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재기사

한은희 강추! 가족여행지

충남 서산

‘백제의 미소’ 감상하고, 철새 관찰·소시지 만들기 체험해요~

글·한은희‘여행작가’ / 사진·한은희, 동아일보 사진DB파트 || ■ 취재협조·서산시농업기술센터(www.ss5959.com)

2008. 12. 12

충남 서산시는 중국에서 건너온 불교가 우리나라 내륙으로 전해지는 통로였다. 뛰어난 불교 문화유산이 많은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백제의 미소’를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마애삼존불상. 철새 관찰, 건강 소시지 만들기 등 체험거리도 다양하다. 문화와 역사, 아름다운 자연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서산으로 떠나보자.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이 쓴 지리서 ‘택리지’에는 ‘충청도에서는 내포가 가장 좋다. … 가야산 앞뒤에 있는 10고을을 내포라 한다’는 내용이 있다.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문화가 발달해 사람이 살기 좋은 곳으로 손꼽힌 ‘내포’는 지금의 서산·홍성·예산·태안·당진 등을 가리키는 말. 그중에서도 가야산을 품고 있는 서산은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빼어난 풍광과 화려한 불교 문화, 넉넉한 인심으로 유명하다.

▼ 첫째날
서산IC → 가야산(마애삼존불~보원사지~개심사) → 점심식사→ 해미읍성 → 나비아이 생태교육 및 저녁식사 → 숙박

충남 서산

가야산 자락에 깃든 화려한 불교문화, 서산 마애삼존불~보원사지~개심사
서산에서 가장 먼저 찾을 곳은 가야산이다. 국보 1점, 보물 6점, 기타문화재 4점 등 다양한 문화 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가야산은 그 자체가 거대한 문화재처럼 느껴진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마애불(암벽이나 구릉에 새긴 불상) 가운데 최고 걸작으로 평가 받는 국보 제84호 서산 마애삼존불은 대표적인 문화유적. 산자락을 따라 오르다 보면 단단한 화강암 절벽에 석가여래입상과 제화갈라보살입상, 반가사유상을 부조로 조각한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백제 후기인 600년경 만들어진 작품인데, 1천5백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석가여래의 입가에 서린 은은한 미소는 변하지 않았다. 해의 위치가 변할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불상의 신비로운 미소는 ‘백제의 미소’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아름답다. 불상 앞에 서면 나무 틈으로 내리쬐는 햇살과 부드러운 산 능선에 포근하게 안긴 듯한 느낌이 든다.
충남 서산

마애삼존불에서 계곡을 따라 1.4km쯤 올라가면 불교 관련 보물 5점이 있는 보원사지가 나온다. 아직 발굴공사가 진행 중이라 동선이 자유롭지 않은데, 높이 솟아 있는 당간지주(보물 제103호)에서 출발해 오층석탑~법인국사보승탑~보원사지석조 순서로 돌아보면 좋다.
마애삼존불에서 산자락 하나를 넘어가면 나오는 개심사(開心寺)도 멋스럽다. ‘마음이 열리는 절’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평화로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구불구불한 나무를 다듬지 않고 원형 그대로 살려 지은 절집에는 자연미가 가득하다.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로 나와 운산 방향으로 우회전. 숙용벌삼거리에서 운산 방향 왼쪽으로 진입. 고풍터널 지나 직진, 고풍저수지 앞 삼거리에서 서산 마애삼존불·용현자연휴양림 이정표 따라 우회전. 약 700m 지점이 서산 마애삼존불상 입구. 이곳에서 약 1.5km 더 들어가면 길 왼쪽으로 보원사지가, 계속 직진하면 용현자연휴양림이 있다.

충무공 이순신과 병인박해 역사 만나요~ 해미읍성
해미면 읍내리에 있는 해미읍성은 조선시대 서해안에 출몰하는 왜구를 방어하기 위해 쌓은 성이다. 세종 3년(1421)에 완성됐는데, 선조 때 충무공 이순신이 10개월간 군관으로 근무한 역사를 갖고 있다. 조선 말기에는 이곳에서 천주교 신자 1천여 명이 집단 순교하기도 했다. 성 안에 들어서면 3백년 이상 된 회화나무와 옥사가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 서산 사투리로 ‘호야나무’라고 불리는 회화나무는 고종 3년(1866) 병인박해 당시 고문도구로 이용됐다고 한다. 천주교인들은 이 나무에 철사줄로 매달린 채 심문을 받고 죽임을 당했다. 옥사 뒤로는 해발 130m 산자락 아래로 해미동헌과 객사 등 옛 건물이 보인다. 동헌과 옥사 사이에는 전통놀이 체험시설이 마련돼 있어 아이와 함께 투호·널뛰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찾아가는 길 서산 마애삼존불상에서 숙용벌삼거리로 돌아나와 해미 방향 647번 지방도로 좌회전. 약 11km를 달리면 길 왼쪽으로 해미읍성이 나온다. 해미읍성을 끼고 돌아가면 주차장이 있다.


충남 서산


1 은은한 석가여래의 미소가 눈길을 사로잡는 서산 마애삼존불상.
2 당간지주, 오층석탑, 법인국사보승탑 등 보물 5점이 모여 있는 보원사지.
3 해미읍성에서는 매년 가을 조선시대 병영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병영 체험 축제가 열린다.




겨울 철새 관찰하는 생태 낙원, 나비아이
음암면 부산리에 있는 곤충체험학습장 ‘나비아이’는 겨울철엔 철새 탐조 공간이 된다. 생태학습장에서 멀지 않은 사홍저수지에 12~1월 사이 겨울 철새 고니가 많이 찾아오기 때문. 한꺼번에 1백 마리 이상 날아와 인근 마을 주민들은 새 울음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나비아이의 철새 탐조 프로그램은 교육관에서 영상자료와 도감을 통해 철새의 생태와 생김새에 대해 배우고, 자신이 좋아하는 새의 모습을 나무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려본 뒤 마지막으로 새를 관찰하러 나가는 것으로 꾸며져 있다. 새에 대한 상식을 쌓고, 그림을 그리면서 특징을 마음에 새긴 뒤 현장에 나가야 비로소 새를 제대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헌용 대표는 “공부가 끝난 뒤 아이들과 함께 저수지로 나가서 ‘저기 하얀 새가 뭐냐’고 물으면 ‘부리 부분의 노란색이 3분의 2가 넘으니 큰고니예요. 그 옆의 것은 부리의 흰색과 노란색 비율이 1대 1이니까 그냥 고니고요’라고 답한다”며 웃었다. 이렇게 한 번 머릿속에 각인된 새의 모습은 탐사가 끝난 뒤에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고 한다.
철새 탐조를 다녀온 뒤에는 곤충체험학습장 안에서 진행되는 겨울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자. 돔 모양으로 지어진 나비생태관에서 여러 종류의 나비번데기를 관찰한 뒤, 곤충 표본 전시관으로 자리를 옮겨 아까 본 고치가 어떤 모양의 나비로 변화해가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고니 탐조와 곤충 관찰이 더해진 1박2일 프로그램(1박 3식 포함 7만원), 나무를 다듬어 곤충을 만들거나 꽃누름 열쇠고리 등을 만드는 당일 체험 프로그램(1인 1만원, 일요일에만 진행)에 참여하려면 방문 전 예약해야 한다. 문의 041-664-5949 www.nabii.com
찾아가는 길 해미읍성 주차장에서 나와 좌회전. 서산 방향 29번 국도 진입 후 약 11km 직진해 석림사거리에 닿은 뒤 당진 방향 32번 국도 따라 우회전. 2km 전방 잠홍삼거리에서 성연 방향 649번 지방도로 좌회전 진입. 약 2km 달려 다시 큰길과 마주치는 삼거리가 나오면 우회전. 약 1km 전방 율목사거리에서 좌회전한 뒤 500m 직진하면 길 왼쪽으로 나비아이의 둥근 돔이 보인다. 신호등이 없는 길이니 고갯길에서 내려오는 차들을 주의하며 좌회전 진입해야 한다.

충남 서산


▲곤충체험학습장 ‘나비아이’에서는 철새 관찰, 열쇠고리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 둘째날

나비아이 생태관찰 및 점심식사 → 나눔육가공체험장 소시지 만들기 체험 →
서산생강한과 견학 → 간월암 → 홍성IC


건강에 좋고 맛있는 웰빙 소시지 만들어요~ 나눔육가공체험장
인지면 차리에 있는 나눔육가공체험장은 몸에 좋은 건강 소시지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대도시에 살다가 90년대 말 귀농한 석상윤·윤수견씨 부부가 최근 문을 열었다. 소시지를 만들려면 일단 돼지고기 뒷다리살과 등지방을 9:1의 비율로 섞은 뒤 흑임자·마늘·김치·고추·생강·파슬리·카레 등 향신 야채를 넣고 곱게 치대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기를 냉장고에 넣어 3~5일간 숙성시키면 밑재료 완성. 체험은 이 고기를 소시지의 겉면인 얇은 막 안에 집어넣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후 삼지창으로 콕콕 찔러 숨구멍을 만든 후 삶다가 소시지가 70% 정도 익으면 흐르는 찬물에 담가 재빨리 속까지 식혀야 한다. 그래야 소시지를 상하지 않게 오래 보관할 수 있다고 한다. 삶은 소시지를 프라이팬에 잘 구워 시식하면 체험 끝. 직접 만든 소시지에는 인공첨가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맛이 깔끔하고, 질리지 않는다. 서산 특산품인 육쪽마늘이 듬뿍 들어가 색다른 풍미도 느껴진다. 소시지 만들기 체험은 5명 단위로 이뤄지며 체험료는 1인당 1만5천원. 체험이 끝나면 각각 2kg씩 소시지를 싸갈 수 있다. 참가인원이 5명 이하인 경우에도 기본 고기준비량인 소시지 10kg 이상은 만들어야 한다. 체험에 소요되는 시간은 3시간. 고기의 숙성을 위해 반드시 체험 5일 전까지 예약해야 한다. 문의 041-667-5426 http://cafe.naver.com/smokingmeat
찾아가는 길 잠홍삼거리로 돌아나와 32번 국도 서산·태안 방향으로 우회전. 약 9km를 달려 차동초교 앞에 닿으면 오른쪽으로 내려와 우회전-좌회전-좌회전해 차리 방향 굴다리 지나 다시 좌회전한다. 차리1길 따라 우회전해 마을길로 들어가면 마을회관이 보인다. 회관을 지나 국왕사 이정표가 있는 작은 삼거리에서 현대조경이 있는 왼쪽 길로 갈 것. 다음 작은 삼거리에서 오른쪽 다리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세 갈래 길이 보인다. 제일 첫 번째 길로 우회전해 진입하면 제일 안쪽 집이 나눔육가공체험장이다.
충남 서산

▲1 2 3 천연 재료를 이용한 웰빙 소시지를 만들고 시식할 수 있는 나눔육가공체험장.


향긋한 한과 맛보고 한과 생산과정 견학해요~ 서산생강한과
부석면 강당리의 서산생강한과는 서산 특산물인 생강의 매력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기름에 두 번 튀긴 찹쌀 알맹이에 생강을 넣어 조린 조청을 바르고 쌀알 튀긴 것을 붙여 만든 서산생강한과는 향긋한 생강 향과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방문 전 견학 예약을 하면 위생적인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지는 한과 제작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견학료는 무료. 내년 설날 이후부터는 직접 한과를 만들어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문의 041-662-9968 www.seosanhangwa.com
찾아가는 길 32번국 도로 돌아나와 서산 방향 진입. 약 3.6km를 달려 공림삼거리에 닿으면 부석 방향 649번 지방도를 따라 우회전한다. 부석면소재지를 지나면서부터 길가에 생강한과집들이 보인다. 이곳에서 약 4km 더 내려가면 칠전삼거리. 삼거리에서 좌회전 진입해 약 800m 가면 길 왼쪽으로 서산생강한과가 보인다.

바다 위에 홀로 떠 있는 신비의 절 간월암
부석면 간월도리 간월암은 썰물 때는 육지와 연결되고 밀물 때는 섬이 되는 작은 섬 간월도 위에 있는 암자다. 섬 하나가 모두 절이라 할 만큼 섬이 작아서, 밀물 때는 물 위에 암자 하나만 떠 있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간월암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스승인 무학대사와 인연이 깊다. 고려 말 이곳에 암자를 짓고 수행하던 무학대사가 어느 날 바다 위로 떠오른 달을 보고 도를 깨쳤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간월암(看月庵)이란 이름은 여기서 유래됐다.
간월암이 있는 간월도는 어리굴젓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굴은 잔털이 많아 젓갈을 만들 때 양념이 잘 배고 숙성이 잘되면서 뛰어난 맛을 낸다고 한다. 무학대사가 태조에게 이 섬의 어리굴젓을 선물한 뒤부터 궁중진상품이 됐다. 매년 정월대보름이면 어리굴젓기념탑 앞에서 굴 풍년을 기원하는 굴부르기 군왕제가 열린다. 문의 041-664-6624 www.ganwolam.net
찾아가는 길 칠전삼거리로 돌아나와 태안·홍성 방향으로 좌회전. 창리교차로에 닿으면 홍성 방향으로 좌회전. 약 4.5km 전방 간월영농교차로에서 우회전해 간월도관광지로 갈 것. 교차로에서 약 1.2km 들어가면 간월암 앞이다. 이곳에서 100m 정도 되돌아나오다 우회전하면 간월교차로로 길이 이어진다. 간월교차로에서 우회전해 방조제를 건너 갈산터널을 지나면 상촌교차로에 닿는다. 그곳에서 우회전해 약 300m 가면 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다.

충남 서산


▲1 2 3 서산 특산품 생강을 이용해 향긋하고 달콤한 한과를 만드는 서산생강한과.
4 무학대사가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간월암은 달맞이 명소다.


알아두면 좋아요
먹을 곳

충남 서산
서산 마애삼존불 입구 용현집(041-663-4090)은 어죽(2인분 이상 주문 가능, 1인분 5천원)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석림동의 서산꽃게장(041-665-8829)은 간장게장(中 1만3천원)과 영양굴밥(1인분 8천원)이 맛있다. 서산시내에서 부석면 방향 공림삼거리에 있는 송가네한우탕(041-665-0028)은 한우뼈로 우려낸 국물로 끓이는 해장국(1인분 5천원)이 맛있다. 간월도리의 맛동산굴밥(041-669-1910)은 어리굴젓과 굴밥(1인분 1만원)으로 유명하다.
잠잘 곳

나비아이의 1박2일 체험 프로그램에는 숙박이 포함돼 있다. 운산면 용현리의 국립용현자연휴양림(www. huyang.go.kr)에서 숙박할 수 있는데, 7평형(4만4천원)부터 18평형(9만원)까지 다양한 방이 있다. 읍내동 일대에는 관광객이 묵을 만한 모텔이 많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