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점취재

탤런트 A씨, 장영자 딸과 재산분할소송 벌이는 내막

글 정혜연 기자 사진 문형일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10. 07. 15

82년 희대의 사기사건으로 처음 구속돼 지금까지 3년여를 제외하곤 줄곧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큰손’ 장영자. 그의 불행은 비단 그 자신에게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 2007년부터 그의 사위와 전남편, 아들이 차례로 세상을 뜬 데 이어 현재는 큰딸과 며느리가 재산분할소송을 진행 중인 것. 그의 며느리는 90년대 활발하게 활동했던 탤런트 A씨. A씨가 그의 며느리가 된 사연과 소송 내막을 취재했다.

탤런트 A씨, 장영자 딸과 재산분할소송 벌이는 내막

거듭된 사기사건으로 20년 넘게 수감생활 중인 장영자.



‘큰손’ 장영자(66)의 딸과 탤런트 A씨가 재산분할소송 중이다. 장영자의 전남편 김모씨가 2007년 세상을 떠난 후 재산을 두 자녀가 물려받는 과정에서 분할소송이 불거진 것. 김모씨가 남긴 유산은 부동산과 주식, 현금 등을 합해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여름 투병 중이던 아들 김씨가 누나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진행 도중 김씨가 사망하자 아내인 탤런트 A씨가 승계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장영자는 지난 82년 6천4백억원의 어음 사기사건을 일으킨 이후 거듭된 사기 행각으로 3년여를 제외하고는 계속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전남 출신으로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아홉 살 때 상경, 계성여고를 졸업하고 전문대학을 다니다 숙대 교육학과에 편입했다. 숙대 재학시절 메이퀸으로 뽑힐 정도로 미모와 화술을 겸비한 그는 대학재학 중 첫남편 김씨와 결혼, 아들 딸 남매를 두었다. 그러다가 이혼 후 82년 서울 장충동 사파리 클럽에서 중앙정보부 차장을 지낸 이철희와 정관계인사를 대거 초청해 재혼했다.
그해 장영자는 남편 이철희를 내세워 고위층과 긴밀한 관계를 과시하면서 기업자금지원의 대가로 지원금의 몇 배에 달하는 어음을 받아 사채시장에 유통하는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여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15년형을 선고받고 10년간 수감생활 후 가석방됐지만 이후 수차례 비슷한 사기사건으로 교도소를 오갔다. 현재는 2000년 구권화폐 사기사건으로 구속돼 진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탤런트 A씨는 인기를 누리던 90년대 초반 장영자의 아들 김씨와 연인 사이였던 인물. 김씨와 결별 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그의 아들을 남몰래 출산한 뒤 키우며 싱글맘으로 살아왔다. 아들 출산 이후 연락을 끊고 지내던 이들은 뺑소니 사건 때문에 외국으로 도피했던 김씨가 2004년 지병을 얻어 귀국하면서 다시 만났다.
장영자의 손자는 집안 행사가 있을 때마다 참석해 그의 가족들을 만났고 결국 2006년에는 호적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그 후에도 A씨는 투병생활을 하는 김씨의 곁을 지켰고, 2009년 김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 혼인신고를 해 정식으로 부부가 됐다.
장영자의 딸 김씨는 암으로 투병하다 지난 2007년 사망한 탤런트 김주승의 전처. 90년 고 김주승과 결혼, 슬하에 딸 하나를 두었으나 김주승이 사망 전 오랜 별거 끝에 이혼했다. 외동딸은 그가 키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초 첫 법정 만남, 양쪽 모두 원만한 해결 바라

탤런트 A씨, 장영자 딸과 재산분할소송 벌이는 내막

재산분할소송 중 조정기일에 참석하고 나오는 장영자의 맏딸 김모씨.(왼쪽에서 두번째)



지난 6월 초 재산분할소송의 첫 조정기일, 장영자의 큰딸과 탤런트 A씨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각자 변호사를 대동하고 나타난 두 사람은 법정에서 차분하게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원고인 탤런트 A씨는 “김씨의 정확한 재산을 추정할 수 없다”며 김씨 소유회사 지분 일부를 요구했고 굳이 현금으로 환산한다면 김씨 재산이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에 상응하는 만큼 받기를 원했다. 이에 장영자의 큰딸은 이미 동생의 6년여 투병기간 동안 상당한 액수의 치료비와 병원비를 지불한 만큼 무리한 액수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큰딸 측은 협의안을 들고 나와 탤런트 A씨와 협의할 것을 바랐지만 입장 차가 커 협의에 이르지 못했고 조정기일은 한차례 더 미뤄졌다.
소송의 구체적인 내용과 입장을 알기 위해 김씨 측 변호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그는 말을 아꼈다. 다만 탤런트 A씨 측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지만 조카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딸 김씨가 가능한 한 협의하기 원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탤런트 A씨 역시 몹시 조심스러워했다. 이날 탤런트 A씨와 동행한 측근은 “A씨가 중학생인 아들의 신변이 노출될까 염려하고 있고, 아들을 생각해서라도 소송이 잘 마무리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탤런트 A씨가 아직 연기에도 뜻이 있는 만큼 하루빨리 소송을 마무리짓고 복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