자리에는 현재 수정전이 자리 잡고 있다. 강녕전과 교태전은 왕과 왕비가 각각 생활했던 곳. 교태전 내의 아미산은 왕비를 위해 조성한 정원으로 봄에 가장 아름답다. 자경전에는 대비가, 동궁에는 세자가 머물렀다. 세자는 ‘떠오르는 해’로 비유돼 내전의 동쪽에 궁을 세웠다. 경회루는 외국 사신을 접대하거나 큰 연회를 열던 공간이고, 향원정은 왕실 전용 휴식 공간이었다. 경복궁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어떤 곳을 갈지 살펴보고 가야 알차게 구경할 수 있다. 경복궁 홈페이지(www.royalpalace.go.kr)에서 ‘어린이 경복궁’ 메뉴를 보며, 아이와 함께 미리 갈 곳을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OPEN 3~10월 오전 9시~오후 6시, 5~8월 중 휴일·공휴일은 오후 7시까지, 11~2월 오후 5시까지(화요일 휴궁) COST 19~64세 3천원, 65세 이상·18세 이하 무료 TEL 02-3700-3900 WEB www.royalpalac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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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신맹주 해설사가 일러주는
아이 손 잡고 궁궐 투어
아이들과 경복궁 즐겁게 관람하는 법


“경복궁은 규모가 워낙 크고 전각이 곳곳에 많아 관람 동선을 잘 짜야 해요. 제가 추천하는 곳은 크게 세 구역이에요. 첫 번째 구역은 광화문-흥례문-근정전-사정전-경회루 등 국무와 관련된 공간으로, 이곳을 먼저 둘러보세요. 두 번째는 강녕전-교태전-향원정 등 왕과 왕비가 생활하던 공간을 둘러보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세자가 머물던 동궁과 대비가 사용하던 자경전을 둘러보면 총 1시간 30분 정도가 걸려요.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자료 조사를 하거나 가이드북을 출력해오면 좋지요. 준비를 못했다면 출입구 쪽에서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 활용하면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어요.”


국립민속박물관·어린이박물관
경복궁 안에 위치한 국립민속박물관은 한민족생활사, 한국인의 일상, 한국인의 일생으로 나눠 전시돼 우리 민족의 전통 생활을 보고 배울 수 있다. 어린이박물관은 동화 ‘심청전’을 주제로 당시의 생활상을 반영해 꾸며놓았다. 추억의 거리로 조성돼 있는 야외전시관에는 근현대의 모습과 개항기의 상점 및 전차 등을 비롯해 다방, 만화방, 이발소, 양장점, 인쇄소, 식당 등을 재현해놓았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무료 해설은 오전 10시와 11시, 오후 2시와 3시에 시작된다. OPEN 3~10월 오전 9시~오후 6시, 11~2월 오후 5시까지(화요일 휴관) TEL 02-3704-3114 WEB www.nf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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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복궁 주변 먹을거리·볼거리
에 마미
차와 커피, 초콜릿 음료, 디저트 등을 맛볼 수 있는 카페. 달걀과 벌꿀을 넣어 구운 뒤 48시간 동안 숙성시켜 만든 부드러운 카스텔라가 별미다. 치아바타 빵에 모차렐라·브리·그라나파다노 치즈, 토마토 등이 듬뿍 들어간 샌드위치도 인기 메뉴. 유리로 만든 주전자와 찻잔을 비롯해 식기, 바구니 등의 주방 소품도 판매한다. OPEN 정오~오후 10시30분(월요일 휴무) COST 디저트 2천~8천원, 음료 4천~8천원, 세 가지 치즈를 넣은 샌드위치 8천4백원 TEL 070-4115-7594 WEB www.mam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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놋그릇 가지런히
경남무형문화재 제14호 징장 이용구 선생의 며느리이자 전수자 이경동 씨의 아내 김순영 씨가 운영하는 놋그릇 갤러리 겸 다과 카페다. 오디·사과·감귤 차를 비롯해 미숫가루, 생강꿀라테, 대추라테 등 특별한 음료를 맛볼 수 있다. 단팥죽이나 단팥소스를 곁들인 홍시 등 주전부리도 맛있다. 유기 그릇도 전시·판매하고 있다. OPEN 오전 10시~오후 8시(일요일 휴무) COST 음료 5천원, 단팥죽 6천원, 절편구이 세트 8천원 TEL 02-736-6262 WEB www.dubooj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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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구르메
식자재 수입 및 유통 업체 구르메 F·B㈜에서 운영하는 식자재 숍 겸 레스토랑. 60여 가지의 치즈와 음료, 버터, 육가공품, 소스, 식초, 와인 등과 조리 도구 등이 있는데 백화점보다 10% 정도 싼 값에 살 수 있다. 프랑스 AOC 인증을 받은 이시니 버터, 도토리를 먹고 자란 스페인산 흑돼지 뒷다리로 만든 이베리코 햄, 깊고 진한 풍미의 머스터드소스 등이 인기 제품이다. 레스토랑에서는 샐러드, 샌드위치, 수프, 피자, 그라탱 등의 식사와 바게트, 치즈, 햄 등 요깃거리가 있다. OPEN 오전 10시30분~오후 10시(연중무휴) COST 음료 4천~5천원, 요리 8천~2만5천원 TEL 02-739-7711 WEB www.eurogourm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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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PM
이탈리아 요리를 전공한 아내와 일본·두바이 등에서 셰프 경험을 쌓은 남편이 운영하는 유러피언 식당이다. 식당 이름은 ‘세계 어디서든 식사와 술이 시작되는 시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메추리알과 참치, 싱싱한 로메인과 말린 토마토, 찐 감자 등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니스식 샐러드와 흰 밥에 입맛 돋우는 코울슬로가 함께 나오는 헝가리식 스튜인 굴라시를 추천한다. OPEN 정오~오후 2시30분, 오후 6~9시(월요일 휴무, 화요일 오후 6시 오픈) COST 애피타이저 8천~1만원선, 샐러드 1만4천~2만원선, 파스타 1만원선, 피자 1만~2만원선, 메인 요리 1만원선(부가세 10% 별도) TEL 02-730-3777 WEB www.facebook.com/7PM.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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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건축 양식의 보고 덕수궁
시청 앞에 위치한 덕수궁은 임진왜란 중 선조와 대한제국 시절 고종이 궁궐로 사용했다. 당시 규모는 지금의 정동과 시청 앞 광장 일대를 아울러 현재 궁역의 3배 가까이에 달했다. 고종은 덕수궁에 머물며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꾸고, 환구단(현재 웨스틴조선호텔서울 앞에 위치)을 지어 하늘에 제사를 지낸 뒤 황제에 올랐다. 고종은 궁 안의 전각을 다시 세우고 조선이 자주독립국임을 밝혔다. 덕수궁은 원래 경운궁으로 불렸는데, 일제에 의해 고종이 물러나고, 왕위를 물려받은 순종이 창덕궁으로 옮겨가며 고종의 장수를 비는 뜻에서 ‘덕수’라는 궁호(공덕을 칭송해 올리는 칭호)를 올리며 이름이 바뀌었다. 고종은 승하할 때까지 덕수궁에서 지냈으며 고종 승하 후 축소돼 지금의 모습으로 남게 됐다. 덕수궁과 주변 정동에는 대한제국 시절의 건축 양식을 볼 수 있는 건축물들이 많다. 덕수궁 내에 있는 정관헌은 후원의 정자 기능을 대신해 지은 전각. ‘조용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공간’이라는 뜻의 이름처럼 연회와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전통 양식에 서양 건축 기술을 섞어 지은 건축물이다. 고종이 커피를 즐기던 곳으로도 유명하며 당시의 테이블과 의자도 남아 있다. 현재 덕수궁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석조전은 서양식 석조 건물로 본래 1층은 시종이 머무는 부속 공간, 2층은 손님 접견실, 3층은 고종의 생활 공간으로 사용됐다. 현재 공사 중인데 5월 중에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덕수궁 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석어당에는 고종의 어필 현판이 있다. 덕수궁은 40분~1시간 정도면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고, 홈페이지에서 아이를 위한 덕수궁 소개 자료 ‘어린이활동지’를 다운받을 수 있다. 덕수궁 동문인 대한문 앞에서는 정기적으로 수문장 교대식이 이뤄진다. 교대식은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3시30분 시작되며 소요 시간은 30~40분 정도. 월요일과 비나 눈이 올 때는 열리지 않는다. OPEN 오전 9시~오후 9시(월요일 휴궁) COST 19~64세 1천원, 7~18세 5백원, 65세 이상·6세 이하 무료 TEL 02-771-9952 WEB www.deoksugung.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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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 구경에 도움 되는 지식 1

궁궐 전각의 이름에 들어 있는 ‘전, 당, 합, 각, 재, 헌, 루, 정’ 등은 무엇을 뜻할까? ‘전’은 궁궐에서 가장 격이 높은 전각으로 왕과 대비, 왕비가 사용하는 전각에만 붙었다. 왕과 왕비는 궁궐 어느 전각이든 사용할 수 있지만 세자는 ‘전’자가 붙은 전각은 사용할 수 없었다. ‘당’은 업무 공간이나 세자의 거처를, ‘합’은 전이나 당의 부속 건물을 뜻한다. 휴식 공간에는 ‘재’와 ‘헌’, 연회 공간에는 ‘루’와 ‘정’을 붙였다.


서울시립미술관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정동길에 위치해 있다. 일제 강점기 때는 경성재판소였고 광복 후에는 대법원 청사로 사용되다가 2002년부터 미술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술관 앞에는 오래된 나무와 꽃들이 가득해 봄이 되면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 천경자 화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천경자의 혼’이 상설전시로 열리고 있으며, 4월 22일까지 2011년 시립미술관이 수집했던 작품을 볼 수 있는 ‘신소장품전’이 열린다. 4월 10일부터 12명의 젊은 작가들이 각자의 방을 꾸미는 ‘SeMA 청년 2012’전시가 시작된다. 세 전시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OPEN 오전 10시~오후 8시(주말·공휴일 오후 7시까지 개관, 월요일 휴관) TEL 02-2124-8800 WEB seoulmoa.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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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화 흔적 남아 있는 정동
정동은 개화 이후 외교관과 선교사들이 모여들며 새로운 문화가 자리 잡은 곳으로 지금도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개신교 최초로 세워진 정동제일교회, 신교육 기관인 배재학당과 이화학당, 외교관들의 사교 모임 장소인 외교구락부가 있던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고종 황제가 머물렀던 러시아공사관의 망루 등이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들어서 있다. 현재 영국대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옛 영국공사관과 성공회 서울성당도 있는데, 서울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 건축으로 색다른 풍광을 자랑하므로 꼭 둘러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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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수궁 주변 먹을거리·볼거리
아빠하고 나하고
덕수궁 대한문 옆에 위치한 커피와 음료수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 단호박, 고구마 등으로 맛을 낸 라테류와 초콜릿을 직접 녹여 만든 초콜릿 음료가 유명하다. 4월에는 청포도를 통째로 갈아 만든 청포도주스를 맛볼 수 있다. 음료 외에도 아기자기한 쿠키류와 먹음직스러운 머핀, 부드러운 푸딩, 신선한 샌드위치와 베이글 등도 있다. OPEN 오전 9시~오후 7시 COST 음료 1천5백~3천원, 쿠키 5백~7천원TEL 070-8237-7094

아하바브라카
파스타·스테이크·피자 등을 맛볼 수 있는 1층 아하바와 돈가스·오므라이스·맥주를 즐길 수 있는 지하 1층 브라카가 있다. 실내 곳곳에는 주인이 유럽 등에서 구해온 갖가지 식기류와 생활 소품 등을 전시·판매한다. 아이와 함께라면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토마토마레스파게티와 달콤한 꿀소스로 맛을 낸 꿀피자를 추천. 피자는 페이스트리 반죽이라 바삭하고 씹히는 맛이 색다르다. 점심 세트 메뉴는 싱글과 커플 런치 두 종류가 있으며 수프, 빵, 샐러드, 커피가 포함된다. OPEN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연중무휴) COST 애피타이저·샐러드 9천9백~1만5천9백원, 파스타·리조토·피자 1만4천9백~1만9천9백원, 메인 요리 2만~3만원, 런치 세트 1만1천9백~3만원(부가세 10% 별도) TEL 02-753-7003 WEB www.ahaabah-braka.co.kr

산다미아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공정무역 커피를 사용하며 시리얼 바, 조각 케이크 등 간단한 먹을거리도 있다. 식빵에 캐러멜 시럽과 시나몬 파우더를 뿌리고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은 달콤한 허니버터브레드와 발효시킨 요구르트에 블루베리를 넣고 갈아 만든 블루베리요거트가 인기다. 매달 첫째 수요일 오후 7시30분에 정기적으로 공연이 열리는데 4월에는 비올라 연주, 5월에는 성악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별도의 관람료는 없다. OPEN 오전 9시30분~오후 10시, 주말은 오후 1시부터(명절 휴무) COST 음료 2천5백~5천3백원, 쿠키·케이크 7백~4천원, 와플 2천원, 허니버터브레드 7천3백원 TEL 02-6364-2233 WEB cafe.daum.net/sandam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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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아름다운 창경궁
조선 성종이 할머니와 어머니, 작은어머니 세 명의 대비를 위해 만든 궁궐로 경복궁, 창덕궁에 이어 세 번째로 지어졌다. 창경궁은 서쪽으로 창덕궁과 맞닿아 있고, 남쪽으로는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는 종묘와 이어져 본래 한 영역을 이루고 있었다. 전각이 많지 않고 규모도 아담한 편이다. 정치 공간인 외전보다 생활 공간인 내전이 넓어서인지 장희빈과 인현왕후, 영조, 사도세자 이야기 등 왕실 가족에 얽힌 이야기가 유난히 많이 전해져 내려온다. 궁궐 다리 중 유일하게 ‘보물’로 지정된 옥천교 주변에는 앵두·자두·살구 나무 등이 많아 봄에 꽃이 피면 화사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궁궐 정전 가운데 가장 오래된 명정전 뒤편으로는 왕이 일상 업무를 보던 문정전, 독서나 국사를 논하던 숭문당이 있다. 왕비의 침전인 통명전은 주변에 연꽃을 심은 못과 둥근 샘, 뒤뜰 꽃 계단 등으로 꾸며져 있다. 이곳에 머물던 장희빈이 그 일대에 흉물을 묻어 인현왕후를 저주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다. 경춘전은 정조와 헌종이 태어나고 그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승하한 곳이다. 본래 활을 쏘고 과거를 보았던 작은 연못인 춘당지에는 왕이 직접 농사를 지었던 ‘내농포’가 있었는데 일제강점기에 훼손됐다. 현재는 전통 연못이 조성돼 있다. 일제가 창경궁 내에 만든 온실에는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 야생화, 자생식물이 가득하다. 문화유산이지만 가슴 아픈 시절의 흔적이기도 하다. 홍화문에서 시작해 춘당지를 지나 대온실까지 천천히 둘러보면 1시간 정도 걸린다. OPEN 4~10월 오전 9시~오후 6시30분, 12~2월 오후 5시까지, 11월·3월 오후 5시30분까지(화요일 휴궁) COST 19~64세 1천원, 65세 이상·18세 이하 무료 TEL 02-762-4868 WEB http://cgg.ch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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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창경궁 안에 있는 해시계. 2 화마를 쫓는 드므. 3 야생화와 자생식물이 가득한 온실.



궁궐 구경에 도움 되는 지식 2

궁궐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용, 봉황, 해태, 십이지신상, 청룡, 백호, 현무, 주작 등 석물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석물은 왕실의 권위와 위엄을 드러내는 존재. 동물들의 장점만 가진 용과 날아오르면 천하가 평안하다는 봉황은 왕을 상징한다. 해태는 불을 잠재우고 선악과 옳고 그름을 가려내는 능력이 있다. 십이지신은 왕과 궁궐을 수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십이지신 중 일반 가정에서 키우는 개와 돼지, 왕을 뜻하는 용은 석상에서 제외된다. 청룡, 백호, 현무, 주작은 동서남북 사방을 각각 수호하는 역할을 한다.


★ 창경궁 주변 먹을거리·볼거리
동숭아트센터
다양한 문화 공연이 열리는 복합 문화 공간. 현재 꼭두를 주제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양초나 만화책 등을 만드는 체험교실이 박물관에서 매일 열린다. 체험은 전시 관람과 함께 이뤄지며 1시간30분 정도 걸리고 체험 내용에 따라 비용은 1만~2만원 선이며 전화로 예약을 받는다. 카페는 동숭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공연 티켓이 있으면 공연 날에 한해 10% 할인된다. 식사는 정오부터 가능. OPEN 카페 오전 9시~오후 11시(연중 무휴), 박물관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과 명절 당일 휴관) COST 스트로베리라테 4천5백원, 수제 햄버거 6천원, 햄버거스테이크 7천원. 꼭두박물관 입장료 어른 5천원, 청소년·어린이 3천원 TEL 02-766-3390 WEB www.dsartc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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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파랑새극장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우리 엄마’를 가족 음악교육극으로 각색한 공연이 열린다. 음악교육극은 동화 내용의 장면과 흐름에 맞게 음악을 다양하게 바꾸며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든 공연이다. 아이들이 흥겹게 노래 부르고 춤추며 다양한 소리를 접해볼 수 있다. 공연은 6월 10일까지 열리며 조기 예매나 4인 가족 할인 등의 혜택도 있다. OPEN 화~금요일 11시와 2시, 토요일 11시와 1시, 일요일 1시(월요일 휴관) COST 2만원 TEL 02-744-7304 WEB www.isamto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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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나무길 된장예술
된장찌개가 메인 메뉴인 식당. 된장비빔밥을 주문하면 10여 가지 반찬과 시원한 북엇국, 구수한 숭늉 등이 한 상 차려진다. 빡빡하게 끓여 커다란 뚝배기에 담긴 된장과 함께 흑미를 섞어 지은 밥도 비비기 좋게 넉넉한 그릇에 담겨 나온다. 된장은 3년 이상 묵은 것만 사용한다. 구수한 녹두빈대떡과 양파·대파를 듬뿍 넣고 매콤한 양념으로 맛을 낸 암퇘지볶음도 별미다. OPEN 오전 11시~오후 10시(연중무휴) COST 된장비빔밥 8천5백원, 북어찜구이·순녹두빈대떡 1만5천원, 암퇘지볶음 2만2천원 TEL 02-745-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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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다방
곰을 주제로 꾸민 카페로 음료에도 곰 모양을 그려주며, 설탕도 곰 모양 통에 담겨 나온다. 차나 커피와 잘 어울리는 쿠키 역시 주인이 직접 곰 모양으로 만든 것. 아이들에게는 블루베리라테, 핫초코, 요거트스무디가 인기 있다. 여러 가지 크기와 모양, 소재의 곰 인형을 구입할 수도 있다. OPEN 오전 10시~오후 11시(연중무휴) COST 음료 3천~5천5백원, 쿠키·빵 3백~6천원, 곰 인형 3천원부터 TEL 010-9259-8759 WEB www.cyworld.com/gomda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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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조화가 일품인 창덕궁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창덕궁은 경복궁을 보조하는 궁궐로 지어졌다. 임진왜란 때 훼손된 뒤 경복궁보다 먼저 복구되면서 지금의 규모와 체제를 갖추게 됐다. 전각들이 산과 언덕 등 지형을 따라 자유롭게 배치됐으며 자연과의 조화가 잘 이뤄져 있다. 돈화문 주변에는 3백~4백년 된 회화나무가 있고, 선원전 서쪽에는 수령 7백50년의 향나무가 있다. 후원의 애련지 부근에는 왕비가 키웠던 뽕나무 한 그루가 4백여년 동안 살고 있다. 후원 깊숙한 곳에는 6백년 정도의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고 오래된 다래나무도 있다. 돈화문을 지나 궁궐 내에 흐르는 개울인 옥천을 지나면 왕이 국정을 돌보던 인정전과 선정전, 일상생활 공간이었던 희정당과 대조전이 있다. 단청 없이 담백하게 지어진 낙선재와 석복헌, 수강재는 헌종이 후궁 경빈 김씨를 위해 마련한 전각이다. 창덕궁은 조선 왕조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한 곳이기도 하다. 조선 왕조의 마지막 어전 회의가 열린 곳이며,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순종과 중전인 순정효황후,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였던 영왕과 부인 이방자 여사가 창덕궁에서 생을 마감했다. 창덕궁 면적의 60%를 차지하는 후원은 조선시대 궁궐의 후원 가운데 가장 넓고 경치가 아름답다. 산과 언덕에 둘러싸여 골짜기마다 정원이 조성돼 있는데, 왕실 가족의 휴식을 위한 공간이자 군사 훈련, 활쏘기, 잔치 등의 야외 행사가 열리는 장소로 이용됐다. 내부의 연경당에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안채와 사랑채를 소박하게 지었다. 부용지에 자리한 주합루 1층에는 정조가 지은 왕실 전용 도서관인 규장각이 있다. 후원은 자유 관람이 제한돼 해설사와 함께 입장해야 하며 입장권(19세 이상 5천원, 7~18세 2천5백원)을 추가 구입해야 한다. OPEN 4~10월 오전 9시~오후 6시30분, 12~2월 오후 5시까지, 11월·3월 오후 5시30분까지(월요일 휴궁) COST 19~64세 3천원, 7~18세 1천5백원, 65세 이상·6세 이하 무료 TEL 02-762-9513 WEB www.cdg.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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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강은정 해설사가 일러주는
아이 손 잡고 궁궐 투어
아이들과 창덕궁 즐겁게 관람하는 법


“창덕궁은 왕이 업무를 보던 인정전 일대와 왕과 왕비의 침전 대조전 일대, 왕실 가족이 생활하던 낙선재 일대로 나눠 둘러보세요. 관람할 때는 누가 이 공간에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쉽게 풀어 이야기해주고, 왕실의 문양이나 상징, 조각 같은 것들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창덕궁 소개를 다운받아 활용하는 것도 좋아요. 창덕궁은 입장권을 소지하고 있으면 외출이 가능하므로, 궁궐 전각을 둘러본 후 근처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쉬었다가 돌아와 아름다운 후원까지 꼭 보고 가세요.”



★ 창덕궁 주변 먹을거리·볼거리
파머스 반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의 수제 버거를 맛볼 수 있다. 버거 빵은 국산 유기농 밀로 만들고, 달걀은 유정란을 사용하며, 패티는 호주산 쇠고기를 반죽해 만든다. 히코리소스에 직접 만든 오리 베이컨을 올리고 달걀과 치즈로 맛을 낸 히코리 노우즈, 부드러운 칠리소스로 맛을 낸 타미스 초이스, 매콤한 맛이 나는 엘 토리노 등이 인기 메뉴. 패티나 치즈 양을 늘리거나 한우 쇠고기로 바꿔 주문할 수도 있다. OPEN 월~목요일 오전 11시~오후 2시, 오후 5~9시,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8시(금요일 오후 2시부터 토요일까지 휴무) COST 버거 6천9백~1만2천6백원 TEL 02-743-9233 WEB cafe.daum.net/farmersb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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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커피
갤러리 카페로 음료와 함께 주인이 직접 구운 당근 케이크와 브라우니 등을 맛볼 수 있다. 빵에 직접 만든 복분자 잼을 발라 치즈와 함께 구워주는 동네토스트는 아이가 먹기 좋은 메뉴. 전체 판매액의 1%를 기부하고 있다. 4월에는 이한나 작가의 드로잉 전이 열릴 계획이다. OPEN 오전 10시~오후 10시(월요일 휴무) COST 음료 4천~6천5백원, 당근 케이크 3천5백원, 브라우니 3천원, 동네토스트 4천원, 세트 메뉴 6천5백~8천원 TEL 02-763-2895 WEB www.dongnaecoff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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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박물관
떡 역사와 문화 정보를 배울 수 있는 전시실, 떡을 직접 만들어 맛볼 수 있는 체험장, 떡과 차를 즐길 수 있는 떡 카페 질시루가 있다. 떡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는데 월~토요일 중에 신청할 수 있으며 실습과 시식, 해설사와 함께하는 박물관 관람까지 포함해 2시간 정도 걸린다. 만 6세 이상부터 참여 가능하며 연령대 별로 나눠 진행되니 예약시 확인한다. 비용은 1만~3만원이다. 떡카페에서는 다양한 떡과 매실, 유자, 대추, 인삼, 오미자, 홍시 등으로 만든 마실거리가 있다. OPEN 오전 10시~오후 7시(명절 당일 휴관) COST 어른 2천원, 고등학생 이하 1천원 TEL 02-741-5447 WEB www.tkmuseu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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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 모리
앤티크 생활용품과 예술 작품 등을 판매하는 앤티크 숍. 주방용품, 주방 가구, 액세서리, 패션 소품, 인테리어 소품, 미술 작품 등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2~3개월마다 새로운 상품이 추가되면, 이월상품은 반값 할인한다. 판매되는 소품은 대여도 가능하다. OPEN 오전 11시~오후 9시(일요일 휴무) COST 앤티크 시계 1만8천원선, 티포트 7만5천원, 손지갑 10만원, 머리핀 6천원 TEL 070-8226-4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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