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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교육 정보

지니움 자기주도학습 프로젝트 현장을 가다

스스로 계획 세워 과제 수행하고 포트폴리오 만들기까지~

글·김명희 기자 사진·조영철 기자

2011. 05. 04

요즘 교육계의 화두는 자기주도학습이다. 아이 스스로 계획을 세워 공부하고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 자체가 이상적인 학습 모델이기도 하거니와 대학입시 관문인 입학사정관제의 주요 평가 항목이기도 하다. 자기주도학습,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가 있다면 아이들끼리 토론과 공동 작업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지니움의 자기주도학습 프로젝트를 눈여겨보자.

지니움 자기주도학습 프로젝트 현장을 가다

1 3 4 아이들이 ‘에코플래닛’이라는 주제로 레몬전지 자동차, 바이오에탄올 만들기, 태양열 충전지 만들기 실험을 하고 있다.



”우리 조는 지구를 에코플래닛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레몬 자동차를 생각해봤습니다. 현재 레몬즙을 이용해 모터를 돌리는 방법을 찾고 있는데 현재 약간의 전압을 얻는 데 성공했습니다.”

Q 많은 과일 중에서 자동차 연료로 레몬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자동차 부품인 구리와 아연판이 전해질과 반응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데, 전해질인 구연산이 가장 많이 함유된 과일 중 하나가 레몬이기 때문입니다.
Q 자동차 모터를 돌리는데 필요한 전압과 전류량은 얼마입니까?
A 전압은 1.5~2.5V, 전류는 500mA 정도인데, 레몬 전지 2개를 연결해 1.5V 정도 전압을 얻는 데 성공했지만, 전류량은 아직 확보를 못했습니다. 전류량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꼬마 과학자들의 열띤 토론으로 뜨거운 이곳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자리 잡은 동아사이언스 영재교육원 지니움의 실험실. 연구 목표와 결과를 발표하는 이들도, 과학자 못지않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이들도 모두 초등학생들이다. 지니움은 지난 3월 초부터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자기주도학습 포트폴리오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 3~4명이 한 조가 돼 주제에 맞춰 아이디어를 내고 실험 계획을 짠 뒤 역할을 나눠 실험을 수행하고 결과를 취합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주제는 에코플래닛. 아이들은 ‘친환경 지구’라는 주제를 구현하기 위한 바이오디젤 만들기, 레몬즙 전지 만들기, 바이오에탄올 만들기, 태양열 전지 만들기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
마침 실험 중간보고를 하는 날이었다. 한 조가 폐식용유를 이용해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자, “폐식용유는 어디서 어떻게 구했느냐”부터 “바이오디젤과 일반 디젤의 효율성이 얼마나 차이가 나느냐” 등의 진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발표자는 “식용유를 구하려고 시장에 있는 식당과 튀김가게를 다 돌아다녀 봤으나 수거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서 구하지 못했다. 결국 집에 있는 식용유 중 유통기한이 지난 것을 이용했다”, “효율성은 앞으로 실험을 통해 확인할 계획이다”라고 대답했다.
흥미로운 점은 연구 주제를 설정하고 실험을 통해 결과를 얻어내는 모든 과정을 아이들 스스로 해나간다는 점이다. 지도교사 2명이 수업에 참여하지만 이들은 주제를 던져주고 실험 도구를 준비하고, 과학적 지식이 필요한 부분에서 약간의 힌트만 줄 뿐 실험이나 문제 해결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주제 선정 과정부터 역할 분담, 실험에 이르기까지 아이들끼리 의견 충돌도 잦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상대를 설득하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경청하며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최종민 교사는 “아이들이 막히는 부분을 질문해오면, ‘지난번 실험에서 놓친 부분은 없을까’라는 정도로 힌트를 준다. 그러면 아이들 스스로 잘못된 점을 발견해 수정한다. 이렇게 학생이 실험에 주도적으로 활동할수록 학습 기억력, 지속도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지니움 서예원 원장도 “교사가 관여하지 않고 아이들에게만 맡겨두면 가끔 예기치 못한 문제에 부딪히기도 한다. 하지만 되도록이면 자신들 스스로 해결하도록 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또 다른 문제에 부딪혔을 때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니움 자기주도학습 프로젝트 현장을 가다

2 파워포인트를 이용, 친구들에게 실험 중간 결과를 발표하는 아이들.



토론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 능력도 키워
지니움의 자기주도학습 프로젝트는 요즘 학부모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오른 창의적 체험학습 취지와 맞아떨어진다. 2011년 초등학교 시간표에 처음 등장한 ‘창체’는 자율활동, 진로탐색활동,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등으로 편성돼 있으며 학생들 스스로 진로설계 및 학습활동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시스템(www.edupot.go.kr)을 구축해 학생들이 스스로 활동 내용을 기록하고, 그 내용을 입학사정관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창의적 체험학습 보고서는 입학사정관제에서 유리한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자 자기주도학습의 과정과 결과를 모두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 셈. 지니움 자기주도학습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은 과정 중에 궁금했던 질문들을 메모해놓은 것부터 실험일지, 발표준비 과정과 최종 결과물 등을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시스템에 올릴 계획이다.
서예원 원장은 “창체 보고서는 결과보다는 과정의 정교함을 높게 평가한다. 따라서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도 아이들이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행착오 과정도 여과 없이 세밀하게 기록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러한 과정에 익숙해지면 중·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혼자 혹은 친구들과 팀을 이뤄 과제를 수행하고 포트폴리오 만들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자신들의 활동이 차곡차곡 쌓여 입시에 활용된다는 기대보다 프로그램 자체를 즐기는 분위기다. 바이오디젤 팀의 이의준군(분당초 5년)은 “연료를 우리 힘으로 만들어보는 과정이 즐겁다. 물론 가설대로 실험이 진행되지 않아 속상하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볼 생각이다. 하고 싶은 걸 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프로젝트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분당으로 통학하면서까지 이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김건형군(대치초 4년)은 “조그만 힘이지만 우리가 하는 일이 미래 지구 환경을 살리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 디자이너가 꿈인 김규호군(성남초 5년)은 “레몬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동차의 원리를 배울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지니움 자기주도학습 프로젝트는 역사탐구-정조, 수학-야구를 움직이다, 10년 후 나를 디자인한다 등 총 12가지 주제로 3년 동안 운영된다.



지니움 최종민 교사 조언!
과학 분야 자기주도학습에서 부모 역할은 이렇게~

실패는 성공의 디딤돌, 시간을 충분히 갖고 기다려줄 것
과학 분야 자기주도학습의 단점은 주제를 정하고 가설을 바탕으로 실험을 해서 목표하는 결과를 얻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다수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참지 못하고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조언을 한다. 이렇게 되면 자기주도학습의 의미가 퇴색된다. 아이들은 시행착오를 통해 스스로 개념을 익히고 가설을 정교하게 세워 실험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는 법을 익힌다. 따라서 학부모는 최소한 개입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줘야 한다.

실험 과정을 서술하도록 할 것
실험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제아무리 기억력이 좋은 아이라 할지라도 곧 잊어버린다. 따라서 실험 과정을 노트에 기록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면서 다시 한 번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과학적 사고력과 논리력을 키울 수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논리를 설명하고 질문에 대답하면서 프레젠테이션 능력도 향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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