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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남자의 자격

대기업 CEO ‘몸짱’ 대열 합류하다

정용진·최태원·김승연…

글 김유림 기자 사진 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09. 11. 24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는 말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곱상한 외모의 ‘꽃남’을 제치고 새롭게 부상 중인 ‘짐승남’은 탄탄한 몸매와 카리스마를 지닌 호남을 일컫는 말. 대기업 오너 중에도 ‘몸짱’으로 불리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자기관리에 철저할 뿐 아니라 섬세한 감성, 격식을 파괴하는 소탈함까지 갖췄다. 남성미와 유연함이 공존하는 대기업 오너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알아봤다.

완전 소중한 ‘완소남’, 유부남이거나 애인이 있어 이미 팔린 아까운 ‘품절남’, 인형처럼 소유하고 싶은 ‘토이남’…. 최근 우리나라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남자 유형이다. 그렇다면 이 가운데 대세는? 바로 ‘짐승남’이다. 초콜릿복근 등 탄탄한 몸매는 기본, 위기상황에서는 기사도 정신을 발휘하는 카리스마를 갖춘 남자를 일컫는다. 연예인 중에는 배용준과 아이돌그룹 ‘2PM’, ‘선덕여왕’ 김남길 등이 ‘짐승남’으로 불린다.
대기업 오너들 가운데도 이런 요건을 두루 갖춘 이들이 많다. 철저한 약육강식 세계에서 기업을 이끌어가야 하는 이들에게 자기관리는 필수요건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영에 있어 남성스러움만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강한 카리스마 이면에 숨어 있는 부드러운 감성 또한 대기업 오너들의 강점이라 할 수 있다.

대기업 CEO ‘몸짱’ 대열 합류하다

1 지난 봄 경기도 광명 하안종합사회복지관에 설립된 신세계 희망장난감 도서관 개소식에 참석한 정용진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41)은 업계에서 소문난 ‘몸짱’이다. 정 부회장은 보통 하루에 두세 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한다. 한때 전문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하면서 허리 사이즈를 2인치나 줄이기도 했다. 당시 그는 아침식사로 닭가슴살과 달걀흰자를 먹고, 점심에도 도시락을 싸오는 등 몸 만들기에 열의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밖에서 운동하는 게 여의치 않을 때는 휴식시간을 쪼개 집에서 운동을 하는 날도 많다고 한다.
외모에서 풍기는 남성미와 달리 가정에서는 부드럽고 자상한 두 아이의 아빠. 지난 2003년 이혼한 뒤 아들 해찬군(11)과 딸 해인양(9)을 키우고 있는 정 부회장은 아이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일찍 퇴근해 아이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운동과 음악감상을 한다고.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은 그는 평소 클래식 음악 파일만 수천 개가 담겨 있는 휴대용 미디어기기를 들고 다닐 뿐 아니라, 국내에서 열리는 유명 공연은 빠짐없이 관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집에서도 늘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아 아이들이 편안히 들을 수 있게 하며, 아들과 함께 첼로를 배운 적도 있다.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소주나 양주 등 독주를 끊은 그의 요즘 주량은 와인 반병. 외부 손님을 만나도 밥이나 술 대신 차를 마시며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하고 있다.

일할 땐 ‘열혈남아’ 사석에선 소탈하고 섬세한 ‘감성남’

대기업 CEO ‘몸짱’ 대열 합류하다

2 ‘격식 파괴’로 유명한 최태원 회장. 프로야구 시즌에는 귀빈석이 아닌 일반석에서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응원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곤 한다.





SK그룹 최태원 회장(49)도 알아주는 운동마니아다. 테니스가 취미인 최 회장은 해외 출장 중에도 짬을 내 테니스를 친다고 한다. 아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48)과도 미국 시카고대 유학시절 테니스동호회에서 만났다. 슬하에 세 남매를 두고 있는 최 회장은 가족과도 테니스와 스쿼시를 즐기고, 중학생인 막내아들과는 틈틈이 축구와 농구를 하며 부정을 쌓는다고 한다. 야구마니아인 최 회장은 프로야구 시즌에는 야구장을 찾아 그룹 내 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응원하는데, 귀빈석이 아닌 일반 관중석에서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열심히 응원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곤 한다.
경영에 있어서만큼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내세운다. 평소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는 지방과 해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자주 방문해 현장상황을 파악하려 애쓰고, 토론을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묻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또한 최 회장은 얼리어답터로 유명하다. 휴대전화·디지털 카메라 등 새로운 기종이 출시되면 빠르게 입수해 직접 성능을 확인한다고 한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경제계 수행원으로 북한을 방문했을 때는 재벌 총수 중 막내로서 직접 디카를 들고 선배 회장들의 사진을 찍어주는가 하면 공식석상에서도 수시로 카메라를 들이대는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SK그룹 내 ‘행복 나눔 재단’은 결식아동 무료 급식과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해오고 있으며, 최 회장은 매년 2회 이상 행사에 참석해 직접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평소 좋아하는 술은 와인으로 최근 일본 만화책 ‘신의 물방울’을 열심히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CEO ‘몸짱’ 대열 합류하다

3 공격적인 경영방식으로 그룹을 키워온 김승연 회장. 사회봉사 활동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지난 추석을 앞두고 장애인 복지시설 ‘성보나의 집’을 방문해 명절음식을 만들었다.


다이너마이트 만드는 회사를 경영했던 선친(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의 별명을 이어받아 ‘다이너마이트 주니어’로 불리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57) 또한 ‘남성다움’의 전형이다. 시내 한 호텔 헬스클럽에서 건강관리를 하고 있는 그는 걷기와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을 주로 한다. 또한 그는 어린 시절부터 권투를 좋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에는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 산하의 국제복싱발전재단(FBB)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김 회장의 경영스타일은 굵고 직선적이다. 그동안 주변의 반대를 물리치고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그룹을 키워온 그는 평소 직원들에게 “둥지만 지키는 텃새보다 먹이를 찾아 대륙을 횡단하는 철새의 생존본능을 배워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평소 의리와 신용을 경영철학으로 강조해온 김 회장은 자신의 세 아들에게도 “남자는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워보며 인생의 단맛, 쓴맛을 다 봐야 한다. 경험한 것 중에 쓸데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며 호연지기를 강조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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