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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한은희 강추! 가족여행지

강원도 양양

넓은 백사장에서 뛰놀고 바닷가 미술관·신석기 유적지 둘러봐요~

기획·송화선 기자 / 글&사진 한은희‘여행작가’||■ 취재협조·양양군청 문화관광과(http://tour.yangyang.go.kr)

2008. 08. 19

강원도 양양군은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문화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여행지다.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해주는 동호리해수욕장을 비롯해 미천골자연휴양림, 신석기 유적지, 송천떡마을까지 볼거리·즐길거리가 풍성한 양양으로 떠나자. 첫째날: 동해고속도로 현남IC-양양 방향 7번 국도 진입-동호리 일현미술관(을지인력개발원)-점심-동호리해수욕장-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저녁식사 및 숙박 . 둘째 날 :양양읍내-송천떡마을-점심-미천골자연휴양림-선림원지-56번 국도 구룡령-홍천-서울

강원도 양양

수심이 얕고 고운 백사장이 펼쳐져 있어 아이들과 물놀이하기에 좋은 동호리 해수욕장.(좌) 일현미술관 옆으로 조성돼 있는 솔숲 산책길.(우)


설악산 자락에 자리한 강원도 양양군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단풍 여행지다. 하지만 양양의 여름을 아는 이들은 오히려 여름철에 이곳을 찾는다. 맑은 동해바다와 설악산·오대산의 시원한 계곡이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주기 때문.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달리다 산 곳곳에 자리한 깊은 계곡과 휴양림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기다 보면 한여름 불볕 더위는 어느새 잊힌다.

▼ 첫째 날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동해바다와 설악산의 절경~ 일현미술관
하늘에서 투명한 동해바다와 웅장한 설악산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양양군 손양면 동호리 일현미술관은 이런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곳이다. 지난 4월 문을 연 미술관에 들어서면 정원 가득 전시된 조각품이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는다. 강관욱·강희덕·박석원 등 작가 30여 명의 작품을 감상하며 발길을 옮기다 보면 미술관 한쪽 언덕에 우뚝 솟아 있는 전망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프랑스 건축가 디디에 포스티노가 만든 약 18m 높이의 이 전망대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 ‘하늘이 경계다(Sky is the Limit)’라는 주제로 만들어졌는데, 도심의 하수구 덮개나 지하철 환풍구 덮개로 사용되는 구멍 뚫린 철판을 사용해 아찔한 느낌을 준다. 철계단을 따라 전망대 위로 올라가다가 고개를 들면 어디서나 촘촘한 구멍 사이로 하늘이 보인다. 발밑 으로도 회색 바닥과 푸른 잔디가 그대로 내려다보인다.

강원도 양양

1 해안선을 따라 달리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길 수 있는 동호리해안도로. 2 아름다운 동해바다와 설악산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일현미술관 전망대. 3 일현미술관의 전망대는 구멍 뚫린 철판으로 만들어져 오르는 이에게 짜릿함을 느끼게 한다.


꼭대기에 도착하면 설악산 대청봉과 동해바다를 바라보고 선 2개의 방이 나타난다. 직육면체 트레일러의 정면은 커다란 통유리. 그 덕에 산과 바다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북쪽, 바다를 향하고 있는 방은 천장과 바닥, 통유리를 제외한 다른 벽면을 모두 구멍 뚫린 철판으로 마감해 바다의 바람과 하늘의 빛까지 생생히 접할 수 있다. 유리창 앞에 서서 온몸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 마치 하늘 위에 떠올라 아무런 장애물 없이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대청봉 쪽 방은 정면의 통유리를 빼고 모두 철판으로 막아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이 건축물에는 누구나 무료로 올라갈 수 있지만 노약자와 임신부,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출입을 금한다. 전망대를 둘러본 뒤에는 미술관 실내전시관에 들러 작품도 감상하자. 미술관 옆으로는 따가운 여름 햇살을 피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솔숲 산책로도 있어 평화로운 휴식을 즐기기에 좋다. 개관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어른 2천원, 어린이 1천5백원이다. 문의 033-670-8450 www.ilhyunmuseum.or.kr

찾아가는 길 동해고속도로 현남IC를 나와 양양 방향 7번 국도로 좌회전해 진입할 것. 15분 정도 달려 하조대를 지나면 여운포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 따라 우회전해 동호리로 갈 것. 동호리해수욕장 끝 언덕 위로 을지인력개발원·일현미술관이 보인다.

넓은 백사장에서 전통어업 멸치후리 체험해요~ 동호리해수욕장
일현미술관 언덕 아래 자리 잡은 동호리해수욕장은 길이 약 500m에 이르는 고운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수심이 얕아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하기에 좋은 곳이다. 이곳에서 빼놓지 말고 즐길 것은 8월17일까지 매일 한 번씩 진행되는 멸치후리 체험. 멸치후리는 커다란 그물을 바다에 던진 뒤 뭍으로 끌어올려 멸치를 잡는 전통 어업방식으로, 우리 조상들은 봄철에 동해안을 찾아오는 멸치떼를 잡을 때 이 방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동호리해수욕장에 가면 커다란 그물을 다른 관광객과 함께 잡은 뒤 인솔자의 지시에 따라 바다에 던졌다 당기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매일 오후 3~4시경 멸치후리 체험 시작을 알리는 방송이 나온 뒤 체험이 진행되는데, 요즘은 멸치 대신 전어·숭어·황어 등이 많이 잡힌다. 그물에 걸려 올라온 고기는 모두 멸치후리 참여자에게 나눠주며, 참가비는 무료다. 20명 이상 단체 여행객은 자체적으로 멸치후리 체험을 신청할 수도 있는데, 이때는 체험료 40만원을 받는다. 동호리 해변에는 조개도 많아 아이와 함께 조개잡이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곳이 어민들의 조개채취장이라 도구를 사용해 조개를 캐는 것은 금지돼 있다. 해수욕장 샤워시설의 샤워비는 1인당 1천원, 야영비는 1박에 중소형 텐트 7천원, 대형 텐트 1만원이다. 파라솔 대여료는 1만원, 튜브 대여료는 5천원을 받는다. 해변 백사장에서는 취사할 수 없다. 문의 033-672-2272 www.dongho.kr




강원도 양양

1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에는 신석기 사람들이 움집에서 멧돼지를 구워먹는 모습 등 당시의 생활상이 재현·전시돼 있다. 2 오산리 유적지에서 출토된 흑요석으로 만든 석기. 흑요석은 백두산에서 채굴되는 돌로 이 지역에서 흑요석제 석기가 발견된 것은 신석기 사람들이 다른 지역과 교역을 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3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신석기 유적을 볼 수 있는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 전경.


신석기 시대 조상들의 생활상 관찰해요~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신석기 유적지로 꼽히는 양양군 손양면 오산리에 가면 신석기 시대 조상들의 생활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이 있다. 오산리 유적지가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1977년. 이 지역의 ‘쌍호’라는 호수를 메워 농지로 만드는 작업을 하던 도중 호숫가 모래언덕에서 석기와 토기 파편이 발견되면서부터다. 이후 정밀 발굴작업이 진행됐는데, 많은 유물과 함께 흙으로 만들어진 신석기 시대 인면상(人面像)이 출토돼 눈길을 끌었다.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에는 당시 서울대 조사팀이 오산리 유적지의 지표조사와 발굴조사 등을 통해 밝혀낸 신석기 시대 집터, 불을 피웠던 야외 노지, 도구를 만들던 돌무지 유구 등을 토대로 유추한 당시의 생활상이 재현돼 있다. 전시관에 들어가면 신석기 사람들이 움집에서 잡아온 멧돼지를 구워 먹고 가죽을 손질하는 모습, 호수와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아 말리는 모습, 사슴을 사냥하고 도토리를 줍는 모습 등 다양한 광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박물관 로비 전면창 너머로 신석기 사람들의 삶의 무대였던 쌍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도 인상적이다.
신석기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보여주는 전시관 옆에 마련된 강원·영동지역의 선사문화를 보여주는 전시관도 함께 살펴보자. 이곳에서는 이 지역에서 출토된 빗살무늬토기·민무늬토기 등 다양한 토기와 돌을 다듬어 만든 농기구 등 석기를 관찰할 수 있다. 눈여겨볼 것은 흑요석으로 만들어진 석기. 흑요석은 백두산에서 채굴되는 돌인데, 이 지역에서 흑요석제 석기가 발견된 것은 신석기 사람들이 다른 지역과 교역하며 필요한 물자를 마련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박물관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어른 1천원, 어린이 3백원이다. 상주하는 문화해설사로부터 박물관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문의 033-670-2548 www.osm.go.kr
찾아가는 길 동호리해수욕장에서 속초 방향으로 진행. 대명리조트 쏠비치를 지나면서 좌회전하면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이 나온다.

▼ 둘째날
쿵덕쿵 떡메 쳐서 ‘나만의 떡’ 만드는 체험~ 송천떡마을
강원도 양양

전통 방식으로 쫄깃한 떡을 만드는 송천떡마을 떡체험장.(좌) 송천떡마을 주민이 떡 만들기 체험에 쓸 쌀을 담가 불려두고 있다.(우)


양양군 서면 송천리 구룡령 입구의 송천떡마을은 3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작은 마을. 이곳이 관심을 모으는 건 온 마을 사람이 전통방식 그대로 떡을 만들어 판매하는, 이름 그대로 떡마을이기 때문이다. 송천리가 명성을 얻기 시작한 건 40여 년 전부터. 설악산에 둘러싸인 오지 마을로 마땅한 수입원이 없던 이 마을 아낙네들은 설악산에 신혼여행객이 많아지자 새벽 일찍부터 떡을 만들어 오색약수 등 관광지에 나가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쫄깃하고 감칠맛나는 송천리 떡은 금세 인기를 얻었고, 떡장사가 산나물 뜯기나 농사보다 수입이 많다는 걸 알게 된 마을 주민들은 그때부터 너도나도 떡 만들기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송천리는 전국에서 떡을 맛보기 위해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마을 입구 떡판매장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제일 안쪽에 한옥으로 지은 떡체험장이 보인다. 이곳에서는 직접 떡메를 쳐 떡을 만들어볼 수 있다. 방문 전 체험예약을 하면 하루 전날 쌀을 담가 불려두었다 체험객이 오기 직전 찜솥에 부어 고슬고슬하게 쪄낸다. 이렇게 준비된 찹쌀고두밥을 아이들과 함께 피나무 암반에 얹고 떡메로 쿵덕쿵 쿵덕쿵 장단 맞춰 쳐내면 떡 완성. 완성된 떡은 벌집을 끓여 얻은 가루와 들기름을 섞어 만든 기름을 발라 상하지 않도록 잘 마무리한 뒤 포장해준다. 체험료는 한 가족당 5만원이며, 만든 떡은 그 자리에서 맛본 뒤 모두 가져갈 수 있다. 문의 033-673-7020 http://song cheon.invil.org

찾아가는 길 양양읍내에서 홍천 방향으로 가다 44번 국도와 56번 국도가 갈라지는 논화삼거리에서 미천골자연휴양림 이정표 따라갈 것. 고개를 넘으면 오른쪽으로 송천떡마을 입구가 보인다.

강원도 양양

울창한 활엽수림과 아름다운 계곡이 어우러진 미천골자연휴양림.


신라 선종의 뿌리를 만나는 곳, 선림원지와 미천골자연휴양림
양양군 서면 서림리에 가면 원시림과 암반으로 이뤄진 미천골자연휴양림이 있다. 휴양림 방향으로 이어지는 산길에 들어서면서부터 펼쳐지는 울창한 활엽수림이 기분까지 상쾌하게 만들어주는데, 이곳에서 삼림욕을 즐기며 걷다 보면 숙소동 너머로 불바라기 약수가 나온다. 물맛이 무척 강해 뜨겁게 느껴질 정도라는 뜻에서 ‘불바라기’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칼슘과 철분을 함유해 위장병·신경통·피부병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이 약수터가 있는 미천골 중턱에 농기구를 생산하는 대장간이 많이 모여 있어 ‘불바닥을 형성했다’는 뜻으로 이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약수터에 가려면 휴양림 입구에서 약 4km쯤 더 걸어 들어가야 하므로 해가 뜨기 전인 이른 아침에 찾아가는 게 좋다. 문의 033-673-1806 www.foreston.go.kr www. huyang.go.kr
찾아가는 길 송천떡마을에서 홍천 방향으로 우회전 진입. 56번 국도를 따라가면 왼쪽으로 국립 미천골자연휴양림이 나온다.

알아두면 좋아요
강원도 양양
먹을 곳 양양군청 앞 감나무집(033-672-3905)은 황태국밥(6천원)을 비롯한 황태요리가 유명하다. 아침 일찍 문을 열기 때문에 아침식사도 할 수 있다. 동호리해수욕장에서 가까운 도원촌(033-672-8957)은 막국수(6천원)와 양양지방의 토속음식인 메밀홍합장칼국수(7천원)가 유명한데, 홍합과 고추장이 어우러진 얼큰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40년 넘게 손맛을 이어온 막국수집인 맛고을(033-673-1261)은 시원한 육수와 함께 나오는 메밀국수(6천원), 감자부침(6천원) 등이 유명하다.
강원도 양양
잠잘 곳 현북면 어성전 계곡과 법수치 계곡 근처에 펜션단지가 조성돼 있고, 동해안으로도 콘도와 연수원, 민박 등 숙박 장소가 많다. 법수치 계곡에 있는 펜션 흐르는강물처럼(033-673-0941 www.riverruns. net)과 동호리해수욕장의 을지인력개발원(033-670-8000 www.eulji.net), 오산리에 있는 대명리조트 쏠비치(1544-4888 www.solbeach.co.kr) 등이 좋다. 8월 성수기 숙박료는 4인 1실에 10만원부터 25만원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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