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STYLE

Medical Information | 암 치료 최전선

자가 면역세포로 말기암 치료한다

일본 센신병원 구라모치 쓰네오 원장

글·김유림 기자 사진제공 및 취재협조·선진바이오텍(02-3445-3951)

2011. 07. 07

일반적인 암 치료법으로는 수술과 항암제·방사선 투여가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체내 면역력을 증강시켜 암세포를 퇴치하는 면역요법이 4대 암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초 5종 복합면역세포치료법을 개발한 일본 센신병원의 구라모치 쓰네오 원장으로부터 면역요법 효과에 대해 들었다.

자가 면역세포로 말기암 치료한다


우리 몸속에는 매일 수천 개 암세포가 생긴다. 그럼에도 암에 걸리지 않는 것은 면역세포가 쉬지 않고 체내를 순찰하며 암세포를 발견하는 즉시 퇴치하기 때문이다. 결국 암 방지를 비롯해 모든 건강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이 면역력이다. 이미 암에 걸렸더라도 면역력을 키우면 암과 싸울 수 있다. 암세포와 싸워 이길 ‘면역 병사’가 체내에 충분히 배치돼 있다면 승산은 있다.
이러한 가설에서 개발된 항암 치료법이 바로 면역세포법이다. 구라모치 쓰네오 원장(倉持恒雄, 의학박사)이 처음 개발한 이 요법은 환자의 몸에서 면역세포를 추출해 몇십억 배로 배양한 뒤 다시 환자의 몸에 투여하는 방식이다.
6월 중순, 일본 후쿠오카 구마모토 시에 있는 센신병원을 방문했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센신병원은 겉으로 봐서는 병원이라기보다 가족형 콘도에 가까웠다. 병원 내부 역시 일반 가정집과 비슷한 구조로 진료실과 처치실, 면역세포를 배양하는 무균실, 상담실 등이 있다.
인터뷰는 일본식 정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병원 거실에서 진행됐다. 구라모치 박사는 도쿄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40년 동안 대학병원과 의료기관에서 면역학, 그중에서도 인체 림프구 면역 기능의 규명과 면역세포 치료에 관한 연구를 해왔다. 세계 최초로 5개 면역세포(NK·NKT·킬러T·감마델타T·수지상세포)를 이용한 5종 복합면역세포치료법을 개발해, 주로 3기 이상 암 환자에게 이 치료법을 적용하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많은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면역세포치료법을 활용해왔지만 기존 면역요법은 한두 개 면역세포만을 활성화한 반면, 구라모치 박사는 5개 면역세포를 모두 활성화시켜 치료 효과를 월등히 높였다. 실제로 2006년 1월부터 올 3월까지 5종 복합면역요법을 1사이클(6회) 시행한 환자 중 추적 조사가 가능한 1백41명(이 중 1백30명은 3기 이상~4기로 치료를 시작할 당시 수술이 불가능했거나 다른 장기로 암이 전이된 상태)의 결과를 보면 전체 환자의 59%가 종양이 없어지거나 축소되는 효과를 봤다. 이 중 20%는 종양 수치가 내려가 재발이 안 됐으며 39%는 종양의 크기가 변함이 없고 종양 수치가 내려가 전이가 진행되지 않았다.

Q 5종 복합면역세포치료법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우선 환자의 몸에서 30cc를 채혈해 2주에 걸쳐 면역세포를 배양한 뒤 다시 환자의 몸에 투여합니다.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의 경우 부작용이 심한 반면 면역세포요법은 자신의 면역세포를 그대로 투여하는 것이어서 부작용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지금까지 약 10년 동안 3천5백 명의 환자를 치료했는데 한 명도 부작용을 호소하지 않았습니다. 보통 3개월에 걸쳐 한 달에 두 번씩 총 6차례 면역세포를 주입하는데, 그 후 1개월 뒤 건강상태를 체크합니다. 그 이후에는 유지요법을 실시해, 환자의 상태에 따라 1개월에 한 번 혹은 6개월에 한 번 정도 치료를 합니다.
Q 2주간의 배양 후 면역세포가 얼마나 증가하나요?
처음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분리했을 때는 그 수가 1천만 개 내지 2천만 개 정도 됩니다. 2주 혹은 3주에 걸쳐(항암제를 쓰거나 스테로이드계 의약품을 썼을 경우 배양기간이 더 늘어남) 배양을 하면 면역세포 수가 최소 20억 개에서 최대 60억 개까지 늘어납니다. 그만큼 면역세포가 강력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가 면역세포로 말기암 치료한다

무균실에서 면역세포를 배양하고 있는 구라모치 쓰네오 원장. 면역세포를 2주에 걸쳐 배양하면 그 수가 20억~60억 개로 늘어난다.



Q 이곳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한국인 환자도 있다고 하는데, 치료 효과 면에서 일본 환자들과 차이가 없나요?
현재 25명의 한국인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일본인과 다를 바 없이 대체로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40대 초반의 한 여성 환자의 경우 폐에서 뇌로 종양이 전이된 상태에서 저희 병원을 찾았는데, 지난 5월 4번째 치료를 받고 나서 폐에 있는 종양이 거의 사라졌고 뇌의 부종도 많이 빠져서 매우 만족해했습니다.
Q 암 환자의 면역력을 높이는 게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암 조직이 면역세포보다 힘이 세면 암세포가 증가하고, 반대로 면역세포가 더 힘이 세면 암세포가 줄어듭니다. 어떻게든 면역력을 끌어올리는 게 생사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는 몸에 좋은 세포까지 파괴하기 때문에 면역력도 떨어집니다. 결국 면역세포치료법은 강력해진 면역세포를 체내에 주입함으로써 억제돼 있던 면역 기능을 다시 올려주는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가 면역세포로 말기암 치료한다


Q 5종 복합면역세포는 정확히 무엇인가요?
면역세포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려면 혼자서는 안 되고 반드시 5개 세포가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NK·NKT·킬러T·감마델타T·수지상세포가 그것인데, NK세포와 킬러T세포가 합쳐진 것이 NKT세포입니다. NKT세포는 CT나 MRI로도 잡아내지 못하는 작은 암세포까지 공격하는 능력을 지녔고, NK세포는 NKT세포에게 공격 명령을 내립니다. 하지만 암세포의 90%가 가면을 쓰고 있어서 NK가 암세포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NKT세포가 암세포의 가면을 벗기고 찾아내는 역할을 합니다. 또 감마델타T세포는 NKT세포가 암세포를 죽일 때 옆에서 도와주는 기능을 합니다. 수지상세포도 암세포의 표면을 읽고 다른 세포들에게 공격하라는 정보를 전달합니다.
Q 5종 복합면역세포 치료를 받을 때도 항암 치료를 병행하나요?
앞서 설명했듯이 방사선 치료를 받고 나면 몸에 좋은 면역세포도 함께 죽기 때문에 대체로 항암 치료를 중단한 시점에 면역세포 치료를 받습니다. 이후 다시 항암 치료를 받는 사람도 있고 면역세포 치료만 받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임상 결과를 보면 방사선 치료를 중단한 채 받는 것이 더 효과가 좋았습니다. 물론 그 선택은 환자가 합니다. 그리고 면역세포 치료를 시행하기 전 반드시 환자는 물론 환자 주치의와도 상담을 합니다.
Q 암의 종류에 따라 면역세포 치료법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나요?
임상 결과 환자의 20%가 특별한 효과를 보지 못했는데, 췌장암과 담낭암 환자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췌장암이나 담낭암이라고 해서 효과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고 상대적으로 낮다는 얘기입니다. 치료 효과율로 따지면 15~20% 정도 됩니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