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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아이와 함께 보는 명화 ①

함께 어우러진 아름다운 세상을 담은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선 위에 서 있는 자화상’

2007. 08. 10

함께 어우러진 아름다운 세상을 담은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선 위에 서 있는 자화상’

프리다 칼로,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선 위에 서 있는 자화상, 1932, 금속판 위에 유채, 31×35cm, 마누엘 레예로 컬렉션


멕시코 출신인 프리다 칼로는 남편인 디에고 리베라와 함께 한동안 미국에서 살았습니다. 멕시코와 미국은 국경을 맞대고 있지요. 백인들이 주도하는 미국은 산업 강국으로 부를 일궈가고 있었고, 인디오 혼혈이 많은 멕시코는 사회적 혼란과 저개발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프리다는 세상은 미국과 멕시코처럼 서로 상반된 것들이 끊임없이 긴장하며 대립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둘 사이에 화해의 다리를 놓고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중요할 것입니다. 프리다는 자신의 그림에, 대립된 세계가 조화를 이루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곤 했습니다.
이 그림도 그런 그림의 하나입니다. 왼편은 자연의 힘에 의해 지배되는 고대의 멕시코입니다. 오른쪽은 기술과 자본이 압도하는 현대의 미국입니다. 그 경계 위에 프리다 칼로가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서 있습니다. 손에는 조국 멕시코의 국기가 들려 있군요.
자연의 위대한 법칙과 조화를 존중하고, 지혜롭게 문명과 산업을 발달시킬 방법은 없을까요? 프리다는 멕시코의 지혜와 미국의 문명이 서로를 이해하고 배우기를 바랐습니다. 세상엔 나라나 문명의 대립뿐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대립, 종교 혹은 이념 사이의 대립 등 수많은 대립이 존재합니다. 프리다는 그런 대립의 경계 위에 서서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진정으로 아름답고 감동적인 조화의 세계를 꿈꾸었습니다. 우리도 함께 꾸어야 할 아름다운 꿈입니다.

한 가지 더∼ 멕시코는 아스텍 문명이라는 고대 문명을 발달시켰습니다. 15세기에 융성했던 이 문명은 1520년 스페인 군대가 쳐들어오면서 멸망하게 됩니다. 멕시코 미술에서 유명한 것은 고대 인디오 미술과 더불어 20세기에 전개된 벽화미술입니다. 멕시코의 벽화미술은 프리다 칼로의 남편인 리베라와 시케이로스, 오로스코 세 사람이 이끌었는데, 프리다가 미국에서 살게 된 것도 남편이 미국인들의 벽화 제작 의뢰를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프리다 칼로(1907~54) 멕시코의 코요아칸에서 독일인과 멕시코인의 혼혈로 태어났습니다. 멕시코의 최고 명문인 국립예비학교에 입학해 의사가 되기를 꿈꿨으나 1925년 버스 사고가 난 후 화가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1938년 초현실주의 미술의 지도자 앙드레 부르통의 도움을 받아 개최한 뉴욕 전시에서 주목을 받았고, 1939년 남미 출신 화가로는 처음으로 루브르 박물관에 작품이 소장됩니다. 1954년 폐결핵에 걸려 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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